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사업 탄력 한화건설, 신용등급도 회복 4년만에 BBB+→A- 상향, '롤러코스터' 실적 안정권 진입
고진영 기자공개 2019-09-05 14:47:19
이 기사는 2019년 09월 04일 17: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고생 끝에 '낙'을 찾은 한화건설이 마침내 BBB급 딱지를 떼고 A급 신용등급을 달았다. 수년간 적자의 주범이었던 이라크 사업이 정상화한 덕분이다. 관련 리스크가 추가로 발생할 가능성도 제한적인 만큼 한화건설의 재무구조 개선 추세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한국신용평가는 4일 한화건설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기존 BBB+(긍정적)에서 A-(안정적)으로 올렸다. 기업어음과 전자단기사채 신용등급도 A3+에서 A2-로 상향 조정했다.
한화건설이 A급에 진입한 것은 4년 만이다. 이 회사는 2015년 A급 위치를 반납한 뒤로 줄곧 BBB급에 머물러왔다. 2012년 수주한 11조원 규모의 이라크 비스마야 사업이 말썽을 일으키면서 실적이 롤러코스터를 탔기 때문이다. 한화건설은 2013년 연결 기준으로 흑자 374억원을 거뒀지만 2014년과 그 이듬해에 합산 8400억원 수준의 적자를 기록했다. 2016년에는 다시 이익을 냈다가 2017년 다시 손실을 보는 등 재무 변동성이 불안정했다.
그러나 지난해는 이라크 사업이 정상 궤도에 진입하고 중동 플랜트 리스크가 줄면서 영업이익 2912억원을 벌어들이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올해 역시 상반기 영업이익이 1611억원으로 안정적 흐름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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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도 한화건설은 주택사업 및 계열 공사에 기반해 실적 회복세가 계속될 전망이다. 특히 이라크 비스마야 사업은 적지 않은 기간 동안 한화건설의 영업실적을 지지할 것으로 보인다. 비스마야 프로젝트는 IS와의 종전으로 정치적 불안이 해소되면서 공사비 지급이 원활해졌다.
실제 올해 상반기 신도시(BNCP) 사업과 인프라(SI, Social Infra) 사업 등 비스마야 프로젝트에서 발생한 매출은 440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2.8% 증가했다. 사업 진행에 속도가 붙으면서 이라크 현장 인원 역시 2017년 말 5600명 수준에서 올해 2분기 1만4500명 수준으로 많아졌다. 계약 잔액은 총 7조5764억원이다.
한화건설은 이 사업에서 추가적 리스크를 방지하기 위해 2000세대 내외의 블록단위로 주택을 분할 공급하는 방식으로 대금을 회수하고 있다. 이렇게 공급된 주택은 발주처인 이라크 국가투자위원회(NIC)로 소유권이 옮겨져 분양 리스크도 함께 이전된다. 또 전쟁이나 테러로 시공이 불가능한 경우의 손실 보상을 면책사항에 포함하고, NIC의 대금 지급이 어려울 때는 이라크 3개 국영은행의 대출을 통해 지급하도록 함으로써 사업 불안정성을 낮췄다.
비스마야 프로젝트 정상화로 한화건설은 재무안정성 지표도 좋아졌다. 2018년 이라크에서 공사대금을 수령하면서 운전자본부담이 완화돼 잉여현금흐름(FCF)이 흑자 전환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별도 기준 잉여현금흐름이 1628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693억원보다 개선됐다. 같은 기간 순차입금 역시 1조2741억원에서 9591억원으로 축소됐다.
상황을 감안하면 한화건설은 한국신용평가뿐 아니라 남은 신용평가사들로부터도 A등급을 획득할 가능성이 높다. 한국기업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는 현재 한화건설에 BBB+ 등급과 긍정적 아웃룩을 달아뒀다. 한국기업평가는 2월, 나이스신용평가는 4월 아웃룩을 조정했는데 이들의 등급상향 트리거를 한화건설은 이미 상당 부분 채웠다.
나이스신용평가는 등급상향 조건으로 '순차입금의존도가 20%를 밑돌고, 금융비용커버리지 지표(EBIT/조정금융비용)가 1.2배 이상을 지속할 때'라고 내걸고 있다. 한화건설은 지난해 연결 기준 순차입금의존도가 21.1%를 보였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18.79%로 낮아졌다.
한국기업평가의 경우 상향 트리거로 '해외 및 주택사업에 대한 위험을 적절히 통제하는 가운데, 영업수익성 개선과 차입부담이 감소하고, 순차입금/EBITDA가 7배 이하 상태를 지속할 것'을 제시했다. 한화건설은 순차입금/EBITDA가 2017년 50.2배까지 올랐으나 지난해 3.8배, 올해 상반기에는 3.1배로 개선돼 조건을 충족하고 있다. .
한화건설 관계자는 "신용평가사마다 기준이 크게 다르지 않은 만큼 연이어 A급 상향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9월 중 수요예측을 진행할 8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에도 좋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키스채권평가에 따르면 한화건설의 2년물 개별민평금리는 3.873%로 자기등급(BBB+) 평균금리보다 123bp 낮다. 자기등급보다는 좋은 수준이지만 A- 등급 평균금리(2.842%)와 비교하면 226bp가량 차이가 난다. 하지만 등급이 한노치 상승한 만큼 조달 금리도 더 낮출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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