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회장 옆자리 지킨 장남 '신유열'에 쏠리는 시선 日서 학업·금융사 근무, 부친과 같은 행적…34세 나이, 그룹 입사 임박 관측
최은진 기자공개 2020-01-28 13:25:41
이 기사는 2020년 01월 23일 10: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의 재벌그룹 후계구도는 '안정감'이라는 관점에서 대부분 예측 가능한 범위 내에서 이뤄졌다. 그러나 롯데그룹은 달랐다. 창업세대에서 2세대로 넘어가며 '원톱'을 둘러싼 갈등이 있었고, 3세구도는 베일에 싸여 있다.고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장례식에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장남 신유열씨에 관심이 몰린 것도 이 때문이다. 그는 부친인 신동빈 회장의 곁을 내내 지키면서 후계자로서의 존재감을 확실히 드러냈다.
롯데그룹은 현재 2대인 신동빈 회장의 확실한 '원톱' 체제 하에 경영권 승계가 마무리 됐다. 당초 창업주인 고 신격호 명예회장은 장자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일본 롯데그룹을, 차남 신동빈 회장이 한국 롯데그룹을 경영하는 밑그림을 그렸지만 수년간의 경영권 다툼 끝에 신동빈 회장의 일원화 체제가 구축됐다.
신동빈 회장 체제가 된 지 불과 3년여 밖에 되지 않았다. 신 회장의 나이 역시 한창 일할 63세에 불과하기 때문에 아직 3세를 논할 단계는 아니다. 다만 지난 한국재벌의 역사 상 분명한 후계구도가 그룹 전체의 안정감으로 이어졌다는 점을 감안할 때 그의 뒤를 따를 인물에 관심이 쏠리는 것은 당연하다.
보통 대그룹 후계자들은 일찌감치 경영 수업을 위해 그룹 내 요직을 맡고, 성과를 입증하면서 차기리더로 자연스레 인정받는 수순을 밟았다. 그러나 롯데그룹의 경우 신동빈 회장의 아들 신유열씨가 유일한 후계자로 거론되지만, 그룹 내 직함이 없는 것은 물론 외부에 공개된 사안도 별로 없다.
이런 가운데 19일부터 22일까지 나흘간의 일정으로 마무리 된 고 신격호 명예회장의 장례식에서 신유열씨는 신동빈 회장의 곁을 항상 지켰다. '180센티미터의 훤칠한 키, 하얀 얼굴'은 어디서도 눈에 띄었다.
신유열씨는 장례일정 중 신동빈 회장이 입관식 등을 위해 이동을 하거나 조문객을 맞이할 때 항상 일정 거리를 유지하며 공손한 자세로 따랐다. 빈소 내부에서 역시 마찬가지였다. 간혹 신동빈 회장이 신유열씨에게 재계 유력인사들을 소개하며 인사를 하도록 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고 전해진다.
영결식에선 장자 신동주 전 부회장의 장남 신정열씨가 영정사진을 들고 앞장섰고 그 뒤는 신유열씨가 위패를 들고 따랐다. 헌화식 때엔 신동빈 회장이 신유열씨에게 큰 아버지인 신동주 전 부회장 일가의 뒤를 따라야 한다는 등 법도 상 순서가 어떻게 되는지, 예의를 가르치기도 했다.
신동빈 회장의 옆을 따른 신유열씨가 유독 눈에 띈 이유는 그가 가진 상징성 때문이다. 사실상 신동빈 회장의 뒤를 이을 유일한 승계후보인데다 현재 그의 나이가 신동빈 회장이 그룹에 입성한 때와 같은 34세이다. 신유열씨가 신동빈 회장의 젋은 시절 행적을 그대로 따라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롯데그룹에 입성할 시기가 코 앞에 닥쳤을 것으로 점쳐진다.
신유열씨는 일본에서 태어나 아오야마 가쿠인(Aoyama Gakuin ; 靑山學院)에서 유치원,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를 졸업했다. 아오야마 가쿠인은 유치원부터 대학교를 모두 운영하는 귀족학교이다. 신동빈 회장 역시 이 학교 출신으로, 그의 전철을 똑같이 밟은 셈이다.
대학 졸업 이후 행보도 부친과 같았다. 일본 노무라증권에서 근무하다가 유학을 떠나 미국 콜롬비아대학교 MBA 과정을 밟았다. 같은 학교를 다니던 일본인 여성과 결혼을 했다. 신동빈 회장도 노무라증권을 다니다 콜롬비아대학교에서 MBA를 마쳤고 일본인 여성과 결혼했다. 그리고 34세에 롯데그룹에 입사했다.
롯데그룹 가문은 자녀들을 롯데그룹 관련 회사가 아닌 곳에서 경영수업을 받도록 하는 전통을 유지하고 있다. "남 밑에서 고생을 해봐야 사회를 배울 수 있다"는 고 신격호 명예회장의 가르침을 따랐다.
신동빈 회장은 노무라증권 퇴사 후 일본 롯데상사 이사로 입사했다. 한국나이로 34세 때였다. 30대 그룹 총수일가 3∼4세대의 평균 입사 나이가 28~30세 정도라는 점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늦은 나이에 롯데그룹에 합류한 셈이다.
현재 신유열씨의 나이도 34세로 신동빈 회장이 롯데그룹에 입사한 나이와 같다. 그러나 롯데그룹 고위임원들에 따르면 아직 신유열씨의 롯데그룹 입성과 관련해선 딱히 들리는 얘기가 없는 상황이다. 그간 신격호 명예회장이 병상에 누워있었던데다 그룹 내 지배구조 개편이 마무리 되지 않았고, 신동주 전 부회장의 경영복귀 시도가 계속됐다는 점이 부담이 됐을 가능성이 점쳐진다.
하지만 상황이 달라졌다. 신격호 명예회장의 타계 후 신동주 전 부회장의 견제가 없다면 그룹 내 신동빈 회장의 '원톱' 체제가 더욱 굳건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신유열씨의 롯데그룹 입성이 머지 않았다는 의미로 이어지는 이유다.
재계 관계자는 "신동빈 회장의 장남 신유열씨가 부친의 행적과 동일하다는 점은 꽤 의미있고 흥미로운 일"이라며 "신유열씨가 신동빈 회장이 그룹에 입성한 34세의 나이가 됐고, 확고한 원톱체제가 이뤄진 만큼 그룹 내 입사 시점이 다가온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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