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9년 08월 02일 18: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하이닉스의 불화수소와 포토레지스트 재고가 한 달 반 가량 남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달 초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 발표 후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업체로 해당 소재가 수입되지 않아 소재 확보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현재 SK하이닉스는 국내 기업의 불화수소를 반도체 생산 공정에 시험해 보면서 대응책을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정부가 2일 아베 신조 총리 주재로 열린 각의(국무회의)에서 한국을 화이트리스트 국가(전략물자 수출우대제도)에서 배제하는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을 의결해 관련 소재 확보는 더 어려워질 우려도 있다. .

2일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7월 초 일본의 반도체 수출 소재 수출 규제 이후 고순도 불화수소와 포토레지스트의 수입이 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이와 관련 "수출 규제 및 화이트리스트 국가 제외 등의 문제에도 생산에 차질이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조사업체 디램익스체인지는 지난 1일 반도체시장 전망 보고서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2.5개월 정도의 재고를 보유하고 있어 단기적으로는 문제가 없다"며 "3분기에 수출 규제의 파급력이 명확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디램익스체인지가 조사한 재고 수준의 기준이 되는 시점을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가 막 시작된 7월 초로 파악하고 있다. 규제 발표 이후 한 달이 지난 현 시점에서 업계 관계자의 발언과 디램익스체인지의 보고서를 종합하면 SK하이닉스가 보유한 고순도 불화수소와 포토레지스트의 재고 수준은 한 달 반 가량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도 비슷한 상황일 것으로 추정된다. 이재용 부회장이 1차 수출 규제 이후 일본을 방문해 소재 확보에 나섰지만 원활한 소재 확보는 어려운 것으로 전해졌다.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도 지난 달 21일 일본 현지 업체를 찾아 소재 공급업체과 논의를 진행했다. 이 사장을 비롯한 SK하이닉스 경영진이 현지 협력사와 규제 품목 수급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보다는 상호 간의 협력을 강화하자는 수준의 이야기를 나눴을 것이라는 업계 전문가의 분석이 나온다.

SK하이닉스는 부족한 재고 수준에 대응하기 위해 보유하고 있는 고순도 불화수소의 사용량을 줄이는 것을 고심 중으로 알려졌다. 일본산 고순도 불화수소는 반도체 웨이퍼에 회로를 미세하게 새기는데 쓰인다. 수입에 제한이 있는 만큼 사용량을 줄이는 일종의 고육책을 택했다는 평가다.

국내산 소재 또한 테스트 중이다. 일부 제품은 SK하이닉스의 생산 기준에 통과해 반도체 공정에 쓰일 전망이다. 다만 기술력 차이에 따라 모든 공정에 국산 소재를 쓸 수 없기 때문에 수출 규제가 장기화 될 경우 반도체 생산에 차질이 불가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