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쿨포스쿨, 제2의 카버코리아·스타일난다 될까 희망 멀티플 40배 넘어…외국계 SI 세일즈 타깃
박시은 기자공개 2019-07-18 07:54:06
이 기사는 2019년 07월 17일 15: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화장품업체 '투쿨포스쿨'의 경영권 지분이 매물로 나왔다. 매도자의 희망가격이 3000억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져 카버코리아와 스타일난다에 이어 또 한 번 M&A시장에서 국내 화장품회사가 잭팟을 터뜨릴지 주목된다.기본적으로 이번 딜은 경영권이 포함된 지분 전량 매각을 목표로 진행된다. 투쿨포스쿨 지분 구조는 심진호 대표가 지분 75.76%를 보유한 최대주주, 조신혜 대표가 지분 18.18%를 들고있는 2대주주다. 잔여지분은 모두 심 대표의 특수관계자가 보유하고 있다. 경우에 따라 공동대표 두 사람이 일부 지분을 남겨둘 가능성도 있다. 매도자 희망가 3000억원은 지분 100%에 대한 가격으로 책정된 값이다.
매도자 측은 흔히 M&A 시장에서 기업의 밸류에이션 책정 기준이되는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이 아닌 주가매출비율(PSR) 멀티플을 활용한 것으로 알려진다. 투쿨포스쿨의 지난해 연매출은 678억원. 매도자는 4~5배가량의 PSR 멀티플을 원한다는 얘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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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는 다소 낮은 투쿨포스쿨의 EBITDA(에비타)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사업보고서가 나온 2015년 이후 3년 동안 계속해서 실적 개선을 이뤄왔던 투쿨포스쿨은 가장 실적이 좋았던 작년말 에비타가 63억원에 불과하다. 비경상손익요소를 제거한 조정EBITDA는 이보다 높긴 하겠지만 이를 바탕으로 하더라도 전체 지분가치 3000억원을 도출해내기엔 무리가 있다. 작년 순차입금 118억원을 포함, 매도인의 희망 지분가치(Equity Value) 3000억원을 더한 전체 기업가치(Enterprise Value)는 3118억원. 여기에 에비타 63억원을 적용한 멀티플은 49배에 달한다.
이같은 눈높이엔 직전 동종업계 M&A 딜인 카버코리아 매각과 스타일난다 매각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게 업계 중론이다. 카버코리아는 AHC브랜드로 성공한 토종 화장품 업체였다. 미국계 사모펀드 베인캐피탈은 2015년 4300억원을 들여 기존 이상록 대표가 갖고 있던 카버코리아 경영권 지분을 인수한 뒤 이듬해 영국 화장품기업 유니레버에 3조원을 받고 매각했다. 이 딜은 역대 사모펀드(PEF)가 주도한 거래 중 가장 높은 수익률을 올린 거래 중 하나로 꼽힌다.
지분 매각과 자본재조정 등으로 베인캐피탈이 카버코리아 투자를 통해 벌어들인 시세차익은 1조9000억원 정도다. 투자원금 대비 7배에 달하는 성공적인 엑시트였다. 거래 직전해인 2016년 카버코리아의 에비타는 1800억원 수준. 최종 거래가는 이보다 다소 높게 책정된 조정EBITDA 기준으로 약 15배의 멀티플이 적용됐었다.
이후 시장을 놀라게 한 딜이 바로 스타일난다 거래였다. 의류사업으로 시작한 스타일난다는 자체 개발한 화장품 브랜드 쓰리컨셉아이즈(3CE)로 원매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실제로 스타일난다의 전체 매출 중 화장품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80% 가까이 됐다.
경쟁입찰을 거쳐 프랑스 화장품기업 로레알이 최종 인수자로 낙점됐고, 로레알은 언아웃 지급금(Earn out Payment) 옵션을 포함해 총 6000억원에 스타일난다 지분 전량을 사들였다. 이 딜의 거래가 역시 EBITDA를 기반으로 책정됐는데, 거래 직전 해인 2017년 스타일난다의 EBITDA는 300억원이었다. 다만 스타일난다의 경우 매도자 측이 원매자들에게 제시한 조정EBITDA는 이보다 훨씬 높은 450~500억원가량으로 전해진다. 조정EBITDA를 바탕으로 최종 적용된 멀티플은 13배 수준이었던 셈이다.
보통 M&A 거래에서 적용되는 EV/EBITDA 멀티플이 10배 안팎인 점을 감안하면 카버코리아와 스타일난다 모두 인수자가 실제 가치보다 높은 가격에 인수했다고 할 수 있다. 이처럼 국내 토종 화장품 브랜드들이 최근 몇년 간 해외 기업에 비싼 값을 받고 팔리면서 동종업계에서 기대하는 평균 밸류에이션이 높아진 측면이 있다. 투쿨포스쿨 역시 투자성과를 기대하는 PE 운용사 보다는 높은 가격이라도 성장성에 베팅하려는 해외 화장품 기업들의 관심이 뜨거운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같은 사실을 감안하더라도 40배가 넘는 희망 멀티플은 다소 과하다는 지적도 있다.
이번 매각을 주도하는 노무라증권은 카버코리아 매각 자문을 담당하기도 했었다. 당시 성공적으로 딜을 마무리한 경험이 이번 딜 수임에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분석이다. 투쿨포스쿨 예비입찰은 다음달 초로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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