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G 이사진에 코리아오토글라스 임원 포함 왜? [지배구조 분석]계열 분리 가정, 김내환 상무 사내이사 내정에 합병 가능성 제기
박기수 기자공개 2019-07-17 08:31:22
이 기사는 2019년 07월 16일 13시3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CC의 인적 분할 예정 법인인 KCG(가칭)의 사내이사진에 KCC 임원이 아닌 코리아오토글라스 출신의 임원(김내환 상무)이 내정되면서 그 배경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KCG는 KCC의 유리·홈씨씨인테리어·상재 사업 부문이 떨어져 나올 예정인 신설 법인이고 코리아오토글라스는 KCC가 지분 19.9%를 보유한 관계 회사다.◇관계사 임원이 신설 법인 사내이사로…합병 포석?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KCC의 인적 분할 계약서(계획서)에 따르면, KCG의 사내이사로 김내환 코리아오토글라스 상무와 김성천 KCC 상무가 내정됐다. 사외이사진은 권순원 전 진경영컨설팅 대표, 김한수 전 동서기공 부회장, 이승하 수원대학교 경상대학 겸임교수가 구성한다.
김성천 상무는 KCC 출신이다. 삼육대학교를 졸업하고 2010년 초부터 KCC 임원진에 합류한 김성천 상무는 상품특판과 상품판매 담당 임원을 거쳐 현재 인테리어 마케팅 담당 상무로 있다. 신설 법인으로 탄생하는 KCG의 사업 부문 중 홈씨씨인테리어와 상재 사업 부문을 담당할 등기이사진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김내환 상무 역시 KCC 출신이긴 하나 코리아오토글라스에 장기간 몸을 담아왔다. 동국대 회계학과를 졸업한 김내환 상무는 2007년 초 KCC의 임원이 됐다. 회계 담당 임원으로만 있던 김내환 상무는 2013년부터 'KAC 관리'라는 업무를 맡았다. 코리아오토글라스와의 접점이 생기는 순간이다. KAC는 코리아오토글라스의 영어 줄임말이다. 당시 김내환 상무는 KCC 내 임원진 중 코리아오토글라스의 업무를 챙기는 유일한 임원이었다.
1년 뒤 김내환 상무는 아예 적(籍)을 코리아오토글라스로 바꿨다. 현재 김내환 상무는 정상영 KCC 명예회장과 정몽익 KCC 사장(코리아오토글라스 회장), 우종철 대표이사, 주원식 부회장을 제외한 임원진 중에서 가장 직급이 높은 임원이다. 내년 1월부터는 신설 법인 KCG의 등기이사진에 이름을 올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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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오토글라스는 KCC 유리 사업 부문에서 유리를 매입해 자동차용 유리로 가공한 뒤 국내 완성차 업체에 납품하는 업체다. KCC의 유리 사업 부문과 유리 관련 사업을 하고 있다는 것 외에는 교집합이 거의 없는 셈이다.
이에 KCG의 사내이사진으로 KCC의 유리 사업 담당 임원 대신 김내환 상무가 내정된 것에 업계는 향후 KCG와 코리아오토글라스와의 합병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제기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코리아오토글라스 소속 임원을 KCG에 내정함으로써 코리아오토글라스와 KCG의 기업 문화나 경영 시스템 등을 일치시키려는 사전 작업으로 보인다"면서 "KCC의 유리 사업 부문을 그대로 빼 온 법인이 KCG인데, KCC 임원 대신 코리아오토글라스 소속 임원이 사내이사로 선출됐다는 점은 두 회사(KCG-코리아오토글라스)가 향후 긴밀한 관계가 될 것이라는 의미"라고 말했다.
여기에 KCC가 이번 인적 분할안에 보유하고 있는 코리아오토글라스의 지분 전량을 KCG로 넘긴다는 내용을 포함하면서 두 회사 간 합병 시나리오가 더 현실성이 생겼다. 분할 계획서에 따르면 KCC는 코리아오토글라스 발행주식을 신설회사인 KCG로 귀속할 계획이다.
◇정몽익-KCG 지배력 확보가 먼저
모든 업계의 예측은 이번 인적 분할이 정몽익 KCC 사장의 계열 분리를 위해 이뤄진 것이라는 가정에 기반한다.
실제 KCC 그룹 오너 일가는 'KCC-정몽진 회장, 코리아오토글라스-정몽익 사장, KCC건설-정몽열 사장' 구도의 형제 경영 체제로 이뤄져 왔다. 이에 이전부터 업계에서는 향후 불특정 시점에 각 형제가 확실한 경영권 분리를 이뤄낼 것이라고 꾸준히 예측해 왔다. 다만 정몽익 사장의 코리아오토글라스가 동생 정몽열 사장의 KCC건설보다도 규모가 작다는 점 등이 계열 분리를 하기에 애매한 요소였다.
다만 이번 인적 분할안에 KCC의 세 가지 사업 부문이 분할 대상에 포함되고, 코리아오토글라스의 지분 전량마저 KCG로 넘긴다는 계획이 밝혀지면서 정몽익 사장의 계열 분리가 현실화할 것이라는 목소리가 힘을 얻게 됐다. 분할 후 정몽익 사장이 보유한 KCC 지분 8.8%와 정몽진 회장이 보유할 KCG 지분 18.32% 등을 스와프(swap)하면 정몽익 사장은 KCG와 코리아오토글라스의 지배력을 확고히 다질 수 있다.
여기에 KCG와 코리아오토글라스가 합병하면 정몽익 사장의 KCG 보유 지분율이 더 높아지는 효과가 있다. 계열 분리를 위한 지분율 확보가 더욱 용이해지는 셈이다. 혹은 정몽익 사장이 보유한 코리아오토글라스 지분을 KCG가 매입해 '정몽익→KCG→코리아오토글라스'의 지배구조가 확립될 가능성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KCG와 코리아오토글라스와의 합병은 실제 일어난다면 정몽익 사장의 KCG 지분율 확보와 KCG의 재상장 이후에 벌어질 일로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면서 "KCG가 정몽익 사장이 보유한 코리아오토글라스의 지분을 사들이는 방법은 KCG의 현금 유출이라는 '비용'이 들지만, 합병은 특별한 비용이 들지 않으면서 정몽익 사장이 신설 법인의 지배력을 갖출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정몽익 사장이 보유한 코리아오토글라스 주식 500만 주의 가치는 845억원(15일 종가 기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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