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강한기업/탑엔지니어링]디스플레이 넘어 종합 장비회사로 진화①日견제 뚫고 시장 점유율 1위…히타치와 특허 소송도 승소
윤필호 기자공개 2019-07-11 08:23:23
[편집자주]
수많은 국내 강소기업, 그 중에서 '더' 강한기업은 어떤 기업일까. 더 강한기업으로 성장한 기업의 성장 스토리, 재무구조, 지배구조를 분석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성공'을 꿈꾸는 수 많은 중소·중견기업에 귀감이 될 만한 정보를 제공하자는 취지다. '더 강한기업'이 거쳐야 할 관문과 그들의 극복 노하우도 함께 들어봤다.
이 기사는 2019년 07월 09일 08: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디스플레이 장비업체 탑엔지니어링은 1993년 직원 6명으로 출발했다. 26년이 지난 지금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손꼽힌다. 대표 제품인 액정표시장치 디스펜서(LCD Dispenser) 장비의 경우 2008년부터 세계시장 점유율 1위에 올랐으며, 현재 GCS와 함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지금의 성공에는 많은 시련이 함께했다. 무엇보다 한참 성장기에 시장을 선점하고 있던 일본 기업들의 집요한 견제로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 지리한 소송전을 이어가는 와중에도 꾸준히 기술 개발에 나섰다. 이를 통해 디스플레이 부문뿐만 아니라 2차전지, 자동차, 모바일 등에서도 사업을 확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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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엔지니어링은 2002년 LCD 핵심부품인 디스펜서 자체 개발에 성공하면서 그동안 해외 제품 의존에서 벗어나 국산화를 이뤘다. 기세를 몰아 해외 진출도 타진했다. 일본 히타치가 적하공정 장비 생산을 독점하던 세계 시장에 탑엔지니어링이 불쑥 고개를 내밀었다. 그러자 선두주자인 일본 기업들의 방해 공작이 시작됐다. 당시 일본 전자회사인 히타치는 탑엔지니어링이 자신들의 특허기술을 베꼈다고 주장했다.
탑엔지니어링은 앞서 2000년대 초반 연구개발(R&D) 과정에서 경쟁사와 특허 문제로 시달렸던 전력이 있었다. 당시 소극적으로 나섰다가 고전했던 경험이 약이 됐다. 2005년 특허 전담팀을 신설해 적극적 대응으로 방침을 바꿨다. 철저하게 준비한 이후 3년 뒤인 2008년 히타치와 소송전을 시작했고 2009년 승소를 이끌어냈고 이듬해인 2010년 히타치 항소에서도 승리했다.
2000년대 후반까지 탑엔지니어링의 주요 제품은 LCD CELL 전공정 장비였다. 당시 LCD가 브라운관을 전면 대체하는 과정에서 성장 사이클에 올라탔다. 2003년에는 기업공개(IPO)를 추진해 코스닥 시장에 성공적으로 상장했다. 갈수록 치열해지는 글로벌 기업들과의 가격 경쟁에 대비해 새로운 장비기술 개발, 공정장비 개발도 진행했다. 디스펜서 세계 점유율이 60%까지 올랐지만, 이에 그치지 않고 2009년 하반기부터 시장규모가 2배 이상 큰 GCS와 어레이 테스터(Array Tester) 장비를 라인업에 추가하며 포트폴리오를 넓혔다.
2010년대 들어서는 디스플레이 제품의 대형화, 고급화 추세에 발맞춰 기술집약적 전략을 위해 R&D 비중을 강화했다. 그러면서 새롭게 떠오른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시장에도 대비했다. 회사는 2010년 하반기 기존 LCD 장비였던 글래스 커팅시스템(GCS)을 개발해 OLED용 커팅 장비로 대규모 수주를 받으면서 사업을 본격화했다.
현재 LCD 부문의 제품으로는 디스펜서, GCS, Array Tester 및 세정기 등이 있다. OLED의 경우 공정 장비인 댐앤필(Dam&Fill)과 다이렉트 본딩(Direct Bonding), OLED용 어레이 테스터 등의 매출이 확대 중이다.
탑엔지니어링은 기존의 디스플레이에 국한되지 않고 꾸준히 신규 사업 추진을 통해 종합 장비회사로 거듭나고 있다. 특히 최근 진출한 카메라 모듈 부문에서 높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2004년부터 신규 진입한 스마트폰과 차량용 카메라 모듈 테스터(CMT)은 회사의 주력 제품으로 올라섰으며,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60%에 육박한다.
한편 탑엔지니어링은 2009년 인수한 파워로직스를 통해 2차전지 산업에도 발을 넓혔다. 파워로직스는 국내 최대 2차전지용 보호회로 전문업체다. 2차전지용 보호회로는 리튬이온(Li-ion) 전지의 과충전, 과방전 등을 차단 제어해 전지의 안정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전자회로 부품을 말한다. 이밖에 저탄소 녹색산업에 힘입어 최근 배터리관리시스템(BMS) 등의 신성장 동력 사업에서 매출 성장의 기대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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