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 내리막 풍산, '긍정적' 아웃룩 반납하나 원자재 가격 변동성 우려, 현실로…하향조정 트리거 충족
이경주 기자공개 2019-08-02 10:47:23
이 기사는 2019년 07월 31일 19: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비철금속 제조업체 풍산(A0)이 지난해 초 받은 '긍정적' 아웃룩을 반납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수익성 악화가 큰 폭으로 진행되고 있는 탓이다.풍산에 긍정적 아웃룩을 부여할 당시 신용평가사들은 원자재 시황에 대한 높은 변동성을 우려했는데 공교롭게도 현실화되고 있다. 특히 아웃룩을 조정한 이후 시황이 내리 꺾였다. 풍산은 현재 아웃룩 하향조정 트리거를 2분기 연속 충족시키고 있다. 이에 따라 신평사들은 연말까지 흐름을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상반기 영업익 296억 '반토막'…신동사업 부진 탓
풍산은 올 2분기 연결기준 매출 6008억원, 영업이익 85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7.9%, 영업이익은 35.4% 줄어든 수치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은 4.4%에서 1.4%로 3%포인트 하락했다. 풍산은 올 1분기에도 매출(4332억원)이 전년 동기와 비교해 16.3%, 영업이익(128억원)은 64%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은 6.7%에서 2.7%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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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에 이어 올 상반기까지도 수익성 악화가 지속되고 있다. 작년엔 매출(2조7745억원)이 전년에 비해 5.8%, 영업이익(1075억원)은 55.4% 줄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은 8.2%에서 3.9%가 됐다. 특히 올 상반기 수익성(영업이익률 2.1%)은 작년(3.9%)보다도 더 나빠졌다.
주력사업인 신동사업부 부진이 원인이다. 풍산은 신동가공과 방위산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신동(Coppe) 제품 생산능력은 연간 국내 21만톤, 해외 14만톤 규모로 글로벌 수위권 수준이다. 방위산업부문은 국방부에 독점적으로 탄약 공급을 하고 있다.
신동부문은 전기동을 원재료로 투입해 주조와 압연을 하고 완제품으로 포장까지 하는 일관공정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제품판매가격은 원재료 가격에 일정 수준의 마진을 더하는 형태로 책정된다. 그런데 판가에서 원재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70~80%에 이르러, 전기동 시황에 따라 전체 수익성이 좌우되는 구조에 있다. 주가가 전기동 가격에 연동될 정도다.
전기동 시황은 지난해부터 미·중 무역분쟁 영향으로 악화돼 신동부문에 타격을 주고 있다. 여기에 글로벌 경기침체가 심화되며 완제품 수요도 줄었다. 한기평은 올해 정기평가 보고서에서 "원자재 시황 저하에 따른 롤마진 축소와 경비부담 확대로 신동부문 채산성이 낮아졌다"며 "방산부문 역시 미국용 수출부진 지속으로 실적이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원자재 변동성 '리스크' 현실화…하향트리거 충족
한국기업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해 4월 풍산 아웃룩을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상향 조정했다. 전기동 시황 개선으로 2016년과 2017년 눈에 띄게 수익성이 개선되고, 재무상태도 안정화 됐기 때문이다.
2015년 1111억원이던 영업이익은 2016년 2178억원, 2017년 2411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사상 최대 기록이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도 3.9%, 7.7%, 8.2%로 상승했다. 실적개선으로 차입금부담도 낮출 수 있게 됐다. 순차입금은 2015년 말 1조665억원에서 2017년 말 8618억원으로 줄었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도 138.6%에서 108.5%로 낮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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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신평사들은 실적개선을 이끈 전기동 시황이 언제든 변할 수 있다는 점을 불안요인으로 꼽았다. 한기평은 아웃룩 조정 당시 "2018년 들어 미국 금리인상, 미중 무역분쟁에 대한 우려로 전기동 시황 불확실성이 높아졌다"며 "이에 따른 실적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는 점은 잠재적 불안요소"라고 설명했다.
공교롭게도 아웃룩 조정 이후 현재까지 내리 전기동 시황이 악화됐다. 우려가 현실화된 셈이다. 이 탓에 풍산은 지난해말부터 올해 1분기까지 연속으로 아웃룩 하향 조정 트리거를 충족시키게 됐다.
한기평은 '순차입금/EBITDA' 배수가 3배를 초과하는 상태가 지속될 경우 등급전망을 안정적으로 변경할 수 있다고 트리거를 설정했다. 순차입금/EBITDA는 지난해 말 기준 4.3배, 올해 1분기말 5.8배로 트리거 기준을 대폭 상회했다. 올해 2분기도 수익성 악화를 감안하면 트리거 요건을 충족시켰을 것으로 추정된다.
트리거 요건이 충족됐지만 신평사들은 연말까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신평사 관계자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추세는 인지하고 있다"며 "다만 재무상태까지 급격히 악화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연말까지 결과를 보고 종합적으로 판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풍산은 올 들어 실적저조로 재무상태가 일부 악화됐다. 총차입금은 올해 1분기말 기준 9891억원으로 작년말 (9253억원)과 비교해 600억원 가량 늘었다. 이에 차입금의존도도 같은 기간 34.7%에서 36.5%로 소폭 상승했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은 93.4%에서 96.7%로 증가했다.
햔편 올해 실적 전망과 관련해 풍산측에 문의하려 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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