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판 SK디스커버리, 자회사 주식 쇼핑 SK가스 공개매수 이어 SK플라즈마 RCPS 매입…투자강화 차원
최은진 기자공개 2019-12-30 08:42:33
이 기사는 2019년 12월 27일 14: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창원 부회장이 최대주주인 SK디스커버리가 SK건설 지분 매각을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자회사 지분을 잇따라 매입하고 있다. 이미 견고한 지배력을 갖추고 있음에도 SK가스, SK플라즈마 등 자회사 주식을 추가로 매입하며 지분율을 늘리고 있다. 업계에선 완전한 지배력을 통해 적극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로 해석하고 있다.SK디스커버리는 SK플라즈마의 전환상환우선주(RCPS) 78만6765주를 주당 3만5235원에 취득했다고 26일 공시했다. 지분율로 따지면 7.85%, 총 277억214만원 규모다. 세부적으로 '케이디비씨-파라투스 제1호 사모투자전문회사'가 보유하던 물량 가운데 65만5638주(6.54%)를 취득했고, 'STIC Private Equity Fund Ⅲ L.P.'와 'STIC Shariah Private Equity Fund Ⅲ L.P.'에게 각각 11만970주(1.11%), 20만148주(0.20%)를 매입했다.
이로써 SK디스커버리의 SK플라즈마 지분율은 보통주 601만4367주(보통주 기준 100%)에 더해 기존 60%에서 67.85%로 확대됐다. 나머지 32.15%는 '케이디비씨-파라투스 제1호 사모투자전문회사' 등 FI투자자들이 RCPS로 각각 나눠 갖고 있다.
SK플라즈마는 2015년 혈액제 제조 및 판매를 목적으로 설립된 SK디스커버리(옛 SK케미칼)의 자회사이다. 설립 당시 '케이디비씨-파라투스 제1호 사모투자전문회사'를 신주 인수자로 하는제3자배정 방식의 유상증자를 실시하면서 RCPS를 발행했다. 이 중 일부를 SK디스커버리가 인수한 후 전량을 'STIC Private Equity Fund Ⅲ L.P.'와 'STIC Shariah Private Equity Fund Ⅲ L.P.'에 넘겼다.
RCPS 발행 및 당시 거래 가격은 주당 2만9928원이었다. SK디스커버리는 SK플라즈마가 FI투자자들에게 우선주 배당금을 지급하기 어렵거나 상환 시 상환재원이 부족한 경우, 그 부족분을 충당키로 하는 자금보충약정을 맺었다.
SK디스커버리는 SK플라즈마의 지배력을 확대하는 차원에서 FI투자자들과 협의 끝에 지분 일부를 사들이기로 결정했다. 매입가격은 4년간 회사가치 상승 등을 반영해 발행 및 거래 당시 가격보다 주당 5307원 가량 웃돈을 얹었다. 또 FI투자자들간 공동매도권(Tag-along right) 옵션이 설정돼 있어, 각 FI투자자에게 일정 물량씩을 사들이는 방식을 택했다.
이미 SK플라즈마의 지분율을 60%, 의결권 있는 보통주 기준으로는 100%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추가로 지배력 확대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데 주목된다. SK플라즈마를 완전한 영향력 하에 넣어, 대주주 영향력을 강화시키겠다는 목표로 해석된다. 이는 사업에 대한 자신감으로도 풀이된다. SK플라즈마는 무형자산손상차손 등으로 인해 당기순손실이 이어지고 있지만, 지난해 영업이익이 흑자로 돌아선데다 최근에는 자체 혈액제 기술을 인도네시아에 수출하는 등 고무적인 성과를 내기도 했다.
SK디스커버리는 추가로 FI투자자들이 보유한 나머지 RCPS 전량을 매입하는 방안도 검토할 방침이다. 추가 자금여력이 있는만큼 완전한 지배력 확보 차원에서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SK디스커버리는 6월 SK건설 지분을 매각하면서 완전한 지주사 체제를 갖춘 후 자회사 지분 매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SK플라즈마에 앞서 또 다른 자회사인 SK가스의 지분을 추가로 확보하기 위해 지난달 공개매수에 나서기도 했다. SK가스 주식 89만709주를 주당 8만7900원에 매입해, 지분율을 기존 55.6%에서 65.3%로 9.7%포인트 확대했다.
SK가스의 지배력이 충분한 상태에서 공개매수로 추가지분을 확보하는 것에 대해 투자자들은 상당한 의구심을 가졌다. SK디스커버리는 이 때도 지배력 확대를 꾀하는 동시에 사업에 대한 자신감을 표명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SK디스커버리가 잇딴 자회사 지분 매입에 나서는 이유는 투자처 발굴 차원이다. 지주사 완성을 위해 반드시 풀어야 할 지주사 행위제한 요건을 해소하기 위해 SK건설 지분을 PRS(Price Return Swap, 주가수익스왑) 방식으로 매각한 후 확보한 약 3040억원으로 유망사업 투자에 나섰다. 그러나 이미 SK디스커버리 내 꽤 다양한 사업을 벌여놓고 있는만큼 새로운 사업에 진출하기 보다는 기존사업에 더 적극적으로 투자하는게 낫다고 판단, 자회사 지분 매입을 결정했다. SK디스커버리는 자회사를 통해 부동산 개발, 백신개발, 화학, LNG 발전사업 등을 영위하고 있다.
SK디스커버리 관계자는 "SK건설 지분 매각 자금으로 자회사 지분 매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데, 이는 지배력 확보와 사업 투자 강화 차원으로 해석하면 된다"며 "추가로 지분 매입에 나설지도 현재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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