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9년 08월 19일 07시4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동진쎄미켐은 최근 국내에서 가장 주목받는 기업 중 하나다. 일본 정부의 1차 수출규제 품목에 포토레지스트가 포함되면서 이를 생산하는 동진쎄미켐으로 시선이 모였다. 하지만 취재를 하면서 기자의 눈길을 끌었던 것은 동진쎄미켐의 승계작업이었다. 1967년에 설립된 동진쎄미켐은 창업자인 이부섭 회장이 80세를 넘어가면서 가업승계에도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국내 반도체 소재 국산화에 앞장서 왔던 동진쎄미켐은 2010년대 초부터 지배구조 개편을 꾀해왔다. 그간 동진지배구조 변경을 보면 대주주의 경영권을 위협받지 않는 선에서 묘수를 발휘했다고 평할 수 있다. 여기에 본업을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는 차남인 이준혁 부회장에게 힘을 실어주면서 계속기업의 가치 역시 끌어올렸다. 이 부회장은 서울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MIT 공과대학 화학공학 박사과정을 마쳤다. 이후 귀국해 20여년 넘게 핵심사업을 진두지휘해 왔다.
지배구조 개편 시작은 동진홀딩스의 등장이었다. 연간 7000억~8000억원대의 매출을 내는 회사이기 때문에 가업상속공제제도를 전혀 활용할 수 없어 지주사를 활용하는 방법을 택했다. 이 회장은 보유한 지분을 직접 증여할 경우 최대주주의 지분이 반으로 줄어들기 때문에 지주사를 설립해 지분이 희석되는 것을 막았다. 이때 지금의 '이 회장(55.72%)→동진홀딩스(32.49%)→동진쎄미캠'의 지배구조가 만들어졌다.
지주사 설립이후 이 회장은 이 부회장에게 남은 9%대의 지분을 증여하고자 했지만 '증여세 부담'이라는 벽에 막혔다. 이후 한발 물러서 관계사 미세테크를 활용해 이 부회장에게 힘을 실었다. 2015년에 설립된 미세테크는 이 부회장의 개인회사로, 현재 그와 그의 두 아들이 100%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미세테크는 동진홀딩스의 지분을 11.59% 확보했고 이 부회장은 동진홀딩스의 지분을 17.77%까지 높였다. 향후 이 부회장은 아버지의 지분을 증여받아서 증여세를 내더라도 동진홀딩스 지분 50% 이상을 보유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많은 중견기업들이 아직 승계전략을 짜지 못했거나 무작정 자녀라는 이유로 후계자 수업을 시키는 경우를 볼 수 있다. 동진쎄미켐은 부자(父子)가 모두 화학 분야 전문가로 반도체 소재 개발에 힘써온 곳이다. 오랜 시간 승계에 대해 고민해 온 만큼 승계 과정에서 잡음이 발생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기업정신과 기술을 이어나가면서 관련업계에 귀감이 되는 승계 모습을 보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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