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줌, '햇빛지도' 밝히고 IPO 간다 태양광 발전량 예측 기술 기반, 종합 플랫폼 성장 가도
박창현 기자공개 2019-11-14 08:08:08
[편집자주]
코넥스의 키워드는 인큐베이팅이다. 자금 조달 창구가 한정적인 초기 중소기업은 코넥스를 발판 삼아 강소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힘을 기른다. 전문투자사들도 투자 기회를 확보하며 모험자본의 선순환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코넥스 개장 6년 째 잠룡들은 이제 더 큰 창천을 꿈꾸고 있다. 라이징스타들의 성장 스토리와 강점, 기회 요인 등을 살펴보고 그 미래를 가늠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11월 13일 14: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태양광 발전은 우리 생활 속에 들어온 지 오래다. 아파트 옥상 위에 가지런히 놓여 있는 태양광 패널과 전국 산천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는 태양광 발전소들이 그 증거다. 태양광 발전 사업을 고민하는 사람들이 꼭 찾는 사이트가 있다. 바로 '해줌' 홈페이지다.이 사이트에서 가장 눈 길을 끄는 콘텐츠는 단연 '햇빛지도'와 '수익성 계산기'다. 전국 어느 곳이든 주소만 치면 태양광 설치에 따른 수익성과 일사량을 확인할 수 있다. 누적된 데이터 베이스와 태양광 발전량 예측 기술이 없다면 불가능한 서비스다. 데이터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태양광 기업, 그것이 바로 해줌의 경쟁력이다.
해줌은 2012년 서울대학교 학내 벤처가 모태가 돼 설립된 태양광 대여·발전, 온라인 플랫폼 기업이다. 서른 살 안팎의 젊은 공학도들은 태양광에 제대로 꽂혔다. 태양광이 신재생 에너지 시대를 여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기술 발전 속도와 보급성, 글로벌 정책 기조 등 모든 조건이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다.
다만 범람하는 태양광 기업들 사이에서 해줌만의 경쟁력을 갖출 필요가 있었다. 공학도들 답게 IT 기술을 태양광에 접목시켰다. 그렇게 나온 킬러 콘텐츠가 바로 햇빛지도와 수익성 계산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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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 초기부터 기술 개발과 데이터 축적 등 연구개발 비용을 아끼지 않았다. 당장 돈이 되지 않더라도 향후 부가가치 창출의 원천이 될 것이란 믿음이 있었다. 기상 위성(천리안)의 데이터를 구입하고, 이를 토대로 자체 일사량 추정 알고리즘을 만들었다. 또 국내 4000여개의 발전소와 제휴를 맺어 데이터의 양과 질을 늘렸다.
킬러 콘텐츠가 완성되자 '해줌' 사이트는 태양광 발전 사업자들의 '성지'가 됐다. 그 결과, 이제는 발전 설비 시공과 관리 보수, 시스템 대여 등 태양광의 A부터 Z를 아우르는 토탈 서비스 기업으로 성장했다.
현재 캐시카우가 되고 있는 사업은 태양광 대여 부문이다. 태양광 대여 사업자는 관련 법령에 따라 아파트 등에 태양광 설비를 무상으로 설치·대여해 주고 소비자의 줄어드는 전기 요금 일부를 대여료로 받을 수 있다. 또 이 과정에서 정부에 신재생에너지 생산인증서(REP)를 판매해 수익을 낸다.
해줌이 태양광 시장에서 확실한 입지를 구축하자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었고, 대여 사업자 1위 자리까지 꿰찼다. 당장 지난해 대여사업과 REP 매출을 통해서만 전체 매출의 절반이 넘는 약 70억원을 벌어들였다. 올해도 가입자 수가 늘면서 10% 이상의 성장세가 예상된다.
아울러 손상 가능성이 '0(제로)'에 가까운 REP 채권을 유동화해 자금 운용에도 운신의 폭을 넓히고 있다. 해줌의 올 3분기 말 기준 REP 채권 규모는 22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태양광 설비 구축 건설 사업과 부속 설비 유통 사업 역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해줌 기업 신인도도 높아지면서 믿고 쓰는 고객들이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80억원 수준이었던 해당 부문 매출은 올해 2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제휴 시공사 350여 곳과 유지 관리를 맡고 있는 2842개의 발전소가 모두 해줌의 핵심 자산들이다. 태양광 사업 플랫폼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한 만큼 성장 속도는 더욱 빨라질 가능성이 높다.
올해 처음으로 IT 데이터를 판매해 수익을 냈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해줌은 올 들어 국내 대기업에 태양광 실측량 데이터를 팔아 1억원의 매출 실적을 쌓았다. 대기업도 신뢰할 정도의 데이터 품질을 인정받은 셈이다. 해줌 측은 향후 발전량 예측 기술 기반의 다양한 수익 모델을 더 개발할 계획이다.
해줌의 다음 도전 목표는 '전력중개사업'이다. 신재생 에너지원의 확대로 가상발전소 시장 형성이 예상되는 만큼 이 분야에 중장기적으로 역량을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2021년 기업공개(IPO)도 계획하고 있다. 해줌 관계자는 "국내 최대 태양광 온라인 플랫폼을 구축하면서 에너지 클라우드의 기반이 닦였다"며 "중장기적으로 기업공개로 공모 자금을 확충해 전력 중개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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