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CFO 워치]'성장전략' 사라진 이노션 IR2015년 상장 이후 처음 빠져…풍부한 현금 바탕 M&A 확대 관측

김성진 기자공개 2020-02-06 08:26:42

이 기사는 2020년 02월 05일 13: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차그룹 광고 계열사 이노션이 자사 홈페이지에 공개한 지난해 4분기 실적자료에는 올해 '성장전략'이 담겨있지 않다. 지난해까지 매해 전년 연간 실적자료에 향후 성장전략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던 것과 대비된다. 2015년 상장 이후 성장전략이 자료에서 빠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IR 자료에서 성장전략의 부재는 어찌 보면 미묘한 변화에 불과할 수 있다. 그러나 또 굳이 성장전략을 담지 않은 것은 작지만 관심이 가는 부분이다. 내부적으로 구체적인 성장전략이 세워지지 않은 것일까, 아니면 성장전략을 공개하고 싶지 않아서였을까.

이노션은 '2019년 4분기 및 연간 실적발표'를 통해 지난해 5160억원의 매출총이익과 121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각각 전년과 대비해 9.4%, 3.0%의 성장을 이뤘다. 당기순이익도 전년보다 2.6% 증가한 948억원을 기록했다.

이노션은 2015년 상장 이후 매해 호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계열사 물량을 바탕으로 해외 매출 비중을 적극 확대한 결과다. 지역별 매출총이익 기여도를 살펴보면 2015년 40%에 달하던 본사의 기여도는 2019년 25%로 줄어들었다. 반면 31%였던 미주시장이 54%로 늘어나며 이노션의 최대 시장으로 성장했다.

해외 광고회사를 인수합병(M&A)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이노션은 2017년 말에는 미국의 광고대행사 D&G(David&Goliath)를 인수해 외형을 불렸고, 2019년에는 호주 광고대행사 웰컴그룹(Wellcome Groupe Limited)를 품에 안으며 매출 확대를 노렸다.

이러한 해외매출 비중 확대와 인수합병은 모두 과거 이노션의 성장전략에 담겼던 내용들이다. 이는 상장 이후부터 공개한 성장전략들을 취합해보면 확인할 수 있다. 2016년에는 디지털 분야 투자 및 대행 확대와 현대차 제네시스의 글로벌 런칭 등을 성장전략으로 삼았고, 2017년에는 비계열 고객 확보와 신성장 기반 확보 등을 목표로 제시했다. 2018년과 2019년에도 현대차의 주요 신차 대행과 M&A를 통한 성장계획을 밝혔다.

(왼쪽부터 시계방향) 이노션 실적발표 자료 내 성장전략(2016~2019).

그렇다면 왜 올해 실적자료에는 향후 성장전략을 담지 않았을까. 내부적인 성장전략의 부재일까 아니면 외부에 굳이 알리고 싶지 않아서였을까. 그것도 아니면 새로운 내용 없는 동어반복이라고 여겼을까.

이에 대해 재계 한 관계자는 "내년 계획 수립을 하지 않는 기업은 없을 것"이라며 "기존과 다른 새로운 내용의 계획이 없어서 굳이 공개하지 않았을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이노션은 올해 구체적인 성장계획을 밝히지 않았으나 지금까지 행보를 살펴보면 M&A 전략을 활발히 구사할 것으로 전망된다. 무엇보다 다른 기업을 사들이기 위한 충분한 실탄을 보유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노션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6000억원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전년도 7000억원과 비교하면 다소 줄었지만 여전히 넉넉한 수준이라고 볼 수 있다.

동종업계 경쟁사인 제일기획과 비교해보면 대략 그 수준을 가늠해볼 수 있다. 제일기획은 매출과 영업이익 그리고 자산 등 회사 규모나 실적 면에서 이노션에 앞서지만 현금 보유량은 (2019년 3분기 기준) 약 4600억원 수준으로 더 적다. 물론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지만 두 업체의 재무구조가 모두 탄탄한 상황에서 이노션이 상대적으로 풍부한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노션은 이번 실적자료에서 성장전략이 부재한 것에 대해 큰 의미는 없다는 입장이다. 이노션 관계자는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 달라진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노션의 재무업무는 윤석훈 이노션 전무가 담당하고 있다. 윤 전무는 연세대 경영학과 83학번으로 현대캐피탈에서 자금 운용을 담당하다가 10년 전 이노션 창립 멤버로 합류했다. 2011년에는 상무로, 2018년에는 전무로 승진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