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홀딩스, 적자 계열사에 고심 끝 '자금 지원' [Company Watch]현대차그룹 중국시장 고전 탓 현지법인 부진…국내 자회사 자금 대여, 부채비율 관리 목적
김경태 기자공개 2020-01-22 09:18:42
이 기사는 2020년 01월 21일 11시1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평화홀딩스가 해외에 소재한 적자 법인에 대한 자금 지원에 나섰다. 최근 손실을 기록하고 재무가 악화된 점을 고려해 운영자금을 빌려줬다. 약 1년간 내부 검토를 진행할 정도로 신중하게 진행했다. 지난달에는 국내에 있는 적자 법인에 자금을 대여하는 등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어 향후 추가적인 조치에 나서게 될지 주목된다.◇중국 천진법인, 현대·기아차 부진 사정권
평화홀딩스는 이달 17일 이사회를 열고 '천진평화기차배건 유한공사(Tianjin Pyung Hwa Auto Parts Co.,LTD)에 114억4780만원을 대여하기로 결정했다. 기간은 내년 1월 1일까지다. 천진평화기차배건에 대한 대여금 총액은 400억9780만원으로 증가했다.
평화홀딩스 관계자는 "이번 자금 대여는 운영자금 사용을 위한 것"이라며 "약 1년 정도 검토를 한 뒤 진행했다"고 말했다.
평화그룹은 중국에 3개의 법인을 보유하고 있다. 우선 천진평화기차배건은 자동차 부품 중 방진, 호스 제품을 만든다. 천진평화기공기차부건 유한공사는 프레스와 절삭 제품을 생산한다. 2개 법인 모두 2003년에 설립됐다. 2005년에는 배합고무를 담당하는 천진평화애래사태극(옛 천진평화화공 유한공사)를 만들었다.
최대 고객사는 현대차그룹이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중국 시장 점유율 확대 전략에 따라 보조를 맞추면서 성장을 노렸다. 하지만 3년 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가 발생하면서 상황이 급변하기 시작했다.
평화홀딩스 관계자는 "박근혜 정부 때 사드 사태가 있은 뒤 현대차와 기아차의 판매량이 부진하면서 당사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번에 자금 지원 대상이 된 천진평화기차배건은 2016년까지는 당기순이익을 거뒀지만, 이듬해부터 적자로 돌아섰다. 2017년 당기순손실은 48억원이었고, 2018년에는 112억원으로 손실이 커졌다. 작년에도 부진이 지속됐다. 작년 3분기까지 당기순손실은 80억원이다.
당기순손실이 계속된 탓에 재무구조도 악화됐다. 작년 2분기말 자본총계가 마이너스(-) 18억원을 나타내며 완전자본잠식을 기록했다. 작년 3분기말에는 -68억원으로 완전자본잠식이 심화됐다.
평화홀딩스 관계자는 "추가적인 자금을 빌려주거나 유상증자 등을 지원할지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국내 적자 계열사에도 자금 지원, 부채비율 관리 목적도 포함
평화홀딩스는 지난달에도 국내 계열사에 자금 지원을 결정한 바 있다. 작년 12월 30일 이사회를 열고 평화기공과 평화씨엠비에 각각 90억원, 100억원씩 대여하기로 했다. 기간은 1년으로 올해 12월 30일까지다.
평화기공은 자동차 부품 중 프레스, 절삭 제품을 제조한다. 평화씨엠비는 배합고무를 생산하는 계열사다. 2곳 모두 2017년에는 흑자를 기록했었다. 하지만 2018년부터 적자 전환했다. 2018년 당기순손실은 각각 53억원, 10억원이다.

평화홀딩스는 2곳의 지분을 각각 95.04%, 79.38% 보유해 최대주주이고 연결 종속사로 거느리고 있다. 적자를 거두면서 평화홀딩스의 연결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여기에 중국 천진법인의 부진 등도 겹치면서 어려움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평화홀딩스의 작년 3분기 누적 연결 매출은 4282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6% 증가했다. 하지만 영업손실 122억원, 당기순손실 289억원으로 3년 연속 적자다.
평화홀딩스는 평화기공과 평화씨엠비에 대한 자금 대여를 공시할 때 차입금을 상환하기 위한 것이라 밝혔는데, 다른 의도도 있다. 사측 관계자는 "해외와 달리 국내 계열사에 대한 자금 융통은 적자 계열사에 대한 지원이라기보다는 대여금은 부채로 잡히지 않아 부채비율을 관리하는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평화홀딩스의 연결 부채비율이 급격히 상승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2017년말까지만 해도 부채비율은 200% 이하를 나타냈다. 하지만 이듬해 말 256.0%로 전년말보다 83.4%포인트 올라갔다. 작년 3분기 말에는 357.6%로 2018년말보다 101.7%포인트 급등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캐시플로 모니터]삼양식품, 호실적 연동 법인세 부담 '현금흐름' 반영
- [thebell interview/컬리 10주년 줌인]김종훈 CFO "외형 확장에 방점, 수익성은 장기 전략"
- [넷플릭스발 지각변동]플랫폼이 고르는 콘텐츠…제작 권력도 이동
- [i-point]씨플랫폼-엑스게이트, 손잡고 네트워크 보안 시장 공략
- [Company Watch]삼보모터스, 새 멕시코법인 첫 매출 '전기차 부품 거점'
- [i-point]아이씨티케이, WIPO 글로벌 어워드 최종 후보 선정
- [영상]항공시장 다크호스 대명소노, 티웨이항공에서 멈춰선 이유는
- 코스닥 오너의 투자조언
- [i-point]에이루트, 무상감자 결정
- [i-point]샌즈랩, 지식재산 경영인증 획득… IP 포트폴리오 강화 박차
김경태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Company Watch]'쉼 없는 공장가동' 삼성메디슨, 소니오 정상화는 '요원'
- [Company Watch]삼성D, 코닝 주식 매각 '복잡해진 셈법'
- LK삼양, 신제품·신성장동력 힘 가시화 '반전 집중'
- SK, SK마리타임 합병 관련 조세심판 기각
- [삼성 빅딜 리부트]여유 없는 매도자 상황 노린 '영리한' M&A
- [삼성 빅딜 리부트]국내는 좁다…8년만 대형 M&A도 '크로스보더'
- [미국 로비활동 점검]삼성SDI 미국법인, 인하우스 조직 '분주'
- 크레센도, HPSP 리캡 'LP 중간회수·제값받기' 포석
- [IR Briefing]'저점 확인' 카카오, 비핵심사업 정리·슈퍼앱 진화 초점
- 하만에 오디오사업 판 마시모, 매각대금 '주가 부양' 투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