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큐셀, 태양광 EPC 사업 핵심 '금융역량' 강화 금융 계열사와 사모펀드 설정…유럽에 전문 자산운용사 설립도 검토
최은진 기자공개 2019-12-24 07:21:21
이 기사는 2019년 12월 23일 16: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가 내년 초 한화케미칼과의 합병을 앞두고 태양광 발전소의 EPC(설계·조달·시공) 사업 확대를 위해 '금융 전문성'을 강화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EPC 사업은 일종의 태양광 발전소의 건설사업인데, 건설 능력만큼 투자와 펀딩, 매각 등 전반적인 금융 프로세스를 아우를 수 있는 역량과 인프라가 필요하다.이를 위해 해외 태양광 전문 자산운용사 설립까지 검토하고 있다. 올 초 한화자산운용 등 금융계열사와 손잡고 태양광 전문 사모펀드 조성을 추진한 데 이어 자산운용사 인프라 구축까지 고민하고 있는 셈이다. 태양광 사업에 강드라이브를 걸며 '태양광 전문기업'으로 발돋움 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는 최근 다운스트림(Down Stream) 사업부 내 투자금융팀 인력을 채용하고 있다. 대리부터 차장직급까지, 실무를 담당할 인력이 대상이다. 채용인력은 태양광 발전소의 EPC 사업을 위한 투자 및 펀딩, 관리 등 전반적인 금융업무를 담당하게 된다.
EPC 사업은 태양광 발전소의 건설 및 운영 등을 의미한다. 일종의 태양광 발전소 '건설업'과도 같다. 그동안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의 태양광 사업은 발전소 건설 이전 단계인 모듈사업에 초점을 뒀다. 발전소 EPC 사업은 전체 태양광 사업 매출의 10% 미만에 불과할 정도로, 취약부문이었던다.
발전소 건설에 대규모 자금이 투입될 뿐 아니라 이를 매각하는 데에도 상당한 전문성이 필요한 만큼 쉽게 접근하기 어려웠던 분야였다. 따라서 그동안 EPC 사업의 명맥을 이어나가는 데 있어 내부 인력 및 계열 금융 인프라만으로도 충분했다.
하지만 최근들어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는 태양광 사업 확대를 꾀하기 위해 EPC 사업에 강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이를 위해 가장 먼저 확보해야 할 역량이 금융 전문성이었다. 이의 일환으로 9월 IBK자산운용과 태양광사업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가 태양광 발전소의 EPC 사업을, IBK자산운용이 태양광 발전 사업의 지분참여와 금융조달 업무를 담당하는 방식으로 협업키로 했다.
한화그룹의 계열사도 전방위 지원하면서 한화자산운용을 중심으로 태양광 사업 투자 사모펀드 조성도 추진됐다. 한화생명 등이 투자자로 나서면서 펀드규모는 약 5000억원으로 확대됐다. 이 역시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가 태양광 발전소 EPC 사업을 강화하기 위한 자금으로 활용될 계획이었다.
이처럼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는 태양광 EPC 사업 강화를 위해 외부 및 내부 금융 역량을 활용하며 관련 전문성을 보강했다. 최근 내부 인력 채용을 진행하는 것 역시 이같은 일환으로 해석된다. 더 나아가 독자적으로 금융 인프라를 구축하는 방안까지도 검토하고 있다.
이 대안으로 꼽히는 게 바로 해외 자산운용사 설립이다. 태양광 발전 사업의 주요 공략처인 유럽에 태양광 전문 자산운용사를 세워 원활한 자금 조달은 물론 매각 및 수익배분 등을 자체적으로 해결해보겠다는 목표로 해석된다.
유럽은 타국 대비 친환경 정책을 강화하고 있어, 중국 다음으로 태양광 수요가 많은 지역으로 꼽힌다.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는 태양광 보조금 삭감으로 침체국면에 빠져 있는 중국 시장에서 일찌감치 발을 빼고 유럽을 중심으로 영업망을 확대하고 있다. 한화그룹이 태양광 시장에 적극 진출하기 위해 2012년 인수한 '큐셀' 역시 독일 등 유럽을 본거지로 삼고 있다.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는 해외 자산운용사를 독자적으로 설립하거나 현지 자산운용사와 손잡고 합작사(JV) 형태로 설립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한화투자증권과 한화자산운용 등 한화그룹 내 금융 계열사와의 협업도 예상해 볼 수 있다. 다만 이는 하나의 대안일 뿐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안은 아니다. 내부적으로 금융역량 강화를 위한 아이디어로 거론되며 스터디에 착수한 정도로 알려졌다.
한화그룹의 승계 후보자인 김동관 부사장이 소속 돼 있는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는 태양광을 그룹 신규 먹거리로 키우는 전초기지다. 내년 초 한화케미칼과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가 통합하면서 한화솔루션이라는 이름의 회사가 새롭게 출범한다. 한화그룹은 이를 단순 석유화학기업이 아닌 태양광 전문기업으로 탈바꿈 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는 곧 김동관 부사장의 승계 디딤돌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감안할 때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의 금융역량 강화 작업은 상당히 의미있는 일로 평가된다. 대규모 펀딩이 가능한 금융 전문성 및 인프라를 구축하게 되면서 발전소 EPC 사업까지 아우르게 되면, 통합 한화솔루션의 태양광 사업 규모는 대폭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EPC 사업 강화를 위해 금융 전문성을 보강하는 차원에서 전체 분야를 아우를 수 있는 인력 영입을 추진하고 있다"며 "자산운용 인프라나 역량 강화를 위해 다양한 아이디어가 나오고 있지만, 그 어떠한 사안도 정해진 게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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