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승부수]롯데건설, 해외사업에 명운 건다하석주 사장 "글로벌 개척 선택 아닌 숙명"…해외 비중 3.5%
고진영 기자공개 2020-01-07 08:22:46
이 기사는 2020년 01월 06일 07: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절체절명의 한 해가 될 것입니다.”2020년을 시작하는 하석주 롯데건설 사장이 경고 메시지를 던졌다. 직면한 현실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신년사 서두를 뗀 그는 급변하는 환경이 생존을 위협한다고 걱정했다. 무엇보다 해외사업 확대를 위기 극복을 위한 가장 큰 과제 중 하나로 꼽았다.
2일 신년사에서 하석주 사장은 “글로벌시장, 미래시장 개척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숙명”이라고 강조했다. 국내와 주택에 치중된 사업구조를 지닌 만큼 포트폴리오 개선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그는 2017년 취임한 이후 내리 해외사업의 중요성을 언급해왔다. 2018년 첫 신년사를 하면서 "롯데건설의 미래는 해외 사업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짚었고 "2019년에는 해외시장의 선별적 확대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해외에서의 성공을 회사 앞날과 묶어 보고 있는 셈이다.
이번 신년사가 예년보다 더 다급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그간 노력에도 아직 해외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2018년까지 5년 동안 롯데건설이 해외에서 거둔 연간 매출은 한 번도 전체의 10%를 넘기지 못했다. 2019년 3분기 매출에서도 해외 비중은 3.5%를 겨우 넘겼다. 특히 주택사업 편중이 심해 매출의 절반 이상을 국내 주택에 기대는 사업구조가 3년째 계속되는 중이다.
물론 채산성이 좋은 주택부문을 중심으로 외형을 키운 덕분에 수익성이 꾸준히 개선됐다. 롯데건설 영업이익률은 2010~2015년 3%대에서 현재 7% 이상으로 높아졌다. 그러나 수년을 이어온 호시절에도 이제 균열이 생기고 있다.
롯데건설은 2015년을 기점으로 매년 매출이 늘려왔지만 2019년 들어서는 매분기마다 매출이 역성장하고 있다. 2019년 3분기 누적 기준으로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6%, 영업이익은 22%가량 줄었다. 2019년 한 해 외형이 후퇴할 경우 이는 4년 만에 처음이다.
이런 부진은 주택경기가 침체되면서 분양 일정이 지연됐기 때문이다.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분양가 상한제 등 각종 규제에 따라 정비사업 일감도 찾기 힘들어지고 있다. 롯데건설이 2019년 수주한 정비사업 규모는 7000억에 채 못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7년과 2018년 각각 1조 8500억원, 1조5300억원어치의 정비사업을 따낸 것에 비교하면 대폭 쪼그라들었다.
하석주 사장이 해외에 승부수를 던진 것도 이런 사정 탓이다. 그는 이번 신년사에서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2년전부터 본격 진출한 동남아 전략국가 시장에서 차별화된 사업모델을 구축하고 현지 파트너사를 지속 발굴해야 한다”며 “국가별, 공종별 주력시장과 신상품 개발을 위한 현지화를 전사 차원에서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건설은 동남아를 중심으로 주택, 토목, 플랜트 등 모든 분야에서 사업 기회를 엿보고 있다. 2019년 12월에는 인도네시아 현지 부동산기업과 합작사를 설립하기도 했다. 수도 자카르타에 사업비 4500억원 규모의 주상복합을 개발하는 프로젝트다. 이 밖에 2019년 2월 베트남 현지법인인 롯데랜드를 설립했고 5월에는 베트남 현지 부동산 개발업체와 파트너십을 맺고 호치민 '더 그랜드 맨해튼' 등 신도시 개발에 참여하기로 했다.
현재 롯데건설의 해외 매출을 지역별로 보면 2019년 3분기 기준 인도네시아가 683억원으로 가장 높고 그 뒤로 카타르 120억원, 일본 119억원, 베트남과 말레이시아 각각 114억원, 캄보디아 71억원, 파키스탄 61억원 등 순이다. 2019년 신규 수주로는 3건이 잡혔다. 모스크바 롯데플라자 리모델링 공사(365억원), 말련 뉴 보일러 프로젝트(131억원), 인도네이사 라인(LINE) 프로젝트 부지조성 공사(683억원)를 새롭게 따냈다. 각각 롯데루스, 말레이시아 롯데케미칼타이탄, 롯데케미칼 인도네시아 법인이 발주했다. 이 밖에도 베트남 그랜드 맨해튼 프로젝트(1355억원) 수주가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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