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구조 분석/테크로스]부방家 차남 이중희 부사장, '수처리'로 입지 확대LG히타치 인수로 사업성 확보…형 이대희 대표는 쿠첸 승계
이정완 기자공개 2019-10-04 08:10:00
이 기사는 2019년 09월 27일 18: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밥솥 '쿠첸'으로 유명한 부방의 관계사 테크로스가 LG전자 수처리 자회사 인수에 성공했다. 이에 따라 이동건 부방 회장의 차남 이중희 부사장의 입지가 보다 커진 모양새다. 이 부사장은 테크로스 지분 40%를 보유한 최대주주로서 수처리 사업을 맡아왔다. 쿠첸은 이 부사장의 형인 이대희 대표가 물려받은 상태다.2000년 설립된 테크로스는 선박평형수처리 장치 제조업 부문 세계 1위 업체로서 시장을 선도해왔다. 테크로스는 이번 인수를 통해 육상 수처리 분야까지 사업을 키울 수 있게 됐다.
부방 관계사 선박 평형수 처리장치 업체인 테크로스는 지난 26일 LG전자 자회사 엘지히타치워터솔루션과 하이엔텍 인수를 완료했다. 이번 인수는 부방 회장의 차남 이 부사장 작품이다. 1974년생인 이 부사장은 미국 컬럼비아대학 MBA를 졸업하고 부방 계열 경영컨설팅회사인 제이원인베스트먼트 대표로 일해왔다.
테크로스는 선박평형수가 다시 바다로 배출되기 전 전기분해 등으로 살균·소독하는 평형수처리장치를 생산하는 업체다. 2000년 설립돼 이 분야에서 누주 수주 실적 세계 1위다. 이번 LG전자 자회사 인수로 육상 영역까지 수처리 사업을 확대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테크로스는 부방그룹에서 창업한 회사는 아니다. 이강평 전 테크로스 대표가 국내 하수처리 기업으로 창업한 후 2000년대 중반부터 본격적으로 선박용 수처리 사업을 시작했다. 2004년 선박 평형수 처리시스템을 개발한 후 전세계적으로 바다 생태 환경 보호를 위한 선박 수처리 기준이 강화되면서 시장 점유율을 높여왔다.
이동건 부방그룹 회장은 수처리 사업 가능성을 높게 평가해 지난 2010년 이대희 쿠첸 대표와 이중희 테크로스 부사장과 함께 지분 45.87%(우선주 포함)를 취득해 테크로스 경영권을 확보했다. 인수대금은 약 2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이 지분 21.74%를 확보해 최대주주에 올랐고 이중희 부사장과 이대희 대표가 각각 18.24%, 5.89%의 지분을 취득했다. 인수과정에서 유상증자와 신주인수권 행사 등을 통해 주식 수를 늘렸고 이 회장 일가는 이를 사들여 회사 경영권을 인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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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테크로스 인수 직후에는 아버지 이 회장이 테크로스 최대주주였다. 이후 2013년 이 부사장은 신주인수권을 행사해 테크로스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2013년 말 기준 이 부사장의 회사 지분율은 45.4%에 달했다. 창업자 이 전 대표이사는 부방가의 회사 인수 후 지분을 매각해 2013년 말 지분율이 1.6%에 그쳤다. 이 전 대표는 현재 회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
부방이 2015년 후계자 이 대표의 지분율을 높이기 위해 부방테크론을 부방·쿠첸·부방유통 세 회사로 쪼개 지주사 체제를 구축하는 동안 이 부사장은 부방 지분 획득 작업에 참여하지 않았다. 회사 분할 전이던 2015년 6월말 기준 이 대표의 부방테크론 지분율은 18.32%, 이 부사장의 지분율은 12.69%였다. 2015년 말 이 대표의 지분율은 30.37%로 오르고 이 부사장의 지분율은 8.53%까지 낮아졌다.
테크로스에서는 여전히 이 부사장 지배력이 강하다. 2018년 말 기준 이 부사장의 테크로스 지분율은 40.7%로 소폭 줄었지만 이 부사장이 보유한 주식 수는 2013년 말부터 1008만1390주로 동일하다. 신주 발행 등으로 이 회장의 또 다른 자녀인 이희원·이희정 씨가 주주 명단에 오르면서 지분율이 소폭 희석된 탓이다. 다만 이 부사장의 지분율은 아버지 이 회장과 비교해도 2.5배를 넘을 정도로 압도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경영권 확보에는 문제가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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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첸은 전기 밥솥 시장 포화로 인해 난관에 봉착한 상태다. 반면 테크로스는 당장보다 미래 성장 전망이 유망하게 점쳐지는 분야를 영위하고 있다. 이중희 부사장은 부방의 핵심 기업인 쿠첸을 이어받지는 못했지만 신성장동력 테크로스를 통해 엘지히타치워터솔루션과 하이엔텍을 흡수하며 그룹 내 입지를 넓힐 수 있게 됐다.
한편 테크로스의 지난해 매출은 773억원, 영업이익은 3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매출 568억원, 영업이익 1억원과 비교해 각 36%, 3200% 증가했다. 테크로스의 폭발적인 성장세를 감안하면 수처리 사업은 향후 이 부사장이 역량을 발휘할 가능성이 충분한 분야다. 형인 이 대표가 이끌고 있는 쿠첸의 지난 상반기 매출은 1047억원, 영업적자 11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 매출 1144억원, 영업이익 14억원 대비 매출은 8% 줄었고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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