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변기 디스플레이 생태계]비에이치, 애플 와이옥타 채택에 수혜 기대⑨삼성디스플레이 공급 OLED 패널에 FPCB 공급…대형 패널은 수혜 ''미미
윤필호 기자공개 2019-11-10 08:09:00
[편집자주]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패러다임 변화가 시작됐다. LCD 시대가 저물고 유기발광다이오드(OLED)가 대세로 떠올랐다. 디스플레이의 변화는 실생활에 변화를 주는 것은 물론이고 한국 전자 산업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중견 소재 부품 장비 회사들은 시대 흐름 변화에 맞춰 사업을 다각화하거나 아예 도태되기도 한다. 대격변을 앞둔 디스플레이 산업 생태계의 현황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11월 07일 16: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연성인쇄회로기판(FPCB) 제조업체 비에이치는 스마트폰 성장과 함께 성장을 거듭했다. 애플 등 스마트폰 업체들이 중소형 OLED 채택을 늘리면서 삼성디스플레이의 패널 공급이 늘었고 여기에 필요한 연성회로기판을 비에이치가 주로 공급해왔다.디스플레이 패널 시장의 큰 변화는 LCD 대신 OLED로, 중소형에 이어 대형 OLED 패널 디스플레이가 확대된다는 점이다. 비에이치 입장에서 LCD 대신 OLED가 늘어나는 것은 수혜를 기대할 수 있는 대목이다. 대형 OLED 패널엔 FPCB 수익이 없어 당장 수혜를 기대하기 힘들다.
비에이치는 애플이 차기 아이폰에 삼성디스플레이의 와이옥타(Y-Octa)기술이 채택된 OLED 패널을 채택할 것이란 전망에 기대감을 갖고 있다. 다만 삼성디스플레이의 QD디스플레이 투자에 따른 수혜는 크지 않다.
◇20년 PCB 사업 외길…28개사와 경쟁에서 생존
비에이치는 1999년 이경환 대표이사 회장이 설립해 20년 동안 FPCB 사업을 영위했다. 범환플렉스로 시작해 2001년 비에이치플렉스, 2006년에 비에이치로 사명을 변경했고 사업도 다각화했다. 이 대표는 1987년 범환전자를 설립했다가 IMF로 위기를 맞이했다. 1999년 다시 투자를 유치해 범환플렉스로 PCB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 대표는 올해 상반기 말 기준으로 비에이치 지분 22.56%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비에이치는 그동안 기술을 꾸준히 쌓아오면서 국내 주요 FPCB 전문 제조업체로 자리를 잡았다. 2013년 한때 FPCB 업체는 국내만 28개사에 이를 정도로 늘었고 공급과잉에 따른 출혈 경쟁이 치열했다. 이후 구조조정을 거치면서 올해 8개 업체로 줄었고 이 가운데 디스플레이용 FPCB 제조업체는 4개사가 됐다. 비에이치는 이 같은 굴곡을 견디며 살아남았다.
지난해 경쟁사가 주춤한 사이에 시장 점유율 1위로 치고 나섰다. 주력제품인 디스플레이용 FPCB는 유연성을 갖춘 절연기판을 활용해 만든 배선판이다. 전기 신호를 전달하며 스마트폰과 자동차 전장, 의료장비 등에 사용된다.
FPCB는 2000년부터 기존의 경성 PCB를 대체하며 영역을 늘렸고, 2010년대 스마트폰의 등장과 함께 수요가 급격하게 늘었다. 비에이치는 처음부터 FPCB 개발에 집중하면서 사업을 펼쳐갔다. 주요 고객사는 삼성디스플레이로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LG전자에도 제품을 소량 공급하고 있다. 비에이치가 공급한 FPCB는 삼성디스플레이에 납품돼 중소형 OLED 패널에 탑재되고 이는 다시 삼성전자 갤럭시S나 애플 아이폰 등 스마트폰에 들어간다.
다만 주요 고객사인 삼성디스플레이가 투자에 나선 QD디스플레이는 대형 OLED 부문이어서 FPCB를 공급할 여지가 없다. 반면 OLED 전용 부품을 개발·생산하는 입장에서 LCD에서 OELD로 판이 바뀌는 상황은 향후 수익 확대에 긍정적이다. 향후 LG디스플레이 등 고객사의 경쟁 업체에서 중소형 OLED를 본격적으로 양산할 경우, 이에 맞춰 신규 매출이 발생하는 미래를 그려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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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와이옥타 기술 채택 기대감
증권가에서는 내년 비에이치의 실적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그 배경에는 삼성디스플레이 고유 기술로 만드는 와이옥타(Y-OCTA) OLED 패널에 대한 수요 증가 전망이 깔려있다. 와이옥타는 기존 별도로 분리됐던 플렉서블(Flexible) OLED와 터치 스크린 패널(TSP)을 하나로 합친 일체형 제품이다. AMOLED 패널 위에 터치 센서전극을 증착한 옥타(OCTA)와 플렉시블 기술 윰(YOUM)을 결합한 터치형 디스플레이 기술이다. 터치스크린 패널을 사용하지 않아 원가 절감이 뛰어나고 패널을 얇게 만들 수 있다.
와이옥타 최대 공급처는 삼성전자다. 2017년 갤럭시S8부터 탑재되기 시작했고 이듬해 갤럭시S9과 갤럭시S9플러스(+), 갤럭시노트9에 각각 채택했다. 애플이 내년에 신규로 출시할 아이폰은 3종 모두 OLED가 탑재되는데 여기에 와이옥타가 채택될 것이란 전망이 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와이옥타용 FPCB는 기존 제품보다 단가가 2~3배 높아 수익성 개선 기대감이 크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애플에 OLED 패널을 사실상 독점 공급하고 있고 비에이치는 이런 삼성디스플레이에 와이옥타용 FPCB를 공급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에서 비에이치로 수익 창출이 연쇄적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애플 아이폰 전용 와이옥타 생산을 위한 설비 투자를 진행 중인 만큼 와이옥타 채택 규모 등 세부 사항은 정해지지 않았다. 다만 애플이 삼성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LG디스플레이와 중국의 BOE에도 OLED 물량을 할애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어 신규 아이폰 3종에 OLED 패널을 100% 공급하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이 제시됐다.
폴더블 스마트폰이 양산 체제를 추진하고 있는 점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와이옥타는 OLED 패널의 구조 층을 더 단순하게 구현하면서 두께와 무게, 투과율 등에 장점을 갖춰 폴더블 스마트폰의 필수 부품으로 떠올랐다. 업계는 내년에 5세대(5G) 스마트폰이 본격화됨에 따라 대규모 교체 수요가 발생할 것이며 비에이치 등 관련 부품업체에 수요 증가로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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