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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CS 앞둔 보험사, 저금리시대 자산운용 전략은 [2019 보험 Forum] 규제·시장환경 악화 겹쳐…ALM 정교화, 대체투자 위험기준 완화 필요

원충희 기자/ 손현지 기자공개 2019-08-28 08:37:26

이 기사는 2019년 08월 27일 16: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감독 당국은 최근 몇 년간 보험회사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연착륙과 이에 부합할 수 있도록 신지급여력제도(K-ICS)를 정비 중이다. 여기에 올해 금리인하 기조가 강화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보험사들은 그 어느 때보다 자본관리와 자산운용 전략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층 강화되는 자본규제와 저금리 기조. 가뜩이나 힘든 보험사들은 이중고에 시달리면서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해졌다. 업계 전문가들은 독일과 일본 사례 등을 참고해 보험사에겐 자산·부채 듀레이션(잔존만기) 관리 정교화를, 금융당국엔 대체투자를 활성화를 위한 정책적 배려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더벨은 27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2019 더벨 보험 포럼'을 개최하고 '저금리 시대, 보험사 자본규제와 자산운용 전략'을 주제로 변화하는 감독제도와 보험사의 현 자산운용 트렌드, 국내보다 한발 앞선 해외 보험사 사례를 통한 개선점 등을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2019 더벨 보험 포럼22
▲더벨이 27일 개최한 '2019 thebell 보험 Forum'에서 보험회사 임직원들이 주제발표를 듣고 있다.

이날 포럼에서 1세션 '신지급여력제도 도입수정안(K-ICS 2.0) 주요 내용' 주제발표를 맡은 정해석 금융감독원 신지급여력제도팀장은 최근 발표된 K-ICS 2.0이 기존 1.0과 비교해 국내 보험사들의 부담이 상당히 완화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본확충 부담을 우려한 보험사의 건의를 받아들여 국내 금융산업의 특성과 통계를 반영, 위험계수 및 충격수준으로 조정했다"며 "특히 가장 이슈가 됐던 할인율은 1975년 이후 국내 통계만 활용함으로써 보험사들의 부담을 현저히 완화됐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현재 보험사들을 대상으로 K-ICS 2.0 계량영향평가(QIS)를 진행 중이다. 이를 토대도 올해 말이나 내년 초 3번째 수정안(K-ICS 3.0)을 마련할 방침이다. 추후 단계적 적용방안을 준비해 자산·부채 구조개선과 시장 형성을 위한 지원방안을 검토, 보험사의 연착륙을 돕겠다는 계획이다.

문제는 금리하락기를 맞아 K-ICS 도입에 대한 부담이 더 커졌다는 점이다. 자본규모가 용인하는 수준에서 자산운용을 해야 하는데 저금리로 인해 전통적 투자처인 채권의 수익률이 현저히 떨어졌다. 이러면 부채사이드의 요구수익률을 맞추기 어려워진다.

오는 2022년 IFRS17과 K-ICS 전면 도입에 대응하는 것도 벅찬 보험사들로선 당장 생계를 위협하는 금리리스크가 설상가상으로 덮친 격이다. 내달 기준금리 추가인하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그렇다보니 일부 보험사들은 외화유가증권 등 해외투자 확대를 돌파구 삼아 수익률을 보전하려는 전략을 펼쳤다.

다만 전 세계적으로 마이너스 국채(Negative Yielding Debt) 발행량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해외투자가 더 이상 모범답안이 될 수 없다는 주장이 대두되고 있다. 그간 보험사들이 부채 듀레이션을 맞추기 위해 늘려온 해외투자는 헤지(Hedge)시장 환경악화로 비용부담이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2세션 발표자인 이병건 DB금융투자 산업분석1팀장은 "생명·손해보험사의 포트폴리오 투자 자산군을 살펴보면 외화유가증권 투자비중은 올 3월 기준 16%에 육박하지만 증가속도는 2016년 이후 잠깐 증가하다가 떨어지는 추세"라며 "외화자산을 늘리고 환율리스크 헤지능력 유무를 떠나 해외투자를 통한 돌파구 모색은 이제 사실상 힘들어진 상황"이라고 짚었다.

이 팀장은 또 금리환경과 각종 규제로 미래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일부 보험사들이 미래이익을 미리 실현하려는 유혹을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오는 2026년 만기가 도래하는 고금리 채권들을 지금 팔면 당장은 이득이지만 미래이익을 현재 실현해 당기순익을 내더라도 회사 주가는 비례해 상승하지 않는다는 점, 오히려 현재 보유하고 있는 금리부자산의 가치는 크게 하락한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3세션에선 이 같은 규제·시장환경을 고려해 지금부터라도 적절한 자산·부채관리(Asset & Liability Management, ALM)와 함께 리스크와 리턴을 함께 제고하는 자산운용의 묘가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보험사들은 현재 국고채 등 장기금리 하락으로 인해 전통적 자산운용으로는 고질적인 역마진을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 결국 대체투자 등에서 수익을 내야 하는데 K-ICS 제도가 도입될 경우 지분주식형 상품, 부동산에 투자에 대한 위험계수가 현재보다 4배 이상 높아진다.

발표자인 고인철 DB손해보험 리스크관리팀 상무는 "K-ICS가 도입되면 RBC(Risk Based Capital) 제도에선 6%였던 인프라 투자의 위험계수가 20%로 늘고 기타주식 또한 12%에서 49%까지 치솟는다"며 "부동산 역시 K-ICS 아래에선 위험계수가 상승하기 때문에 이 같은 투자자산 비중은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결국 ALM을 더 정교화하고 투자자산의 리스크와 리턴이 비숫한 수준인 효율적 자산운용 포트폴리오 전략이 필요하다"며 "리스크가 3%라면 리턴 또한 3%가 넘는 대체투자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 고 상무는 독일의 사례를 들어 대체투자에 대한 제도적 배려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독일에선 2000~2010년대 평균부담이율이 투자이익을 넘어서는 현상이 발생했다"며 "독일 감독당국은 제도보완을 통해 '투자 현대화법'을 도입, 보험사도 헤지펀드 등을 통한 자산운용을 할 수 있도록 풀어줬다"고 말했다.

이어 "반면 규제도 함께 강화해 저금리에 대응토록 고금리 부채에 대한 추가 사내유보금 적립의무를 부과하고 유배당상품 배당률을 줄이거나 채권평가손익에 대한 계약자 배당을 제한하면서 보험사 자본확충을 유도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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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만용 AT커니컨설팅 부사장이 27일 개최된 '2019 thebell 보험 Forum'에서 사회를 보고 있다.

이날 포럼에는 보험업권 자산운용·리스크 관련업무 담당 실무자 등 140여명이 참석했다. 백만용 AT커니컨설팅 부사장(사진)이 주제발표와 질의응답 사회를 맡았다. 질의응답 시간에는 K-ICS 유예 가능성과 기존 RBC제도 유지여부 등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정해석 금감원 팀장은 "2022년으로 도입이 예정된 IFRS17이 연기되더라도 K-ICS는 시행될 것"이라며 "되도록 동시 시행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그는 "K-ICS 비율을 못 맞추더라도 RBC비율로 시정조치를 유예하는 개념으로 보면 될 것"이라며 "RBC와 K-ICS를 2~3년 동안 병행해서 산출하라는 얘기가 아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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