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 2020 점검]제너시스비비큐, 식지 않은 '글로벌 1위' 프랜차이즈 꿈매출·가맹점 목표 달성 가능성 '희박'…누명 벗은 윤홍근 회장, 치킨 사업 탄력
양용비 기자공개 2019-12-31 11:00:00
[편집자주]
내수 기반으로 성장해온 유통업계와 식음료업계는 2010년대 들어 변화를 시도한다. 해외로 눈을 돌려 새로운 시장 개척에 나섰고, 사업 다각화에 힘을 실었다. 2020년을 목표로 장기 비전을 발표한 곳도 많았다. 2020년까지 매출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끌어올려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목표로 삼았던 2020년 경자년(庚子年)이 코앞이다. 2020 비전을 제시했던 기업들을 대상으로 그간의 성과를 점검하고 향후 성장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12월 26일 16: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윤홍근 제너시스비비큐 회장(사진)은 2010년 전후 원대한 포부를 드러냈다. 2020년까지 글로벌 5만개 가맹점, 매출 50조원(가맹점 매출 포함)을 달성하겠다고 했다. 2020년이 되면 글로벌 톱 프랜차이즈인 ‘맥도날드’를 넘어 세계 1위 프랜차이즈 그룹이 되겠다는 목표였다.윤 회장의 비전은 제너시스비비큐의 괄목할 만한 성장세에서 비롯됐다. 윤 회장이 닭 유통사 마니커의 영업부장을 맡다가 치킨 전문점 비비큐를 세운 때는 1995년이다. 이후 올리브치킨이라는 대표 메뉴를 통해 2000억원대 매출 기업으로 성장했다. 이 과정에서 제너시스비비큐가 운영하는 외식 브랜드는 8개까지 늘어났다.
다만 2010년대 BHC 매각, 중국 사드 등으로 고전을 겪으며 실적이 둔화됐다.
제너시스비비큐는 최근 윤홍근 회장이 갑질누명에서 벗어나면서 가벼운 마음으로 2020년 재도약을 준비할 수 있게 됐다. 매출 50조원, 세계 1위 프랜차이즈 그룹을 향한 비전은 내년부터 다시 시작할 것으로 전망된다.
◇50조 매출, 높았던 목표…글로벌 1위 꿈 ‘여전’
윤 회장이 2020년을 그리며 꿈꿨던 숫자는 ‘50조원’이었다. 본사 매출 뿐 아니라 가맹점 매출을 통틀어 50조원을 달성하면 맥도날드를 넘을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결과적으로 윤 회장이 꿈꿨던 2020년 비전은 달성이 힘들어졌다.
지난해 기준 제너시스비비큐의 매출은 2367억원. 올해도 이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는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1900여개 가맹점 매출을 모두 합쳐도 9000억원 수준으로 1조원에 못 미친다. 2020년 총 매출 목표의 2% 수준인 셈이다.
글로벌 5만개 가맹점을 열겠다는 당초 비전도 사실상 달성이 힘들어졌다. 현재 제너시스비비큐는 총 57개국에 진출해 가맹점 300여개를 보유하고 있다. 애초 비전의 1% 수준이다.
윤 회장이 세웠던 2020년 매출 목표는 애초부터 달성하기 힘들었을지 모른다. 국내 굴지의 대기업 유통사를 통틀어도 20조원 이상 매출을 기록하는 곳을 찾아볼 수 없기 때문이다. 윤 회장이 2020년 매출 목표를 높게 설정한 것은 국내를 넘어 글로벌 기업으로서 거듭나겠다는 의지를 대외적으로 표출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제너시스비비큐가 그렸던 비전의 중심에는 해외사업이 자리 잡고 있다. 중국과 미국을 시작으로 동남아에서도 승부수를 띄우겠다는 복안이었다. 2006년 중국의 화도그룹과 손잡고 현지에 진출한 것도 글로벌 기업이 되기 위한 포석이었다.
제너시스비비큐는 중국에 진출한 이후 세를 점진적으로 확장해 나갔다. 2017년까지 중국 내 매장 수만 150여개에 달했다. 중국 내 점포 수 증가로 글로벌 점포 확대의 꿈은 서서히 현실화 돼 가는 듯 했다.
그러나 제너시스비비큐도 2017년 발생한 중국의 사드 몽니 여파를 피할 수 없었다. 중국인들의 한국 기업 상품 구매력 저하로 150여개에 달했던 매장 수는 10개 수준까지 쪼그라들었다. 철수나 다름없는 수준인 셈이다.
제너시스비비큐 관계자는 “글로벌 사업은 내실을 다지면서 2025년까지 세계 1위 목표 달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중국 사업은 현지에 진출한 우리기업의 동태를 파악하면서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누명 벗은 윤홍근 회장, 치킨에 집중한다
윤 회장이 갑질 논란의 누명을 벗으면서 제너시스비비큐 사업에 집중력을 높일 수 있게 됐다. 몸과 마음이 가벼워진 윤 회장은 어수선해진 분위기를 다잡기 위해 심기일전하고 있다. 최근 윤 회장은 내년 경영 계획 수립에 몰두하면서 분위기 반전을 노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너시스비비큐 관계자는 “그간 사실과 다른 부정적인 이슈들로 실적이 많이 줄었다”며 “주요 고객 타깃팅 변화와 브랜드 운영 전략에 변화를 줘 명실공히 1위 브랜드로서의 지위를 되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너시스비비큐는 최근 치킨의 주요 고객층을 2030대로 설정했다. 젊은 브랜드로 다시 태어나기 위해서다. 아울러 홈쇼핑과 영화관, 편의점 등 영업 플랫폼을 다각화해 브랜드 영향력을 높이겠다는 계산이다.
내년부터 제너시스비비큐는 모태라고 할 수 있는 치킨 프랜차이즈 사업에 집중할 예정이다. 국내 뿐 아니라 동남아에서도 치킨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만큼 현지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는 전략이다.
치킨 이외의 브랜드에 대해선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쏘신'과 '닭익는 마을'의 경우 점포 리뉴얼을 통해 적극 확장할 계획이지만 이 외 5~6개 브랜드는 '아웃 정책'을 고려하고 있다. 브랜드 통합이나 리뉴얼, 폐점 등을 염두에 두고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
글로벌 사업도 고삐를 늦추지 않을 계획이다. 글로벌 사업을 강화하겠다는 기조는 변함이 없다. 중국과 베트남에서 한류 열풍이 지속되고 있고, 미국 사업은 정착기에 들어섰기 때문이다. 현재 제너시스비비큐가 진출한 57개국 가운데 현지 법인을 두고 있는 곳은 중국과 미국, 베트남이다.
특히 미국 사업은 진출 이후 10여년 만에 성과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최근 현금흐름이 좋아지고 있어 그간 누적된 적자가 해소되고 있다는 게 제너시스비비큐의 설명이다. 미국 사업이 개선되면서 그룹 전체의 경영 재무제표나 경영지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제너시스비비큐는 미국 전역에 총 15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본사 직영 형태로 운영하던 제너시스비비큐가 가맹 사업에 나선 것은 2015년부터다. 제너시스비비큐는 현재 15개인 매장 수를 이른 시기 내에 50여개 까지 늘리겠다는 복안이다.
제너시스비비큐 관계자는 “2025년 세계 1위 프랜차이즈 기업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그동안 있었던 이슈에 대해 내부적으로 반성하면서 이겨낼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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