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0년 01월 28일 07시2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리그테이블 집계가 마무리되고 시상을 앞둔 시점이다. 늘 그렇듯 관심은 단연 1위 자리다. 엎치락뒤치락하며 순위가 변동될 때면 지켜보는 재미 역시 쏠쏠하다.그런 의미에서 DCM(부채자본시장)부문을 지켜보는 재미는 크지 않은 게 사실이다. 2019년 리그테이블 순위 역시 이변은 없었다. KB증권이 7년째 부동의 1위를 지켰다. 1위를 제외한 상위권이라고 큰 변화가 있는 건 아니다. 초대형IB의 활약은 지난해에도 이어졌다. 그 결과 주연 자리는 KB증권을 포함해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 등 빅4의 차지였다.
늘 같은 주연 탓에 리그테이블을 보는 묘미가 덜하나 싶지만 시야를 바꾸면 달라진다. 관전 포인트는 조연급의 활약에 있다.
그 역할을 담당한 조연은 키움증권이다. 키움증권은 지난해 DCM부문에서 6위를 차지했다. 4위권까지 초대형 IB가 차지하고 있는 순위표에서 6위에 이름을 올린 것 자체도 적지 않은 성과다. 하지만 의미가 더 큰 건 2017년까지 20위권에 속해 본 적이 없었던 중소형사라는 점이다. 2018년 9위에 이름을 올리며 10위권으로 단숨에 진입한 이후 지난해 또 다시 순위 상승을 이뤄냈다. DCM부문이 요동 없이 잠잠한 듯 했지만 수면 아래에서는 큰 변화가 일고 있었던 셈이다.
뜨는 조연을 더욱 빛나게 하는 건 비하인드 스토리다. 성과는 한순간에 이뤄진 결과물이 아니었다. 채권 업무가 분업화된 초대형IB와 달리 키움증권의 IB맨은 딜 수임부터 세일즈까지 담당하며 실력을 키웠다. 20위권 밖에서 뒤쳐져 있는 듯 보였지만 수년간에 걸쳐 내공을 쌓아 왔다.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큰 BBB급 딜을 맡아오면서 AA급 빅딜을 따낼 기회를 노렸고 기회가 왔을 때 놓치지 않았다. 지난해 말 AA급 딜을 처음으로 따낸 데 이어 올해도 그 기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지난해보다 올해 키움증권의 성과가 기대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비단 키움증권의 순위 상승에만 박수를 보내는 것은 아니다. 향후 DCM시장은 초대형IB와 비(非)초대형IB로 더욱 양극화될 것이란 전망이 속속 나온다. 소수의 대형사가 시장을 독식하는 구조로 재편될 것이란 얘기다. 여기엔 수수료 문제 등 독과점 체제가 불러오는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상존한다. 키움증권이란 자극제가 DCM시장 내에서도 필요한 이유다.
키움증권은 빅4가 경쟁자라고 자신 있게 말한다. 우리는 그간 실력파 조연이 훗날 주연 자리에 서있는 것을 어렵지 않게 봐왔다. 올해 역시 키움증권의 활약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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