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뱅크, 자본금 절반이상 까먹었다 [은행경영분석] 자본잠식률 52%, 결손금 누적 탓…276억원 전환주 증자로 다소 개선
원충희 기자공개 2019-09-05 10:30:46
이 기사는 2019년 09월 02일 11: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케이뱅크의 자본잠식률이 50%를 초과하면서 재무건전성에 적신호가 켜졌다. 다만 지난 7월 전환우선주 276억원 유상증자 효과가 반영될 경우 자본잠식률은 50% 아래로 소폭 개선될 전망이다.2일 은행권에 따르면 케이뱅크의 올 상반기 말 자본총계는 2291억원, 자본금은 477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를 토대로 계산한 자본잠식률은 52%, 설립 이후 처음으로 50%를 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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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잠식은 회사의 누적 적자폭이 커져 이익잉여금이 바닥나고 납입자본금까지 침식되는 현상을 말한다. 출범 3년차인 신생은행에게 자본잠식 진행은 당연할 수밖에 없는 일이지만 케이뱅크는 유독 그 정도가 심한 편이다. 비교대상으로 거론되는 카카오뱅크의 경우 10%대 수준이다
자본잠식률이 50% 이상에 달하면 상장회사의 경우 관리종목 지정사유가 되고 전액자본잠식은 퇴출사유다. 케이뱅크는 비상장사인 만큼 관리종목 지정 등의 조치를 받지는 않으나 자본적정성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신호로 읽혀지고 있다.
자본잠식이 심해졌다는 것은 누적결손금이 그만큼 증가했다는 의미다. 케이뱅크의 2분기 말 결손금은 2413억원으로 전분기(2155억원)대비 12%, 전년 동기(1492억원)대비 60% 증가했다. 적자가 계속 쌓이면서 자본금을 갉아먹고 있는 탓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통상 은행이 흑자전환을 하려면 여신자산이 9조원 이상 돼야 하는데 케이뱅크는 1.6조원 수준"이라며 "여신을 늘리려면 자본금이 적어도 1조원 이상 받쳐줘야 하는데 케이뱅크의 자본금은 그 절반도 안 되는 규모"라고 설명했다.
현재 케이뱅크의 자본금은 4775억원. 이에 따라 케이뱅크 주주단은 지난 1월 5919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계획했다. 핵심주주인 KT가 보통주 신규발행과 실권주 인수로 케이뱅크 지분을 34%까지 확보하는 게 기본 방향이다. 자본금을 1조694억원으로 늘리면 자본잠식률은 20%대로 개선될 수 있다.
하지만 KT가 담합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를 받으면서 금융당국의 한도보유초과심사(대주주 적격성 심사)는 통과 가능성이 낮아지자 유증계획 자체가 중단됐다. 대안으로 거론됐던 우리은행, DGB금융그룹 등 금융주주들이 출자확대를 꺼리면서 결손금은 계속 누적되고 자본잠식이 심화된 것이다.
결국 케이뱅크는 고육지책으로 전환우선주를 한도(412억원) 내로 발행하는 브릿지 증자를 추진했다. 지난 7월 한도금액의 절반인 276억원 규모의 전환주 약 552만주를 발행하면서 숨통을 잠시 텄다. 증자금이 자본에 반영되면 케이뱅크의 자본잠식률은 49%대로 떨어질 것으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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