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운용, '혜택 소멸' 중국 공모주펀드 청산 [Fund Watch]'DB차이나플러스알파증권자투자신탁(H)', 출시후 中 증시 급락 및 제도 변경
정유현 기자공개 2020-02-21 08:22:49
이 기사는 2020년 02월 18일 13시3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DB자산운용이 2015년 중국 기업공개(IPO) 시장이 뜨거워지며 이에 발맞춰 내놨던 펀드를 약 5년여만에 해지하기로 했다. 당시 중국 본토 증시가 급등해 공모주 역시 IPO 이후 높은 주가 상승률을 나타낸 데 착안해 흥국자산운용이 가장 먼저 상품을 내놓았고 DB자산운용, KTB자산운용,대신자산운용 등이 후속으로 상품을 출시하며 국내 시장에 불을 지폈다.출시 후 기대와 다르게 한달만에 중국 증시 급락과 중국 당국의 신규 IPO중단 등의 악재가 지속됐다. IPO 재개 후에도 청약 경쟁이 심해지며 수익률이 미미한 상태가 이어졌다.한 때 800억원의 자금을 모았던 펀드는 제도 혜택 소멸 및 인기가 사그라들며 소규모 펀드로 전락한 바 있다. DB자산운용은 임의 해지를 결정하며 향후 새로운 공모 펀드 상품을 출시하기 위한 준비에 돌입했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DB자산운용은 'DB차이나플러스알파증권자투자신탁(H)'이 설정액 50억원 미만 상태가 지속되며 소규모펀드 임의 해지를 진행하고 있다. 신규로 추가 매입 중단은 지난 1월 28일부터 시작됐고 오는 27일부터 환매신청이 제한된다. 투자신탁 해지 및 상환금 지급일은 3월 11일이다.
2014년 중국 상하이지수가 49%나 뛰며 글로벌 증시 중 가장 높은 성적을 기록하자 이듬해인 2015년 중국 기업들의 상장(IPO)열풍이 거셌다. 2015년 하반기에만 IPO가 예정된 23개 기업의 공모 금액이 230억위안(당시 4조1066억원)이었으며 예상 청약 물량은 원화 기준으로 최대 800조원에 달했다. IPO 큰 장이 들어서자 국내 운용사들이 이 시장을 겨냥한 공모주 펀드를 내놓기 시작했다.
2015년 6월 22일 출시된 DB차이나플러스알파펀드는 중국본토 공모주 투자효과를 높이기 위해 공모주투자를 주요전략으로 하는 중국 내 혼합형펀드에 투자신탁재산의 대부분을 투자하는 상품이다. 시장상황에 따라 중국IPO에 일부 직접 참여하거나 일정규모 이상의 홍콩 또는 국내 IPO에도 참여하는 것이 목표였다. 중국정부의 예상하지 못한 자본시장 정책 변경으로 IPO가 중단되거나 IPO실적이 저조할 경우를 대비해 채권 등 안전자산 투자비중이 높은 중국 내 채권형펀드나 머니마켓펀드(MMF)등의 투자도 계획한 상품이다.
중국 IPO는 법규상 공모주 발행 가격을 크게 제한하기 때문에 상장 후에 높은 가격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었다. 문제는 청약 경쟁률이 너무 높아 공모주를 배정받기가 쉽지 않았고 국내 투자자들이 중국 공모주에 투자하려면 대형 펀드에 재간접 방식으로 투자하는 게 바람직했다. 이 같은 이유로 DB차이나플러스알파펀드는 출시 후 한달 도 안된 2015년 7월 1일 800억원의 자금을 모은 바 있다.
하지만 이후 중국 증시가 급락했고 중국 당국이 신규 IPO를 중단하면서 투자할 자산이 없어졌다. 펀드에서 자금이 빠지기 시작했다. 같은 해 12월 IPO가 재개됐지만 청약증거금 선납입제도가 폐지되면서 청약 경쟁이 심화됐다. IPO 배정 물량이 줄었고 투자 효과도 미미해서 펀드 수익률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플랜 B였던 중국 채권에 투자를 하기 시작했다.
2017년에는 이 펀드의 최대 판매사였던 유안타증권이 투자자들에게 사과 편지를 보내 환매를 권하기도 했다. 이후 자금 유출세가 지속되며 18일 기준 운용 펀드 기준 설정액은 18억원이다. The WM에 따르면 5년 수익률은 0%, 3년 수익률 8.65%, 1년 후 수익률은 1.55% 수준이다.
펀드는 지난해 하반기 설정액이 50억원 이하로 떨어지며 소규모 펀드로 지정된 바 있다. 이후 올해까지 소규모 펀드 상태가 지속되며 DB자산운용은 임의 해지를 선택했다. 공모주 혜택이 미미 한 상태로 추가 자금을 끌어 모으는 것 보다는 해지를 통해 향후 새로운 상품을 설정하기 위한 기초 체력을 마련하는 것이 맞다는 판단이 있었다.
DB자산운용 관계자는 "중국 공모주에 투자하는 펀드에 재간접으로 투자하는 컨셉트였는데 중국이 IPO 제도를 바꾸며 기관보다 개인에게 유리한 상황이 조성됐다"며 "처음 계획한 것과 다르게 제도적 수혜를 못보다보니 성과도 좋지 않고 향후 새로 공모펀드 설정 시 소규모 펀드가 제약이 있기 때문에 정리를 하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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