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계 액티스, 문래동 영시티 매각 '흥행' 11일 입찰 15곳 이상 참여, 거래금액 5000억 거론
이명관 기자공개 2020-02-13 09:02:42
이 기사는 2020년 02월 12일 18: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영국계 사모펀드 운용사인 액티스(Actis LLP)가 추진하는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에 소재한 '영시티(Young City)' 매각이 크게 흥행하면서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매각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문제로 지적됐던 공실 문제가 해소된 덕분으로 해석된다.특히 임차인 모집 과정에서 한국씨티은행과 SK텔레콤 등 우량 업체를 대거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빌딩이 있는 문래동 지역의 상황도 개선되고 있다는 점도 이번 거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경쟁이 치열해 지면서 영시티의 몸값도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입찰에 참여한 원매자들이 가격을 공격적으로 제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시장에서 거론되는 가격은 5000억원 선이다.
◇입찰 15곳 이상 '흥행', 공실 문제 해소
12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전날 진행된 영시티 매각 본입찰에 15곳 이상의 원매자가 응찰한 것으로 파악된다. 신탁과 자산운용사 등 다수의 투자자가 출사표를 던졌다. 투자자들이 대거 입찰에 참여하면서 응찰가격도 상승한 것으로 전해진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입찰 이전부터 다수의 원매자들이 관심을 두고 있던 물건"이라며 "예상됐던 흥행인 만큼 일부 응찰자는 공격적으로 가격을 적어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시장에서 거론되는 가격은 3.3㎡ 당 1700만원 선이다. 연면적을 기준으로 보면 5100억원에 이르는 규모다. 영시티는 지하 5층~지상 13층, 2개동 연면적 9만9140㎡ 규모로 건립됐다.
이번에 흥행으로 이어진 요인은 공실 문제 해소다. 영시티는 작년 초만 하더라도 공실률이 50%에 달했다. 이 때문에 작년 상반기 우선매수권을 가졌던 베스타스자산운용과 매각 협상이 결렬됐다. 베스타스자산운용은 자산관리자로 영시티 개발 사업에 참여하면서 우선매수권을 확보했다. 양측의 협상은 두 달여간 진행됐지만, 거래 조건을 두고 극명한 입장차이를 보이면서 무산됐다.
이후 액티스는 다시 임대차 관리에 집중한 뒤 매각에 나서기로 했다. 그렇게 작년 9월 쿠시먼앤웨이크필드코리아(Cushman&Wakefield)를 매각 주관사로 선정하고 본격적으로 전략을 수립했다.
이후 영시티의 공실문제는 차근차근 해소됐다. 우선 한국씨티은행을 임차인으로 확보하면서 건물에 남아 있던 빈 공간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한국씨티은행은 세 곳에 나눠 있던 소비자금융그룹을 통합해 작년 10월 입주했다. 사용 면적이 약 2만㎡에 달해 공실률이 크게 낮아졌다.
작년 말엔 SK텔레콤을 임차인으로 확보했다. SK텔레콤 자회사 일부의 본사 및 서부권역 통합 콜센터로 영시티를 활용하기로 합의했고 임대차계약을 체결했다. 사용 면적은 약 2만6000㎡로 적지않다. 올해 입주 예정으로 영시티의 공실은 거의 사라지게 된다. 이렇게 공실 문제가 해소되면서 자연스레 영시티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도가 상승했다.
◇문래동 지역 상황 개선, 긍정적 효과
공실 문제 해소에 더해 최근 영시티 인근 지역의 상황이 변모하고 있다는 점도 이번 입찰 흥행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영시티의 오른쪽에 인접한 곳에서는 대선제분 도시재생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곳은 밀가루 공장이 있던 부지로 서울시가 도시재생사업을 하겠다고 밝히면서 분위기가 차츰 바뀌고 있다.
지역의 애물단지였던 낡은 공간을 재창조하는 형태로 진행 중이다. 폐쇄된 화력발전소에서 세계 최대 규모의 현대 미술관이 된 런던의 테이트 모던(Tate Modern), 옛 양조장을 복합문화시설로 재탄생한 베를린의 ‘쿨투어 브라우어라이’와 같은 개발을 계획 중이다.
영시티의 북서쪽에 인접한 부지도 변화가 생길 전망이다. 서울시는 작년말 1626억원을 투입해 오는 2025년까지 '제2 세종문화회관'을 건립하는 계획을 확정했다. 이 땅은 애초 1970년대 방림방적 공장이 있던 곳이다. 2001년 일대를 재개발하는 과정에서 영등포구에 기부채납됐다. 하지만 개발 용도를 두고 의견이 엇갈리면서 20년 가까이 빈 땅으로 남아 있었다.
앞서 액티스가 문래동 영시티의 실질적인 소유주가 된 것은 스탠다드차타드(SC) PE 부동산 부문을 인수하면서다. 2017년 11월 영국계인 SC PE 계열이 설립한 '파운틴밸리프로젝트금융회사'가 영시티를 개발했다. 개발에는 부동산 디벨로퍼인 SK디앤디와 한국자산신탁, 베스타스자산운용도 참여했다. 시공은 대림산업이 맡았다.
영시티의 소유주에 변화가 생긴 것은 2018년이다. 액티스가 SC PE 부동산 부문을 인수하면서 영시티도 액티스의 운용 자산에 편입됐다. 이후 1년여가 흐른 뒤 액티스는 곧바로 투자금 회수에 나서면서 영시티가 매물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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