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를 움직이는 사람들]구조본 계보 잇는 금춘수, 대외활동·멘토 역할③김연배 후임 발탁…중국서 김동관 전무 경영수업 맡기도
최은진 기자공개 2019-07-12 14:45:48
[편집자주]
한화그룹은 '위기에 강한 기업'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김승연 회장이 총수에 오른지 40년이 지난 현재 모태인 방산업을 넘어 화학·태양광·금융·호텔 등을 아우르는 재계 7위권 입지를 다지고 있다. 총수 부재의 상황에서도 굵직한 인수합병(M&A)을 성공시키며 몸집을 키운 결과다. 김승연 회장의 강력한 오너십 하에 움직이던 경영스타일은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 가능한 자율경영 방식으로 서서히 바뀌고 있다. 더벨은 한화그룹을 움직이고 있는 주역들을 조명해 봤다.
이 기사는 2019년 07월 10일 07: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춘수 ㈜한화 지원부문 대표이사 부회장은 한화그룹의 가장 시니어급 전문경영인으로 꼽힌다. 구조조정본부 출신 부회장 계보를 이은 그는 그룹에 몸 담은 시간만 40여년이다. 김승연 회장과 가장 오랜시간 근무하며 신뢰관계를 맺은 것은 물론 차기 후계자로 꼽히는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와도 멘토로서의 연(緣)을 맺었다.그는 현재 지원부문 대표이사로 재직하고 있지만 실무적인 업무에선 다소 비켜나 있는 상태다. 지원부문은 그룹의 계열사 및 자회사 관리, 사업포트폴리오 개편 등을 담당하고 있지만 금 부회장은 대외활동에 더 집중하고 있다. 그룹 구석구석을 경험한 경륜과 노하우를 활용해 일종의 고문이나 멘토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서울대 경제학과·구조본 출신 '출세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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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경영인으로선 최고 직급인 부회장을 지낸 역대 인물들도 구조조정본부 출신 인력이 많았다. 1990년대에는 구조조정본부의 전신인 비서실에서 근무하던 오재덕·박원배·노경섭 전 부회장이, 2000년대 들어서는 김연배·최상순·허원준 전 부회장이 구조조정본부에서 발탁됐다.
현재 구조조정본부 출신 부회장의 계보를 이은 인물은 금춘수 ㈜한화 지원부문 대표이사 부회장이다. 그는 1953년생으로 계성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1978년 25세에 골든벨상사(현 ㈜한화 무역부문)로 입사해 2년만에 로스앤젤레스지사 주재원으로 뽑혔다. 이후 한화그룹 본부 경영지원팀 담당으로 귀국해, 불과 34세에 ㈜한화 수입개발 사업팀 팀장 자리에 올랐다.
금 부회장은 IMF 구조조정이 닥치기 전인 1990년대까지는 유럽법인 대표 등 주로 해외 및 현장 경험을 쌓다가 2000년대 들어서부터는 본격적으로 그룹 일을 맡기 시작했다. 금 부회장의 승진가도는 그의 업무능력이 배경이 됐지만, 인적 네트워크도 밑바탕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그룹의 역대 전문경영인 가운데 서울대 경제학과 출신이 많았기 때문에 금 부회장도 학연을 통해 인맥을 쌓을 수 있었다는 얘기다.
특히 금 부회장은 일찌감치 김연배 전 부회장의 후임으로 낙점되며 성장했다는 평가도 있었다. 김 전 부회장이 구조조정본부장을 떠나 한화투자증권 부회장으로 이동한 지난 2003년 금 부회장이 후임으로 그의 자리를 채웠다. 금 부회장은 김 전 부회장과 함께 2007년과 2013년 총수부재 상황에서 김 회장과 소통을 이어나가며 그룹을 이끌기도 했다.
금 부회장은 김 회장 뿐 아니라 승계 후보자인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와도 연이 깊다. 김 전무가 중국 한화솔라원에서 태양광 사업을 시작할 2012년 금 부회장은 한화차이나 사장으로 재직하며 사실상 멘토 역할을 했다. 후계자로서 김 전무가 입지를 다질 수 있도록 태양광 사업 지원과 함께 경영수업을 담당했던 것으로 보인다.
◇첫 대표이사 올라…대외활동 주력
금 부회장은 지난해까지 그룹의 컨트롤 타워 조직이던 경영기획실장을 맡다가 올해 초 ㈜한화 지원부문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겼다. 입사 이래 처음으로 계열사 대표이사직을 수행하게 됐다. 계열사 자율경영 체제를 강화하기 위해 컨트롤 타워 조직을 해체하는 과정에서 금 부회장도 자리를 이동했다.
금 부회장이 맡은 지원부문에는 별도의 부서나 팀이 없고, 인력 절반이 계열사 요직에 있던 임원으로 채워졌다. 주요 업무는 계열사 및 자회사 관리와 지원이다. M&A 등 사업 포트폴리오 검토와 신사업 투자 등도 맡는다.
이 과정에서 그룹 지배구조 개편과 승계 작업도 함께 추진될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계열사 자율경영 체제가 확립된 데 따라 지원부문의 역할은 단순 대안 제시에 그친다.
금 부회장은 지원부문의 대표이사로서 상당한 권한을 가질 것으로 관측됐지만 실제로는 실무에서 다소 멀어진 상태다. 대부분의 업무와 권한이 계열사 및 자회사별로 분권화 된 데 따라 금 부회장의 역할도 시니어급 전문경영인으로서 고문이나 멘토 정도 역할을 하는데 그친다. 총수 부재의 상황에서 김 회장을 대신해 대외활동을 하는 것도 그의 몫이다.
재계 관계자는 "금춘수 부회장은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한화의 지원부문 대표이사로 있지만 실무적인 부분은 이미 분권화 된 상태이기 때문에 멘토 및 고문 역할 정도만 하고 있다"며 "현 경영진 가운데 가장 시니어로서 대외활동 등에 더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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