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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조달 공식, '사모 CB→공모 BW' 변화 조짐 라임 이어 알펜루트 쇼크 영향…리테일 수요 공략, '편의성' 절감

심아란 기자공개 2020-02-11 08:11:13

이 기사는 2020년 02월 10일 07: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바이오 업체의 자금 조달 방식으로 공모 신주인수권부사채(BW)가 거론되고 있다. 그동안 바이오업체들은 줄곧 메자닌(Mezzanine)의 대표 상품인 전환사채(CB)를 사모 형태로 활용해왔다.

최근 헤지펀드 운용사에서 잇따라 펀드 환매 중단 사태가 발생하면서 기관투자자를 중심으로 메자닌 수요가 위축되기 시작했다. 공모 BW의 경우 리테일 수요를 확보할 수 있는 점이 장점으로 부각된다. 바이오 기업이 공모 BW를 선택할 경우 자금 조달의 편의성은 줄고 비용 부담은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메자닌 투심 위축…바이오 업체 '불똥'

최근 3년간 메자닌 시장은 CB를 앞세워 양적 팽창에 성공했다. 지난해 메자닌 발행 건수는 369건으로 이 가운데 CB가 86%의 비중을 차지했다. 2018년에 발행된 318건 메자닌 중에 CB 비중은 77%였다.

메자닌 시장 활성화에 가장 큰 수혜를 입은 곳이 바이오 업종이었다. 신성장 산업으로 주목받으며 CB 투자 수요를 흡수해 20% 안팎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덕분에 쿠폰금리와 만기수익률을 제공하지 않는 등 발행자 우위의 조건으로 CB를 찍기도 했다.

발행 형태는 대부분 사모형식으로 이뤄졌다. 주로 기관을 상대로 이뤄지는 사모 거래에서도 투자 수요가 충분했기에 물량 소화에 대한 부담이 없었다.

그러나 라임자산운용에 이어 알펜루트자산운용에서 펀드 환매가 중단되는 사태가 벌어지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펀드의 주요 편입자산이 CB였던 만큼 메자닌 투심이 급격하게 얼어붙었다.

바이오 업종 자체에 대한 리스크도 투자자의 태도를 보수적으로 돌려놨다. 지난해 바이오 대장주를 중심으로 임상 실패, 기술반환 등의 악재가 속출한 탓에 바이오의 밸류에이션이 눈에 띄게 낮아졌다.

시장 관계자는 "기존에 메자닌에 투자하던 증권사, 프랍, 캐피탈 등이 모두 보수적으로 돌아선 상황"이라며 "변동성이 큰 대형 바이오주는 기피하고 있으며 성장성이 보이는 업체 위주로 투자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공모 BW, 복잡한 절차, 비용 등 부담

사모 CB의 한계가 드러나면서 바이오 기업의 자금 조달 루트가 공모 BW로 옮겨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공모 BW는 CB에 비해 투자자에 우호적인 메자닌 상품이다. 수요 기반을 리테일로 넓히기 위해 투자자 우위의 상품이 CB 대안으로 언급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BW는 CB와 마찬가지로 주식 전환권이 부여된 채권이다. CB는 전환권을 행사하면 채권의 권리는 사라진다. 반면 공모 BW는 채권은 채권대로 남겨두고 신주인수권을 행사할 수 있다. 이러한 분리형 BW는 2016년부터 공모 발행만 허용되고 있다.

공모 BW는 증권사가 총액인수하는 방식으로 이뤄져 기업은 자금 모집에 대한 리스크를 덜어낼 수 있다. 다만 사모 CB와 비교하면 발행금리에 따른 비용부담 발생, 복잡한 절차 등이 단점이다. 투자자가 신주인수권을 행사할 때마다 기존 주주의 지분율 희석도 불가피하다. 사모 CB에는 발행사가 일부 금액에 한해 콜옵션(매도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어 상대적으로 경영권 방어에 용이하다.

업계 관계자는 "사모시장에서 소화가 안되면 공모로 넘어가는데 시장에서는 투자자들이 BW를 선호한다"라며 "사모시장에서 기관을 상대로 판매가 안되니까 기업이 리테일에 BW의 메리트를 주면서 자금을 조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가총액이 받쳐줄 경우 유상증자를 선택할 수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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