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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SM 지분 확대…KB 행동주의 우군될까 1.06%p 늘린 9.24% '기관 중 최대'…주주서한 이후 매수 '주목'

이효범 기자공개 2019-07-08 08:25:29

이 기사는 2019년 07월 03일 13: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자산운용이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를 대상으로 주주활동에 나선 가운데 국민연금이 지난달 에스엠 지분율을 늘리면서 주목받고 있다. KB자산운용을 비롯해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등이 주요 주주로 등재된 가운데 지분율이 가장 높은 국민연금도 주주활동에 나설지가 관심이다. 국민연금의 SM 지분 매입 시기가 KB자산운용의 행동주의와 맞물리면서 이같은 추측을 만들어 내고 있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지난달 7일 기준 에스엠 지분율 9.24%를 보유 중이라고 공시했다. 앞서 3월 27일 기준 지분율인 8.18%에 비해 1.06%포인트 확대됐다. 주식 수로는 27만3859주 늘어난 216만137주에 해당한다.

눈에 띄는 부분은 공시상 국민연금의 지분율 변동시점이 지난달 7일이라는 점이다. KB자산운용이 에스엠에게 보낸 주주서한을 공개한 건 같은달 5일이었다. 당시 '에스엠, 본연의 가치로 돌아가는 길' 이라는 주주서한을 통해 이수만 회장의 개인회사로 알려진 라이크기획을 합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배당성향을 30%와 본업과 무관한 적자사업을 정리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국민연금이 지분을 매입한 6월 7일 에스엠 주가(종가기준)는 4만7800원으로 KB자산운용이 주주서한을 보낸다는 소식이 알려지기 전보다 1만원 가량 오른 상태였다. 이를 고려할 때 국민연금이 KB자산운용의 주주활동을 통해 에스엠 주가가 추가적인 상승할 수 있다는 판단을 내렸을 수 있다는 해석도 제기된다.

국민연금이 에스엠 지분을 추가로 취득하면서 이 회장과 기관투자가들의 지분율 격차는 더욱 벌어졌다. 가장 최근 공시를 기준으로 주요 기관투자가들의 지분율을 살펴보면 국민연금 9.24%, KB자산운용 7.59%,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5.18%, 미래에셋자산운용 5.01%로 나타났다. 합산 지분율은 27.02%이다. 지난 3월말 기준 이 회장을 비롯한 특수관계인들의 지분율인 19.49%를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지분율 격차는 7.53%포인트로 추산된다.

최근 들어 에스엠 주가가 하락세를 보이는 가운데 국민연금의 지분율 확대가 에스엠을 대상으로 한 KB자산운용의 주주활동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된다. 에스엠 주가는 지난달 10일 4만7950원을 찍은 이후 내리막을 걷고 있다. 지난 2일 4만500원까지 하락했고, 3만원대로 내려앉을 조짐이다. 현 주가는 KB자산운용이 주주서한을 보낸 시점보다 하락한 상태다.

특히 에스엠이 KB자산운용의 요구안에 대해 검토할 시간이 필요하다며 답변을 이달말로 미룬 상태다. 이 사이 주가는 상승동력을 잃으면서 우하향 곡선을 그렸다. 업계는 KB자산운용이 행동주의 전략을 테마로 삼아 단기차익을 노리는 투자자들이 에스엠 주식을 매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에스엠이 KB운용의 요구를 모두 받아들이기 보다 절충안을 내놓을 것이라는 관측도 이같은 주가 추이에 힘을 실은 것으로 보인다. KB자산운용의 요구안에 따라 에스엠이 라이크기획을 없애기보다 인세를 인하하고, 배당성향 상향과 자사주를 매입하는 수준의 절충안을 제시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이 경우 에스엠과 라이크기획과의 불투명한 거래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에스엠의 기업가치 개선은 제한적인 수준에 그칠 수 있다.

하지만 KB자산운용의 대응에 따라 또한번 주가 방향성이 바뀔 가능성도 있다. 주주서한을 통해 에스엠과 라이크기획과의 거래를 완전히 없애야 한다고 주장한 만큼 절충안을 받아들이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또 KB자산운용 뿐만 아니라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등도 이같은 제안에 동조하는 분위기라 에스엠과 기관투자가들이 대치하는 구도가 형성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KB자산운용은 더욱이 주주서한을 통해 에스엠의 사외이사 추천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주요 기관투자가들이 이 회장과 특수관계인들보다 지분율이 높기 때문에 내년 정기주주총회까지 염두에 두고 제시안을 관철시키는데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이 과정에서 기관투자가 중에서 지분율이 가장 높은 국민연금의 영향력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KCGI와 한진칼 사이에 델타항공이 등장하면서 한진그룹 쪽에 유리한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는 시각이 많다"며 "이같은 분위기 아래 투자자들이 KB자산운용과 에스엠의 상황도 예의주시하기보다 매도로 전환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KB자산운용을 비롯한 기관투자가들이 이수만 회장보다 많은 지분을 갖고 있는 상황에서 뚜렷한 스탠스를 드러내지 않고 있는 국민연금의 행보가 점차 중요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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