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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코퍼, '복잡 함수' 대비 포석?…수뇌부 재정비 이상기 부회장·이준우 대표이사 인사 단행…신사업 발굴·KCGI 돌발 변수 대응 관측

김경태 기자공개 2020-01-02 11:13:23

이 기사는 2019년 12월 30일 13:44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림그룹의 사실상 지주사 역할을 하는 계열사의 최고경영진급 인사를 단행했다. 오랜 기간 대림그룹에 몸담아온 이상기 사장이 대림코퍼레이션 역사상 처음으로 전문경영인 부회장 타이틀을 꿰찼고, 외부 출신인 이준우 부사장이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됐다.

앞서 올해 초 김상우 대림산업 유화부문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한 바 있다. 이번 인사는 석유화학(유화)사업을 더욱 확대하고 신사업을 발굴하려는 의지로 해석된다. 또 올해 생긴 복잡한 상황을 대비하려는 포석으로도 비춰진다는 평가다. 일명 강성부 펀드인 케이씨지아이(KCGI)가 2019년 3분기 대림코퍼레이션의 지분을 대거 매입한 상태인데, 향후 경영쇄신과 사업 확대를 하는 과정에서 혹시 모를 변수를 일으킬 가능성을 대비해 전열을 재정비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상기 사장, 대림코퍼레이션 첫 전문경영인 부회장 승진

대림그룹은 이날 이상기 대림코퍼레이션 사장(대표이사, 사진)을 부회장으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대림그룹 관계자는 "지난달 그룹 인사가 있었는데, 대림코퍼레이션의 이사회 일정 등을 고려해 이번에 최고경영자 인사를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신임 부회장은 부산 동인고를 졸업하고 서울대에서 원예학을 전공했다. 그는 물류 및 해운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업계에 따르면 한국특수선(현 KSS해운)에서 몸담기도 했다. 그 후 대림그룹에는 1997년 합류했고 20년 이상 근무했다.

그는 이해욱 대림그룹 회장과 중요한 인연이 있기도 하다. 2001년 설립된 대림그룹의 물류 계열사이자 이 회장의 개인회사였던 대림에이치앤엘(대림H&L)에 적을 두고 있었다. 2002년부터 물류사업부 상무를 맡았다. 대림H&L은 2008년 대림코퍼레이션에 합병됐고, 이 부회장도 대림코퍼레이션으로 소속이 바뀌었다.

2010년부터는 대림코퍼레이션 서비스사업총괄 전무가 됐다. 2015년에는 개발사업실과 상사부문 부사장을 역임했다. 이어 2017년에 대표이사 부사장이 됐고, 작년에 사장에 등극하면서 초고속 승진을 거듭했다. 불과 2년 만에 부회장으로 올라서면서 그룹 수뇌부의 신뢰를 다시 한번 확인했다.

대림코퍼레이션이 최근 역성장하는 가운데 승진 인사가 이뤄진 점도 눈길을 끈다. 작년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역성장했고 올해도 마찬가지다. 다만 흑자를 지속적으로 거두고 있다. 올해 3분기 누적 연결 매출은 2조2826억원, 영업이익은 654억원이다. 당기순이익은 1222억원이다.

출처: 사업보고서, 기준: 연결, 단위: 백만원, %

이 부회장의 승진으로 대림코퍼레이션은 사상 처음으로 전문경영인 출신 부회장을 배출하게 됐다. 대림코퍼레이션에는 부회장 이상의 인물이 있기는 하지만, 오너인 이 회장이다. 이 회장은 대림코퍼레이션에 지속적으로 적을 뒀고, 현재도 마찬가지다. 등기임원은 아니지만 상근 미등기임원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대림산업에서는 올해 초 유화사업을 담당하던 김상우 사장이 부회장으로 올라섰다. 대림코퍼레이션의 주력 사업은 석유화학 도소매, 물류 등으로 대림산업의 유화 부문과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 이를 고려하면 그룹 차원에서 유화사업에 더욱 힘을 싣는 것으로 풀이될 수 있다는 평가다.

대림그룹은 "이상기 부회장은 대표이사로 활동하며 협력회사와의 상생경영을 강화하는 한편 경영쇄신을 주도해 사업투명화에 기여했다"며 "특히 임직원들과 직접 소통에 나서며 기업문화 개선을 주도했다는 평가를 받았고 향후 부회장으로서 투명한 기업문화를 만드는데 주력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M&A 전문가' 이준우 부사장, 대림코퍼 대표이사 등극…KCGI 대비?

대림그룹은 이날 이준우 대림코퍼레이션 부사장(사진)이 대표이사를 맡게 된다는 내용도 발표했다. 이 부사장은 휘문고를 졸업한 뒤 연세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했다. 동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를 취득했다.

그는 정통 대림맨은 아니다. 여러 대기업을 옮겨 다니며 경력을 쌓은 외부 출신이다. 이 회장 체제에서 대림그룹은 LG그룹 출신들을 중용하는 등 꼭 내부 출신이 아니더라도 능력 위주의 인사를 강조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 이곳저곳에서 경험을 쌓은 이 부사장 역시 신임을 받을 수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그는 LG전자와 STX그룹에서 경험을 쌓았고 2013년 대림산업의 경영기획 담당 상무로 합류했다. 하지만 2016년 LS그룹으로 떠났다. ㈜LS에서 사업조정부문장을 맡았다. 당시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에 LS오토모티브와 LS엠트론의 동박ㆍ박막 사업부 매각하는 작업을 주도했다.

당시 성공적인 거래로 평가받으며 재계뿐 아니라 PE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KKR이 인수한 뒤 업황 변화 등으로 해당 사업부들의 가치가 급격하게 뛰면서 오히려 '헐값 매각'이 아니었냐는 내부 지적이 나오면서 순탄치 않은 시간을 보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결국 그는 올해 다시 대림그룹에 복귀하는 결단을 내렸고 전무로서 대림산업의 투자개발실장을 맡았다. 그러다 올해 6월 대림코퍼레이션의 COO(최고운영책임자: Chief Operating Officer)를 담당했다. 약 반년이 지난 올해 11월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이어 대표이사까지 꿰차면서 그룹 수뇌부의 믿음을 얻고 있다는 점을 증명했다. 그가 쌓아온 경력을 고려할 때 구조조정이나 신사업 발굴 등 대림코퍼레이션이 사업 재편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평가다.

이 부사장의 대표이사 등극이 KCGI의 주식 매입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도 있다. KCGI는 올해 3분기 재단법인 통일과나눔이 매각한 대림코퍼레이션 지분을 매입했다. 3곳의 유한회사를 내세웠고 그레이스홀딩스와 캘거리홀딩스, 돌핀홀딩스가 각각 160만6960주(15.3%), 119만1614(11.3%), 63만8774주(6.1%)를 보유하고 있다.

현재까지 KCGI가 한진그룹에 했던 것처럼 대림코퍼레이션에 눈에 띌 만한 공격을 하지는 않았다. KCGI는 지분 매입 당시 보도자료를 통해 "KCGI 및 다른 투자자들의 대림코퍼레이션에 대한 투자가 적대적인 행동주의를 표방하는 것이 아님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며 "그간 KCGI가 지속적으로 강조해 왔듯이 우리는 주주로서의 개선요구들을 성의껏 받아들이려는 경영진에게는 오히려 그들의 파트너가 될 수 있으며, 적법한 기업경영 승계 또한 지원할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계열 거래에 기반한 매출 비중이 높다는 점 등 경영 비효율성을 지적하기도 했고 어떤 사안에서 순식간에 돌변할지는 모르는 상황이다. KCGI가 공격적인 행동에 나설 때 이를 현명하게 되받아칠 수 있는 경험을 가진 인물로는 M&A 분야에 정통한 이 부사장이 제격일 수 있다. 이 때문에 이번 최고경영자 인사에 KCGI의 존재도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림그룹은 "이준우 대표이사는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서 글로벌 디벨로퍼 사업을 가속화 한다는 계획"이라며 "이를 위해서 전사적으로 강도 높은 경영혁신 활동을 추진해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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