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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 해외수주 점검]규모·건수 부진…현대건설·GS건설·현대ENG 순상반기 120억달러, 2018년의 68% 수준…내부심사 강화, 중동 발주 감소 영향

신민규 기자공개 2019-07-09 14:40:22

[편집자주]

국내 건설사의 해외시장 개척은 주택경기가 부진한 상황에서 일종의 탈출구로 여겨진다. 국내일감이 줄어들수록 해외시장에서 먹거리를 확보하는 것 외에는 이렇다할 대안이 없어서다. 그러나 필요성 인식에도 해외수주 기근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는 실정이다. 과거 저가수주에 따른 대규모 부실사태를 겪은 후 내부 수주심사 수위를 최고치로 높인 데다가 저유가 탓에 글로벌 석유화학 업체의 발주 자체가 줄어든 영향이 크다. 국내 건설사의 해외수주 현황과 향후 전망을 진단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07월 04일 16: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건설사들은 올해 상반기 해외수주 실적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10대 건설사 가운데 현대건설과 GS건설을 제외하면 대부분 지난해에 못 미치는 실적을 냈다.

수주 텃밭이었던 중동지역에서 발주가 줄어든 영향도 있었지만 건설사 스스로 자체 수주심사를 강화한 면도 작용했다. 예전처럼 저가수주 경쟁에 휘말리지 않는다는 점에선 긍정적이다. 하지만 기대할만한 대형 입찰 건도 덩달아 찾기 힘들어진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일부 건설사의 경우 계열사로부터 발주된 물량이 상당수인 점도 기대감을 떨어뜨리고 있다.

◇주력 석유화학 빠진 승부, 올해 300억달러 턱걸이 수준

해외건설협회 해외건설종합서비스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월1일~6월30일) 건설사들의 해외 수주실적은 119억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175억달러) 대비 68% 줄어들었다. 수주건수 역시 318건으로 지난해 325건 대비 적었다.

상반기 현대건설의 굵직한 딜이 계약기준상 미반영된 점을 감안하면 144억달러 수준을 기록한 셈이다. 앞서 현대건설은 이라크 바스라유전 해수처리 플랜트 프로젝트를 24억5000만달러에 수주했다. 이를 반영해도 지난해 대비 80% 수준에 불과한 형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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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수주 실적은 2010년 716억달러를 기록한 이후 줄곧 지지부진했다. 지난 2015년 461억달러로 내려앉은 이후부터는 한번도 400억달러를 넘지 못했다. 2016년 282억달러를 기록한 이후 3년간 소폭 상승세를 이어갔지만 지난해 321억달러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실적 부진의 공통된 배경으로는 저유가 상황이 꼽힌다.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였던 석유화학 플랜트 부문에서 발주량이 감소한 영향이 컸다. 공종별로 화학공장, 정유공장, 원유시설은 지난해 부진에 이어 올해도 반토막 이상 줄었다.

김종국 해외건설협회 대외협력실장은 "상반기 해외실적이 부진했으나 하반기에는 지난해 수준을 회복할 전망"이라며 "전통적으로 강했던 석유화학을 빼고 승부하다보니 실적이 다소 부진했는데 현대건설의 이라크 바스라유전 해수플랜트 프로젝트나 현대엔지니어링의 폴란드 수주 건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의미있는 수주 건이었다"고 설명했다.

◇10대 건설사, 대부분 실적 하회…포스코·SK건설 '침묵'

10대 건설사들은 주력인 석유화학 플랜트 부문의 부진을 해외현장에서 자체 경쟁력으로 풀어야만 했다. 일부 건설사는 수주 낭보를 전했지만 대부분 지난해 대비 저조한 실적을 낼 수밖에 없었다.

현대건설은 25억달러를 수주해 업계에서 가장 압도적인 성과를 냈다. 이라크 바스라유전의 딜을 감안하면 수치는 두배로 늘어나게 된다. 지난 2014년 당시 111억달러를 수주한 이래 가장 큰 금액이다. 이라크 현장에서 오랜 기간 쌓은 네트워크가 강점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GS건설은 17억달러 수주 실적을 쌓아 건설사 중에서는 현대건설에 이어 가장 많이 수주했다. 수주규모는 지난해 대비 3배 가까이 늘었다. 총 11건 가운데 신규수주가 8건을 차지했지만 기존 수주건에서 규모가 늘어난 부분이 많았다. 특히 LG디스플레이의 중국 현지공사 수주금액이 절반을 차지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13억달러 수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5억달러로 소폭 하회했다. 하지만 폴란드에서 10억유로에 달하는 석유화학플랜트를 수주해 유럽연합(EU) 건설 플랜트 시장 진출에 성공했다.

포스코건설의 경우 10대 건설사 중에서도 다소 부진했다. 상반기 2억달러 수준으로 지난해의 40%에도 못 미쳤다. 수주건수는 4건으로 지난해와 동일했지만 수주규모가 줄었다. 올해 수주실적 가운데 가장 큰 건은 멕시코 열병합발전소 EPC프로젝트(9700만달러)로 1억달러를 넘지 못했다.

SK건설은 상반기 신규수주가 한건에 불과했다. 총 수주실적은 3900만달러 수준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7억달러에 크게 못 미쳤다. 대형 건설사 중에서는 가장 저조한 축에 속했다.

SK건설의 경우 상반기 막판에 딜이 몰려 통계에 잡히지 않은 영향도 있었다. 해외통으로 속하는 안재현 사장이 자리를 맡은 후 개발형 사업에서 속도를 내고 있다. 영국 실버타운 터널 사업의 경우 지난달 우선협상자 지위 상태로 10억파운드의 공사비가 예상된다. 아직 협회 기준으로는 반영이 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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