블랙홀된 우리금융, 대형 보험·증권 M&A 주목 [금융지주 비은행 경쟁력 분석] ①갈길 먼 이익기여도 확대…자산운용·부동산신탁 인수 영향 '미미'
안경주 기자공개 2019-07-05 08:2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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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은행을 둘러싼 금융권 '왕좌의 게임'이 벌어지고 있다. 금융지주회사들은 은행 쏠림 구조를 벗어나 증권, 보험, 카드 등 다양한 계열사를 키우며 그룹 시너지 창출에 사활을 걸었다. 은행만으로 치열해진 시장 경쟁을 감당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우량 비은행을 선점한 자가 패권을 잡는다. 왕좌를 둘러싼 금융지주사들의 비은행 성장전략과 장단점, 히스토리를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19년 07월 01일 10: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초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우리금융그룹은 비은행 계열사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인수·합병(M&A)을 통해 빠른 시일 안에 비은행부문 비중을 민영화 이전 수준으로 회복시키겠다는 리빌딩 전략도 세웠다.우리금융은 지난 4월 동양·ABL글로벌자산운용을 인수한데 이어 최근 부동산신탁회사인 국제자산신탁을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비은행부문 경쟁력 강화의 핵심인 증권·보험사 등의 대형 M&A가 언제 이뤄질지가 관건이다.
우리금융 비은행부문의 낮은 이익기여도를 봐도 대형 M&A가 절실하다. 우리금융 비은행부문 순익 비중은 올해 3월말 기준 5.1%에 불과하다. 이는 비교적 은행 의존도가 높은 하나금융지주(13.7%)와 아직 지주사 체제를 갖추지 못한 기업은행(14%) 보다 낮은 수준이다. 은행이 지주 전체를 책임진다고 봐도 무방하다.
◇비은행부문 이익기여도, 2013년 24.0%→2019년 5.1%
우리금융은 민영화 과정에서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 우리파이낸셜(현 KB캐피탈), 우리아비바생명보험(현 DGB생명), 우리F&I(현 대산F&I) 등이 주요 비은행 계열사를 매각했다. 우리카드, 우리종합금융 등 일부 비은행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었지만 우리은행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에 변화를 주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우리금융이 다시 비은행부문 확대에 나선 것은 올해 초 지주자 체제로 전환한 직후다. 동양·ABL글로벌자산운용을 인수했고, 국제자산신탁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SPA)도 체결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우리금융은 올해 말 △우리카드 △우리종합금융 △우리FIS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우리신용정보 △우리펀드서비스 △우리PE자산운용 △자산운용사(동양·ABL글로벌자산운용) △부동산신탁사(국제자산신탁) 등 8개 비은행부문 계열사를 직접 보유하게 된다.
여기에 우리금융이 우선매수권을 보유하고 있는 아주캐피탈과 아주저축은행 인수를 연내 마무리하면 비은행부문 계열사 수는 11개로 늘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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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민영화 전 우리금융그룹의 비은행 계열사 수와 비슷하다. 민영화 직전인 2014년 우리금융그룹의 비은행부문 계열사는 △우리투자증권 △우리파이낸셜 △우리카드 △우리아비바생명 △우리금융저축은행 △우리종합금융 △우리F&I △우리자산운용 △우리FIS △우리PE △우리금융경영연구소 등 11개였다.
금융지주 관계자는 "우리금융이 지주사 전환 후 빠르게 비은행 계열사를 늘리고 있다"며 "자금이 많이 투입되는 M&A는 아니지만 시장의 예상보다 빠른 속도"라고 전했다.
우리금융의 비은행부문 확대는 당연한 수순이다. 국내 은행 간 경쟁이 심화되면서 리딩금융그룹으로 성장하기 위해선 비은행부문 경쟁력 강화에 나설 수밖에 없는 탓이다. 실제로 우리금융은 2014년 11월 지주사 체제가 해체된 후 4년간 우리은행 체제를 유지하면서 실적이 하나금융을 앞선 적이 없다. 개별기준 은행 실적을 기준으로 우리은행이 잠시 하나은행을 추월하기도 했지만 연간으로는 뒤쳐졌다.
계열사 수에서 비슷한 수준을 보였지만 아직 갈 길은 멀다. 이익기여도 측면에서 아직 민영화 이전 수준과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2013년말 기준 우리금융의 비은행부문 순익 비중은 24.0%에 달했다. 하지만 우리금융의 올해 1분기 비은행부문 순익 비중은 5.1%에 불과하다.
물론 우리금융의 올해 1분기 실적에 동양·ABL글로벌자산운용, 국제자산신탁 등 인수하거나 인수 예정인 금융사의 실적이 반영되지 않았다. 올해 3월말 국제자산신탁의 순이익은 310억원이다. 같은 기간 동양자산운용 29억원, 아주캐피탈은 21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들 금융사의 실적을 반영해도 우리금융 비은행부문 순익 비중은 10%대 초반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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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량 증권·보험사 등 대형 M&A 시급
우리금융이 비은행부분 이익기여도를 높이기 위해선 비은행 계열사의 경쟁력 강화와 함께 증권·보험사 등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대형 M&A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우리금융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비금융 계열사는 우리카드다. 그러나 우리카드의 경쟁력을 살펴보면, 리딩금융그룹 경쟁에 기여할 수준이 아니다.
올해 1분기 지배주주순이익 기준으로 우리카드의 순익 비중은 4.2%에 불과했다. 업권 내 경쟁력도 8개 카드사 중에서 순이익으로 5위, 자기자본으로 6위, 자산으로 7위로 집계돼 하위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우선매수권을 보유해 인수가 유력한 아주캐피탈도 마찬가지다. 아주캐피탈은 업계에서 순이익으로 9위, 자산·자기자본으로 10위에 머물고 있다.
비은행부문에서 국내 톱티어 수준의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는 신한·KB금융그룹과 대조된다. 신한금융은 카드와 생명보험부문에서, KB금융은 금융투자와 손해보험부문에서 업권 내 상위권 경쟁력을 보유한 계열사를 두고 있다. 이들 계열사들은 그룹 내 순익 비중 8~15%를 유지, 이익기여도 역시 높다.
우리금융이 타 금융지주와 같이 비은행부문 순익 비중을 높이고 경쟁력을 확대하기 위해선 톱티어 수준의 금융사를 인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우량한 증권사 및 보험사 등 대형 M&A의 성사에 따라 리딩금융그룹 경쟁에 뛰어들 수 있을지 여부도 결정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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