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건설사, 정비사업 경고등 켜졌다 분양가상한제, 공급물량 위축 부채질…수주전략 변화 기로
신민규 기자공개 2019-10-18 08:22:19
이 기사는 2019년 10월 17일 07시3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형 건설사들이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시행으로 정비사업 매출 실현에 경고등이 켜졌다. 주택 사업기간이 장기화된 탓에 실제 매출연결까지 이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져서다. 올해 분양계획 대비 분양실적은 40%를 밑돈 것으로 나타났다. 재무여력은 높은 편이지만 서울 및 수도권 사업장 비중이 월등한 점을 감안할 때 수주전략에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국토교통부가 이달 추진 중인 주택법 시행령 개정안은 분양가 상한제 적용 필수요건을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지역'으로 바꾸는 것이 골자다. 투기과열지구에는 서울 전지역과 과천, 성남분당, 광명, 하남, 대구수성, 세종시가 포함돼 있다.
신용평가업계에선 그동안 수도권 정비사업을 독식해온 대형 건설사들의 타격이 클 것으로 내다봤다. 지금까지 안정적인 공사물량으로 인정받았지만 이번 규제가 시행되면 미착공 정비사업의 수주잔고는 실제 매출로 이어지기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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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신용평가는 상위 5개사(현대건설, 대림산업, GS건설, 대우건설, 포스코건설)의 최근 5년간 서울 정비사업 물량 비중을 22%로 집계했다. 같은 기간 전국물량 가운데 서울 비중이 9.6% 수준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대형사에 집중된 면이 있다. 올해 상반기 GS건설, 현대건설, 롯데건설, HDC현대산업개발은 전체 수주잔고 가운데 투기과열지구 내 미착공 정비사업 수주잔고 비중이 2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분양실적은 이미 부동산 규제 여파로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올해 들어 3분기까지 분양실적은 연초 계획대비 39.1% 달성하는 데 그쳤다. 현대건설은 올해 1만6246호를 계획했지만 지난달까지 2788호를 분양해 17.2% 진도율을 보였다. HDC현대산업개발(21.9%), SK건설(28.5%), 삼성물산(27%) 모두 20%대로 저조했다.
대형사 중에 1만호 이상 공급한 곳은 대림산업, GS건설, 대우건설, 포스코건설 정도였다. 이마저 대림산업(98.2%)을 제외하면 모두 분양계획 대비 절반의 실적에도 못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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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선 서울 및 경기 일대의 분양위축이 이번 규제시행으로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서울 및 경기 일대는 지금까지 분양물량 감소율을 낮게 유지해왔다. 전체 분양물량 감소율이 2.9% 수준이었던 반면 서울은 0.4%, 경기 및 인천은 0.1% 감소했다.
정부의 가격 통제 수준에 따라 정비사업이 아예 중단될 여지도 적지 않을 전망이다. 분양가 통제 목표수준이 현 시세의 70%까지 내려가면 사업진행 중단을 고려할 사업장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실거래가 대비 평당 분양가 비율이 평균 75% 내외이면 일반분양을 줄이거나 마이너스옵션 등을 활용하는 방법으로 사업을 진행할 것으로 내다봤다.
대형사들은 단기적인 재무여력은 충분한 상황이지만 수주전략 조정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지금까지 수익성 중심의 보수적인 수주전략을 펼쳤지만 잠재물량이었던 서울 정비사업 수주가 없어지면 수주절벽에 직면할 수 있어서다. 토목 및 플랜트 비중을 30%대로 낮춘 건설사 입장에선 주택사업부문도 기존에 하지 않았던 영역으로 진출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선 지방 및 가로주택정비사업 등 중소형 주택사업에 나설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투기과열지구의 재건축재개발 진행이 원활하지 않아 분양물량이 위축될 전망"이라며 "기타 사업장은 초기 분양률이 낮고 준공 후 미분양도 늘어 투기과열지구를 대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사업성 악화로 주택 사업기간이 예년 대비 장기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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