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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방산' 부진 겪는 풍산, 영업익 역대 최저 가능성 [Company Watch]전기동 가격 지속 하락, 방산 부문 수출 규모 감소

김성진 기자공개 2019-12-18 10:42:12

이 기사는 2019년 12월 17일 15: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동과 방산 두 사업부문을 영위하는 풍산은 그동안 한 부문의 부진을 다른 부문으로 메우며 위기를 모면해왔다. 국제 전기동 가격 하락으로 신동 부문 부진이 지속되자 방산 부문 규모를 키우는 식이었다.

그러나 올해 신동과 방산 양 사업부문이 모두 부진하며 실적이 크게 악화했다. 신동 부문은 미중 무역전쟁 여파로 수요가 줄어든 데 따른 영향이 컸고, 방산 부문은 수출 부진과 맞물려 올 초 한화 대전공장 사고라는 악재가 발생했다. 이에 따라 지난 2008년 분할 이후 가장 낮은 영업이익을 기록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신동 부문 부진, 방산 부문 주력

풍산은 지난 2008년 인적분할을 통해 현재의 사업구조를 갖췄다. 창립 40주년을 맞은 시점에 지주사인 '풍산홀딩스'와 사업회사인 '풍산·풍산특수금속'으로 분할을 결정했고, 분할 이후 풍산은 신동과 방산 두 사업부문을 영위하고 있다. 신동부문은 동 및 동합금 판, 봉, 선 등 비철금속 소재를 생산하여 국내 및 해외시장에 판매하고 있다. 방산부문은 탄약을 제조해 국방부에 납품하거나 미국을 비롯한 해외 각국에 수출하고 있다.

풍산은 2000년대 후반만 하더라도 2000억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창출했다. 풍산의 근간을 이루는 사업이라 할 수 있는 신동 부문에서 호실적을 낸 덕분이었다. 당시 중국에서 동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했고, 국제 전기동 가격도 높게 형성돼 높은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었다.



그러나 2010년대 들어 영업이익이 1000억원 수준에서 머물기 시작했다. 주요 원재료인 국제 전기동 가격 하락이 지속된 탓이었다. 2011년 초 톤당 9000달러를 상회했던 전기동의 국제가격은 하락을 거듭해 2014년 7000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올해도 전기동 가격이 5500달러까지 떨어지며 지난 10년간 지속적인 가격 하락이 이어지고 있다.

원재료인 전기동 가격 하락은 풍산의 수익성 악화로 연결됐다. 풍산은 국내 LS니꼬동제련 및 해외 각 업체로부터 전기동을 매입해 동판, 동합금, 봉, 선 등을 제조해 판매한다. 전기동 가격이 떨어지면 원재료 구입비용은 감소하지만, 풍산이 만들어 판매하는 제품 가격도 떨어지는 현상이 발생한다. 쉽게 말해 매입가격보다 판매가격이 낮아지는 셈이다.

풍산은 신동 부문 부진이 장기화함에 따라 방산 부문에서 활로를 찾기 시작했다. 원자재 가격 변동에 따라 변동이 심한 신동부문 보다, 진입장벽은 높지만 안정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한 방산부문 규모를 키운다는 계획이었다. 풍산은 인적분할 첫 해인 2008년 파키스탄에서 1억 달러 규모의 대구경탄 수주를 확보하는 등 수출확대 기반도 마련했다.

방산 부문 확대는 성공적이었다. 2010년대 초반 5000억원 수준이던 매출규모는 2016년 8000억원 수준까지 성장했다. 방산 사업은 원가에 대한 이윤을 보장받는 사업구조를 갖기 때문에 비교적 안정적인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다. 이에 따라 2010년대 초반 신동부문 영업이익률이 2% 수준으로 떨어지는 동안 방산 부문에서는 15% 수준의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2018년 기점 실적 악화, 역대 최저 영업이익 가능성

큰 폭의 변화 없는 실적을 기록하던 풍산이 변화를 맞은 것은 지난해부터다. 풍산은 그동안 신동 부문 부진을 방산 부문 실적으로 메우며 비교적 안정적인 실적을 기록해왔다. 그러나 2017년까지 지속적으로 성장하던 방산 부문 매출 규모가 2018년 줄어들기 시작했다.

방산 부문 매출 감소 원인으로는 해외 수출 부진이 꼽힌다. 풍산은 그동안 국내서는 매해 5000억원 수준의 안정적인 매출을 기록하는 동시에 수출을 확대하며 전체 실적을 개선해왔다. 2013년 2400억원 수준이던 매출액을 2017년 3200억원까지 늘렸다. 그러나 해외 핵심 시장인 미국에서 탄약 수요가 줄어든 게 영향을 미쳐 2018년에는 1800억원으로 급감했다.


여기에 올해엔 안정적인 매출을 올리던 국내 시장에서도 악재가 발생했다. 올 초 한화 대전공장에서 폭발사고가 발생하며 풍산은 제품 생산에 필요한 수요품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 한화 대전공장이 가동을 멈춘 6개월 동안 매출이 지연됐다.

이에 따라 풍산은 지난 2008년 인적분할 이후 가장 저조한 실적을 기록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풍산은 올 들어 3분기까지 매출액 1조7400억원, 영업이익 24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와 비교해 각각 14.3%, 72.3% 낮은 수준이다.

다만 재무구조는 안정적으로 분석된다. 올 3분기 기준 부채비율은 93%로 지난 2014년 172%와 비교해 80% 가까이 개선됐으며, 1조3500억원이던 총차입금도 9200억원으로 감소했다. 잉여현금흐름은 플러스(+)를 유지하고 있다.

풍산 관계자는 “올해는 방산 부문에서 수출 부진과 국내서 발생한 뜻하지 않은 악재 탓에 실적이 악화했다”며 “한화 공장이 지난 8월부터 재가동하기 시작한 만큼 앞으로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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