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나는 벌크선사]'베일에 싸인' 현대LNG해운, 실제 매출은회계기준 따라, '매출·영업외수익'으로 운임 분산…연매출 3600억대 추정
고설봉 기자공개 2019-10-14 09:41:26
[편집자주]
국적 벌크선사들이 다양한 신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LNG운반선 사업이 대표적이다. 카타르, 모잠비크, 미국 등 주요국의 대규모 LNG 개발 프로젝트가 가동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긴 침체 때문에 고심하던 국적 벌크선사들은 살아나는 벌크 업황을 기회로 다양한 분야에서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열을 올린다. 더벨은 기나긴 터널을 빠져나오려는 국내 주요 벌크선사들의 현황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10월 10일 16시1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출범 5년차를 맞은 현대LNG해운의 실제 매출은 얼마나 될까. 애석하게도 회사가 공시한 감사보고서를 살펴봐도 정확한 수치를 확인할 수 없다. 현대LNG해운의 손익계산서 상 매출은 실제 이 회사가 LNG장기운송계약을 통해 화주로부터 받는 수익(운임)을 모두 반영하지 않는다.지난해 현대LNG해운이 공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매출 2103억원, 영업손실 19억원, 순이익 71억원을 각각 기록한 것으로 나타난다. 여기에서부터 투자자 및 해운업계의 궁금증이 생겨난다. 대규모 영업손실이 불거진 해운사가 어떻게 큰 폭의 순이익을 거둘 수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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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LNG해운이 대규모 자금운용을 통해 이자수익을 극대화 했을까. 아니면 수시로 국내외를 운항하는 해운사인 만큼 외환거래를 통해 발생하는 외환차손 및 외화환산이익 등 영업외수익이 많이 발생했을까. 그렇게 추정하기에는 현대LNG해운의 여유자금 규모가 적고, 주요 화주가 한국가스공사인 점에서 외환거래 규모도 대규모 차손이 발생할 만큼 많지 않다.
그렇다면 현대LNG해운은 어떻게 영업손실을 상쇄할 만큼 대규모 영업외수익을 거둘 수 있었을까. 해답은 최근 현대LNG해운이 가스공사와 맺은 계약에 있다. 현대LNG해운은 1년단위 계약 갱신되는 현대 유토피아호(Hyundai Utopia) 등 4척의 선박 외에, 장기운송계약이 맺어진 현대 테크노피아호(Hyundai Technopia) 등 6척의 선박에서 거둬들이는 수익을 차별적으로 회계에 반영한다.
해운사가 화주와 장기운송계약을 체결할 때는 설비투자비용(캐펙스, CAPEX)과 운용비용(오펙스, OPEX)에 마진을 붙여 운임을 받는다. 다만 모든 계약이 이렇게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각 건마다 화주와 계약 조건에 따라 이를 모두 매출로 계상하거나 일부 캐펙스투자를 금융리스채권 이자수익으로 계상할 수 있다.
통상 국내 벌크선사들은 대부분 영업수익(운임)을 매출로 계상하고, 여기에서 매출원가 및 판관비 등 제반비용을 제거해 영업이익을 산출한다. 이후 영업외비용 및 영업외수익 등을 가감해 순이익을 산출한다. 이에 따라 1년간 선사가 장기운송계약을 통해 거둬들이는 수익을 매출을 통해 가늠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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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현대LNG해운은 가스공사와 장기운송계약에따라 현대 테크노피아호(Hyundai Technopia) 등 6척의 선박이 거둬들인 수익을 금융리스로 회계처리했다. 6척 선박의 자산가치는 재무상태표상 금융리스채권으로 인식하고, 가스공사로부터 받는 운임 중 선박취득과 관련된 원가는 금융리스채권 회수로 매년 떨어냈다. 운임 가운데 마진으로 산정된 부분은 이자수익으로 분류해 영업외수익으로 인식했다. 이외 일부 선원급여, 연료비 등 운임 가운데 운용비용으로 계상할 수 있는 소수를 매출로 인식했다.
반대로 현대 유토피아호(Hyundai Utopia) 등 4척의 선박이 가스공사로부터 거둬들이는 운임은 모두 매출로 계상했다. 결론적으로 지난해 현대LNG해운이 공시한 감사보고서 상 매출은 4개 선박의 수익 전부와 6개 선박의 수익 중 운용비용 일부만을 합산한 수치다. 이에 따라 정확히 현대LNG해운이 연간 가스공사로부터 거둬들이는 수익은 매출로 집계되지 않았다.
다만 이를 다시 재분류해 현대LNG해운의 연간 매출 규모를 추정해 볼 수 있다. 지난해 매출은 2103억원이다. 여기에 금융리스채권 감소액 1088억원을 더하고, 금융리스채권 이자수익 379억원을 더하면 총 3570억원으로 불어난다. 이 금액이 지난해 현대LNG해운이 거둬들인 연간 매출로 추정된다.
수익성은 어땠을까. 지난해 현대LNG해운은 영업손실 19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금융리스채권 이자수익이 캐펙스투자의 마진으로 책정된 만큼, 이 금액 전부를 영업이익으로 환입해도 무리가 없다. 지난해 영업손실에 이자수익을 더하면 360억원으로 추정된다. 이를 기반으로 도출한 영업이익률은 10.08%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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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적으로 지난해 현대LNG해운은 매출 3570억원, 영업이익 360억원을 각각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설립 이듬해 첫 실적을 낸 2015년 매출 2407억원, 영업이익 204억원 대비 매출은 48.31%, 영업이익은 76.47% 각가 성장한 수치다. 최근 4년래 현대LNG해운의 외형이 그만큼 확대했고, 수익성도 높아졌다는 뜻이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캐펙스투자에 따른 비용과 마진은 금융리스계정으로 처리하고, 오펙스투자에 따른 비용과 마진은 매출계정으로 처리한다"며 "현대LNG해운은 선박을 아예 유형자산으로 설정해 놓지 않고 있고, 가스공사로부터 받을 운임을 금융리스채권으로 자산화해서 매년 채권을 줄여나가고, 채권에 따른 이자를 받는 형태로 회계를 작성한다"고 말했다. 이어 "별도로 계정처리 하지않고, 가승공사로부터 현대LNG해운으로 지급되는 모든 운임을 매출로 가정하면 그 규모는 3600억원 가량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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