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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 2020 점검]논스톱 '엔진' 롯데면세점, 세계 1위 넘본다창립 40주년 앞두고 매출 목표 초과달성…수익률 개선 '과제'

김선호 기자공개 2019-12-31 10:01:01

[편집자주]

내수 기반으로 성장해온 유통업계와 식음료업계는 2010년대 들어 변화를 시도한다. 해외로 눈을 돌려 새로운 시장 개척에 나섰고, 사업 다각화에 힘을 실었다. 2020년을 목표로 장기 비전을 발표한 곳도 많았다. 2020년까지 매출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끌어올려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목표로 삼았던 2020년 경자년(庚子年)이 코앞이다. 2020 비전을 제시했던 기업들을 대상으로 그간의 성과를 점검하고 향후 성장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12월 26일 08: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20년까지 세계 1위를 달성, 서비스업의 삼성전자가 되겠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2015년 롯데면세점 제2통합물류센터에서 개최된 ‘롯데면세점 상생 2020’ 선포식에 참석해 이와 같이 밝혔다. 2016년부터 2020년까지 5년 동안 매출 합산 29조원을 달성해 세계 1위 면세사업자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다.

롯데면세점은 이미 매출 목표를 초과달성한 상태다. 이제 남은 과제는 세계 면세시장에서 1위 기업이 되는 일이다. 내년 창립 40주년을 맞는 롯데면세점이 세계 정상에서 축배의 잔을 들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악재 속 고군분투 매출 성장

2020년 비전을 선포한 이후 롯데면세점은 잇따른 악재를 맞이했다. 2015년 면세점 특허심사에서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이 고배를 마셔 그 다음 해에 매장 문을 닫아야 했다. 2017년 3월부터는 중국발 악재 ‘사드보복’이 본격화돼 방한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했다. 지난해 7월에는 임대료 부담으로 인해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서 주류·담배를 제외한 전 점포를 철수했다.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은 2016년 관세청이 발급한 서울 시내면세점 신규 특허를 획득해 재개장할 수 있었으나 그동안 면세시장 내 경쟁은 심화돼 있었다. 주요 경쟁사 신라면세점(호텔신라)에 이어 신세계면세점(신세계디에프)이 가파르게 성장했다. 대기업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와 두산 등도 면세시장에 합류하며 출혈경쟁을 이어나갔다.

자료출처: 관세청

롯데면세점은 악재 속에서도 매출 성장세를 이어나갔다. 관세청 자료에 따르면 롯데면세점 국내 사업 매출(거래액 기준)은 2016년 5조9728억원, 2017년 6조589억원, 지난해 7조5419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11월 누적 매출은 8조4276억원으로 이미 전년 매출을 넘어섰다.

이를 모두 합산할 시 28조원에 이른다. 이는 롯데면세점이 국내 사업만으로 매출 목표(29조원) 96%를 달성한 수치다. 여기에 해외 사업을 통해 얻은 영업수익까지 합산할 시 롯데면세점이 제시한 매출 목표를 이미 초과달성했을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다만 롯데면세점이 출혈을 감내하며 매출 끌어올리기에 올인함에 따라 수익성은 저하됐다. 업계에 따르면 2017년 중국 사드 보복이 본격화됨에 따라 방한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하고 이로 인해 '송객수수료'가 치솟아 면세사업자의 부담을 가중시켰다. 송객수수료는 면세점이 인바운드 여행사와 가이드에 방한 관광객 모객을 대가로 지급하는 일종의 '알선수수료'다. 송객수수료 부담으로 인해 롯데면세점은 2017년 적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사드 보복으로 인한 국내 면세시장 한파는 아직도 여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호텔롯데 영업이익률은 롯데면세점 호실적 덕에 2014년까지 10%를 유지했으나 지난해 3%까지 내려앉았다. 올해 3분기에는 5%까지 회복되긴 했으나 2014년 실적까지 끌어올리진 못했다.

롯데그룹은 지주체제 전환의 마지막 퍼즐인 호텔롯데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호텔롯데 상장에 있어 롯데면세점 실적은 매우 중요하다. 호텔롯데 80% 이상의 매출이 롯데면세점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올해 성장 기틀을 다지는 데 주력한 롯데면세점은 내년부터 호텔롯데 상장을 위한 수익성 강화에 주력할 것으로 관측된다.

◇1위 ‘듀프리’ 맹추격…정상 도달 임박했나

영국 소재 세계 면세점 전문지 무디데이빗리포트(무디리포트)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면세시장 1위는 76억8700만유로 매출을 올린 듀프리다. 롯데면세점이 60억9300만유로 매출 규모로 2위에 이름을 올렸다. 1위와 2위 사이의 격차는 15억9400만유로(한화 기준 약 2조564억원)다. 두 업체 간 매출 격차는 매년 줄고 있다. 롯데면세점이 국내에 이어 해외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장하며 듀프리 매출을 맹추격하고 있는 모양새다.

자료출처: 무디리포트

롯데면세점은 인도네시아 시내면세점, 일본 간사이공항점에 이어 2016년 일본 도쿄 긴자 시내면세점, 2017년 태국 방콕 시내면세점과 베트남 다낭공항점, 작년 베트남 나트랑공항점 등을 잇따라 개점했다. 이를 통해 지난해 롯데면세점 해외매출은 전년동기대비 70% 상승한 2400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업계에 알려졌다.

올해 롯데면세점은 호주 소재 JR듀티프리를 인수해 호주 브리즈번공항점, 멜버른공항점, 다윈공항점, 캔버랑공항점과 뉴질랜드 웰링턴공항점을 추가했다. 베트남 시장에서도 롯데면세점은 하노이공항점을 추가한 데 이어 내년 시내면세점 개점을 통해 외형확장을 더 이룰 계획이다. 특히 내년에는 연매출 5000억원 규모인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 주류·담배 면세점 오픈이 예정돼 있다. 이를 통해 롯데면세점은 내년 1조원 해외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롯데면세점 국내 면세사업은 2015년부터 연평균 15.7%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를 적용해 추정하면 롯데면세점의 국내 사업 매출은 10조원 가량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해외 사업 확장을 통한 매출 확대 효과까지 가시화되면 롯데면세점이 내년 세계 1위 업체 듀프리 매출을 넘어설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국내 면세사업 확장과 해외 시장 진출로 내년 괄목할 만한 실적 향상이 이뤄질 것”이라며 “세계 1위 면세사업자 도약도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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