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태양광 부침]상폐·합병…한화케미칼로 뭉치는 단일 기업 실적들⑤상장 효과있지만 개별 기업 재무·실적 추이 인식 불가 단점도
박기수 기자공개 2019-08-06 09:41:23
이 기사는 2019년 08월 02일 14: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번 한화케미칼-분할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의 합병은 '태양광 한화'에 투자하는 투자자들에게 정보의 '확장'일까 '제한'일까.최근 한화케미칼은 이사회를 열고 100% 자회사인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를 한화글로벌에셋(존속 법인),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분할 신설 법인)로 인적 분할하고, 분할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를 흡수 합병하기로 했다. 통합 신설 법인은 내년 1월 1일 출범 예정이다.
단순하게 보면 비상장사(분할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가 상장사(한화케미칼)에 흡수되면서 상장 효과를 보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정보의 접근성이 비교적 높아졌다고 생각할 수 있다. 상장사가 비상장사보다는 비교적 사업 부문별 세부 경영 사항에 대해 알려야 할 의무 사항들이 많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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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여러 곳으로 쪼개져 있던 법인이 하나로 합쳐지면서 피흡수 법인의 세부 재무 상황이나 실적 등을 앞으로는 정확히 알 수 없게 됐다는 단점이 생겼다. 예컨대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의 경우 지난해까지는 감사보고서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돼 투자자들이 재무 상태표나 손익 계산서상 세부 계정에 대해 파악이 가능했으나, 내년 한화케미칼과 통합 후에는 이런 사안에 대해 알지 못하게 된다. 개별 법인이 아닌 통합 한화케미칼의 태양광 사업 부문으로만 존재하기 때문이다.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는 한화그룹 국내 태양광 제조 사업의 핵심적인 법인이다. 국내 진천과 음성에 태양광 밸류 체인의 완성품에 해당하는 셀(태양 전지)·모듈(태양 전지를 이어붙인 판)을 연간 4.3GW(기가와트)만큼 생산한다. 이전까지는 '한화 태양광 국내 제조 사업의 현주소가 어떤가'를 확인하고 싶을 때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의 감사보고서를 확인하면 됐으나, 한화케미칼과 통합 후에는 한화케미칼이 제출하는 사업보고서와 실적 발표 자료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상장사와의 합병이 아이러니하게도 투자자들에게서 멀어지는 효과를 낳는 셈이다.
현재 한화케미칼의 태양광 사업 부문에는 영국령 법인인 'Hanwha Q CELLS Co., Ltd.'도 존재한다. 현재까지는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와 Hanwha Q CELLS의 각각 법인에 대한 재무 상황 등을 파악할 수 있었다. 각 법인의 재무 상황과 실적 추이를 비교하며 투자자들이 향후 행보를 예측하고 투자 판단을 내리기 용이했다. 다만 내년부터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가 한화케미칼로 흡수되면서 '한화케미칼 태양광 부문 실적'은 그 일부부만 외부에 드러나게 된다. 한 곳이 부진하고 한 곳이 선전했을 때 부진한 법인의 실적이 전보다 비교적 가려지는 셈이다.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어느 법인이 잘했고, 어느 법인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파악하기 어려워진다는 의미다.
◇한화케미칼의 정보 제공 현황은
통상 투자자들을 비롯한 업계 관계자들은 회사의 각 사업 부문의 세부 실적을 파악하기 위해 사업보고서상의 '사업의 내용'과 기업이 매 분기 실적 발표회 때마다 제출하는 참고 자료 등을 이용한다.
한화케미칼의 '사업보고서-사업의 내용'을 살펴보면 각 사업 부문에 대한 기본적인 세부 사항(△산업의 특성 △산업의 성장성 △경기변동의 특성 △국내외 시장 여건 △시장에서 경쟁력을 좌우하는 요인 △회사 강점)들과 각 사업 부문의 제품 판매 현황(△사업 부문별 매출 △제품 가격 변동 추이 △주요 원재료에 관한 사항 △생산 및 설비에 관한 사항) 등이 공시된다. 그러나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와 Hanwha Q CELLS 등 세부 법인에 대한 재무 상황 등은 사업의 내용을 통해 알 수 없다.
매 분기 실적 발표 때 게시하는 참고 자료는 '사업보고서-사업의 내용'과 비교했을 때 내용이 빈약하다. 올해 2분기 자료 기준 약 16페이지의 참고 자료에는 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등의 간단한 실적과, 각 사업 부문의 매출과 영업이익, 올해 시황 전망, 주요 제품 가격 동향 등 기본적인 내용만 담겨있다. 다만 이는 대부분의 기업이 게시하는 참고 자료 형태와 비슷해 한화케미칼이 성의 없는 자료를 게시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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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脫 투자자',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한화그룹 태양광이 투자자들한테서 멀어지는 현상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번에 통합되는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 역시 지난해 말 태양광 사업을 영위하는 '한화큐셀코리아'와 엔지니어링 플라스틱(EP) 사업 등을 영위하는 '한화첨단소재'가 합쳐진 기업이었다.
이전까지는 투자자들이 한화큐셀코리아의 감사보고서 등을 확인하면서 국내 태양광 사업의 현황 등을 보다 자세하게 알 수 있었지만,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가 된 후에는 태양광 사업 실적과 플라스틱 사업 실적이 합산돼 나타나면서 구분이 힘들어졌다. 더구나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는 비상장사라 사업의 내용 등 세부 사항이 담겨 있는 사업보고서 제출 의무도 없었다.
영국 법인이자 해외 태양광 제조 사업 핵심 법인인 'Hanwha Q CELLS' 역시 지난해 투자자들에게서 멀어지는 행보를 보였다. Hanwha Q CELLS는 미국 나스닥 상장 법인으로 매 분기 미국식 재무제표를 공시해왔다. 한화케미칼이 직접 내는 실적 자료에 '태양광 부문'을 살펴보면 Hanwha Q CELLS의 실적을 알 수 있긴 했지만, 한국과 미국의 회계 기준이 달라 미국식 재무제표와 한화케미칼의 자료에 나온 Hanwha Q CELLS의 실적에 현저한 차이가 있었다. 현명한 투자 판단을 위해 미국식 재무제표의 존재가 투자자들에게 중요했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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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지난해 Hanwha Q CELLS의 지주사격 모회사인 한화솔라홀딩스(비상장사)가 Hanwha Q CELLS를 흡수 합병 하면서 나스닥 시장에서 자동 상장 폐지가 됐다. 이에 Hanwha Q CELLS에 대한 미국식 재무제표는 작년 3분기 이후 찾아볼 수 없는 상황이다.
앞으로는 Hanwha Q CELLS만의 실적을 알아보기 힘들게 됐다. 유일한 방법이 한화케미칼의 실적 발표 자료인데, 이 자료의 수치도 Hanwha Q CELLS와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의 태양광 부문의 실적이 합쳐진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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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케미칼 태양광의 최근 모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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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결 기준 부채비율은 900%에 육박한 상태다. 2017년 393%까지 내려갔던 Hanwha Q CELLS의 부채비율은 지난해 3분기 말 881%를 기록했다.
Hanwha Q CELLS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 전무(사진)가 있던 법인으로 김 전무의 경영 성과를 평가할 수 있는 최적의 법인이기도 하다. 다만 상장 폐지로 더 이상 미국식 재무제표에 대한 공시 의무가 사라지면서 투자자들로부터 모습을 감추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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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법인인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의 현주소는 어떨까.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은 1조7057억원, 192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은 1.1%다. 여기서 192억원 중 태양광 부문이 차지하는 영업이익은 알 수 없다. 태양광 부문의 영업이익이 192억원을 넘고 첨단소재 부문의 영업이익이 적자라 192억원의 결과물이 나온 것인지, 혹은 그 반대의 경우인지, 아니면 양 사업 부문의 영업이익 합이 192억원인지 알 길이 없는 셈이다.
이 문제는 2017년까지는 일어나지 않던 문제였다. 태양광 사업을 영위하는 '한화큐셀코리아'와 첨단소재 사업을 영위하는 '한화첨단소재'가 각자 법인이었기 때문이다. 한화큐셀코리아는 2014년 영업이익률 마이너스(-) 7.3%를 기록한 뒤 흑자 전환해 2016년 11.4%(영업이익 934억원), 2017년 5.6%(영업이익 722억원)를 기록하는 등 성과를 내고 있었다.
다만 1년 후 두 법인이 합쳐지면서 세부 실적을 알 수 없어졌고, 2020년 분할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가 한 번 더 한화케미칼에 통합되면서 세부 정보에 대한 투자자들의 접근성은 더 떨어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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