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가전'의 힘…건조기 논란에도 깜짝 실적 영업이익 7811억 컨센서스 대비 2000억 상회…TV 실적개선은 4분기 기대
이정완 기자공개 2019-10-08 08:21:21
이 기사는 2019년 10월 07일 15: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전자가 증권업계의 예상에 상회하는 3분기 실적을 내놓았다. LG전자는 시장 컨센서스보다 약 2000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했다.실적 발표 전 증권업계에서는 LG전자의 주력 사업부인 H&A사업본부 실적이 에어컨 판매 부진과 의류건조기 논란 등으로 인해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하지만 LG전자는 가전 부문에서 선전하며 증권가 예상을 뛰어넘었다. 삼성전자와 8K 해상도 전쟁을 펼치고 있는 HE사업본부도 부진했던 2분기를 지나 실적이 회복세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다. H&A사업본부와 HE사업본부는 LG전자의 수익성을 이끄는 두 축이다.
7일 LG전자는 잠정실적 발표를 통해 지난 3분기 연결기준 매출 15조6990억원, 영업이익 7811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 매출 15조4271억원, 영업이익과 7488억원과 비교했을 때 매출은 2% 증가했고, 영업이익도 4% 증가했다.
LG전자 관계자는 "가전 사업 호조세 등으로 인해 3분기만 놓고 봤을 때 2009년 3분기 이후 두번째로 높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LG전자는 2009년 3분기 영업이익 약 8500억원을 기록했다. 이 시기는 휴대전화 사업을 맡던 MC사업본부가 회사의 주력 사업본부로 활약하던 때였다. 현재 MC사업본부가 매분기 마이너스(-) 2000억원 가량의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가전사업에서 견조한 실적을 올리고 있다.
증권업계의 LG전자 3분기 매출,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각 15조8191억원, 6055억원이었다. 이날 잠정실적 발표에서 공개된 LG전자 영업이익은 시장 컨센서스보다 1756억원 높았다.
LG전자가 3분기 영업이익 호조세를 기록한 배경에는 가전사업이 있다. 통상 LG전자 H&A사업부는 계절적 이유로 3분기부터 실적이 하락세로 접어든다. 소비자가 에어컨 구입을 줄이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 여름은 평년 대비 더위가 심하지 않아 에어컨 구매가 적었을 것이란 분석이 왔다. 또 지난 7월부터 시작된 LG전자 의류건조기의 먼지 낌 증상과 악취 논란으로 인해 건조기 무상 수리에 돌입하면서 이에 따른 일회성 비용 증가도 우려됐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에어컨 판매가 생각보다 저조했다고는 하나 실적에 영향을 줄만한 정도는 아니었다"며 "최근 소비자 트렌드를 보았을 때 1분기부터 에어컨 구매를 늘려 3분기가 저조하게 보이는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에어컨 판매 감소 폭이 예상보다 적었을 뿐 아니라 스타일러 같은 신성장가전 프리미엄 가전 제품의 판매도 꾸준히 뒷받침되면서 하반기 계절적 부진을 피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LG전자 가전사업은 회사 전체 영업이익에서 상당 부분을 기여하는 사업이다. 지난 상반기까지 LG전자는 1조552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는데 이중 H&A사업본부의 영업이익은 1조4451억원으로 전체의 93%에 달했다. 지난 3분기에도 H&A사업본부는 매출 5조원 이상, 영업이익 4000억원대를 기록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같은 기간 매출 4조8521억원, 영업이익 4097억원과 유사한 수준이다.
지난 9월초부터 삼성전자와 8K TV 해상도 전쟁을 시작한 HE사업본부는 예상 외로 선전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8K 해상도 논란과 이번 3분기 실적과는 관련성이 적다고 판단한다. 시기상으로 실적에 영향을 줄 기간이 적었기 때문이다.
증권업계에서는 HE사업본부의 3분기 매출을 4조원대 초반, 영업이익은 2000억대 후반을 기록했을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매출 3조7111억원, 영업이익 3251억원과 유사한 수치이나 2분기에 비해선 상승한 수준이다. HE사업본부는 지난 2분기 매출 3조6172억원, 영업이익 2056억원을 기록해 저조한 수익성을 보였다. 월드컵·올림픽 등 대형 스포츠 이벤트가 없어 2분기 LG전자 TV 판매 실적이 좋지 못했으나 3분기 들어 점차 회복세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자업계에서는 HE사업본부의 실적 상승은 삼성전자와의 경쟁보다는 OLED 패널 공급 증가에 달려 있다고 판단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현재 LG전자가 LG디스플레이로부터 공급 받는 대형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 물량이 한달에 30만장 수준이기 때문에 LCD 대비 부진한 물량을 늘려야 한다"며 "지난 8월말부터 가동을 시작한 LG디스플레이 8.5세대 광저우 OLED 공장 가동이 4분기부터 본격화될 전망이므로 내년 실적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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