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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승부수]한화그룹 새로운 키워드 '안전·컴플라이언스'김승연 회장 신년사 통해 처음 언급…'공장사고·일감 몰아주기' 영향

김성진 기자공개 2020-01-06 08:27:54

이 기사는 2020년 01월 03일 14: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올해 그룹 신년사에서 '안전'과 '컴플라이언스'라는 단어를 언급해 눈길을 끈다. 김 회장이 2010년대 들어 발표한 신년사에서 두 단어를 함께 꺼낸 것은 올해가 처음으로, 그동안 '정도경영'이라고 두루뭉술하게 표현하던 것을 구체화했다는 점에서 지난 신년사들과 차이를 보인다. 지난해 한화 대전공장 사고와 일감 몰아주기 논란 등이 이번 신년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2일 김 회장은 서울 중구 소공로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신년하례회에서 "정도경영은 이제 한화인 모두의 확고한 신조로 뿌리내려야 한다"며 "그중에서도 '안전'과 '컴플라이언스'는 우리 한화를 영속적인 미래로 나아가게 할 든든한 두 바퀴며 한화의 이름으로 진행되는 모든 업무들은 언제나 안전과 준법경영, 이 두 가지의 완벽한 실천으로부터 시작돼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그동안 신년사를 통해 거듭 준법경영에 대해 강조해왔다. 2019년 신년사에서는 "한화의 모든 기업활동은 신의에 바탕을 둔 정도경영이어야 하며 이것은 기업을 경영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신념"이라고 말했다. 2018년 신년사에서는 "마지막으로 우리 한화는 모든 기업활동에서 정도경영을 근간으로 삼고, '함께 멀리'의 철학을 적극 실천해 나가야 한다"고 했다.

김 회장은 올해도 어김없이 정도경영의 중요성을 역설했지만 '안전'이란 단어를 콕 집어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안전'은 다른 여느 대기업들의 신년사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운 단어로, 보통 '변화', '도전', '위기극복' 등이 신년사 단골 용어로 활용된다.

'안전'이 신년사에 등장한 이유로는 지난해 발생한 사고 탓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2월 화약과 폭약 등을 다루는 한화 대전공장에서 폭발사고가 나며 근로자 3명이 숨졌고, 앞서 2018년 5월에도 같은 공장에서 폭발사고로 사상자가 발생한 바 있다. 폭발사고가 9개월 만에 연달아 발생하며 안전관리 부실에 대한 지적이 일었었다.

'안전' 문제는 기업의 마땅한 사회적 책임이면서 실적과도 직결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지난해 ㈜한화는 대전공장 사고 탓에 약 6개월간 가동이 중단되며 전년 대비 실적이 악화했다.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기준으로 매출액은 2조9663억원, 영업이익은 992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9.3%, 61.5% 감소했다. 아울러 ㈜한화로부터 부품을 납품 받는 다른 방산업체들의 실적 악화에도 영향을 미쳤다.

'안전'과 함께 한화그룹 신년사에서 눈에 띄는 단어는 바로 '컴플라이언스'다. '컴플라이언스'는 '준법'이란 뜻으로 지난해 신년사에서 처음 등장한 이후 올해도 언급되며 2년 연속 강조되는 키워드다. 특히 한화그룹은 2018년 말 신설한 컴플라이언스위원회를 신설하며 준법경영 강화에 대한 의지를 나타내기도 했다. 컴플라이언스위원회는 그룹 전체 컴플라이언스 정책을 수립하고, 각 계열사의 이행 여부를 점검하는 한편 준법경영을 위한 업무를 자문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

김 회장이 신년사에서 '컴플라이언스'를 강조하는 배경으로는 일감 몰아주기 등 이슈와도 관련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화그룹에서 방산체계와 계열사 시스템통합(SI) 사업을 영위하는 한화시스템은 옛 한화S&C 시절부터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와 감시를 받고 있다. 한화시스템은 한화그룹 삼형제가 100% 지분을 소유한 에이치솔루션이 2대주주로 있다. 또 최근에는 공정위가 한화케미칼이 김 회장의 누나 회사에 일감을 몰아준 혐의를 포착해 심사보고서를 발송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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