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9년 09월 23일 07: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건설이 창립 60주년 행사를 성대하게 치렀다. 기념비적인 날에 향후 비전을 수치화해서 제공할 법도 한데 유독 말을 아끼는 분위기였다. 당장 올해 수주 목표치조차 함구했다.롯데건설은 지난해만 해도 수주계획을 구체적으로 밝혔다. 하지만 올해는 수주와 관련된 언론 정보공개를 막았다. 전년대비 변화나 대략적인 범위도 알 수 없다.
한해 수주계획은 요즘같은 불경기에 건설사들이 딱히 밝히고 싶은 정보는 아니다. 한해 수주 목표치 공개가 연말이면 목표달성 여부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대형 건설사 상당수는 공개를 기본 방침으로 하고 있다. 정보를 가리는 것이 본질적인 해결책이 아니란 걸 알아서다. 기업설명의 기본정보로 투자자와의 신뢰유지 차원에서 차단하기 어려운 면도 있다. 덕분에 투자자들은 한해 건설사의 먹거리 확보 계획을 짐작해볼 수 있고 목표달성 여부도 확인해 볼 수 있다.
롯데건설이 비상장사라서 숨겨도 되는 정보인지는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대형 건설사 중에서는 상장사 뿐만 아니라 포스코건설, 현대엔지니어링을 비롯해 SK건설, 한화건설 등 비상장사들이 한해 수주목표치를 밝혔다. 꼭 상장사가 아니더라도 향후 자금조달이나 신용등급 관리 측면에서 어필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
자본시장과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서라도 수주계획과 같은 기본적인 정보공개에는 적극적일 필요가 있다. 롯데건설은 올해도 회사채 조달에 나섰고 신용등급도 긍정적 아웃룩이 달린 만큼 평판관리가 필요한 면이 있다. 언론에만 굳이 공개를 안 할 이유도 없는 셈이다.
롯데건설은 과거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추진했던 회사다. 상장예비심사까지 통과하고 좌초됐지만 상장을 검토했던 회사라면 정보공개의 범위에 있어서도 일반 비상장사보다는 기대감이 클 수밖에 없다. 롯데건설이 여전히 그룹 계열사 중에 기업공개(IPO) 후보군에 속해있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수주계획 비공개는 10대 건설사인 롯데건설의 입지를 감안하면 어울리지 않는 측면이 있다. 롯데건설이 시공능력평가 8위에 걸맞는 당당한 행보를 보여야 100년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포부에도 믿음이 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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