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FO 워치]'클린 회계' LG화학, 비감사용역비는 업계 '톱'2001년 분사 이후 줄곧 삼일회계법인과 한솥밥
박상희 기자공개 2020-02-19 09:20:54
이 기사는 2020년 02월 18일 15: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화학이 2001년 분사 이후 2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삼일회계법인과의 감사계약 인연을 이어가 눈길을 끈다. LG화학은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 도입으로 외부감사인을 교체해야 할 상황에 처했지만 면제 사유가 채택돼 올해부터 3년 간 추가로 삼일회계법인과 감사 계약을 맺었다.LG화학은 기초자료신고서를 제출하는 등 지정감사제 도입을 앞두고 관련 업무가 한창이던 지난해 9월 CFO(최고재무책임자)가 정호영 사장(현 LG디스플레이 사장)에서 차동석 부사장으로 교체됐다. CFO 교체로 혼선을 겪는 와중에도 주기적 감사인 지정 면제에 성공했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삼일회계법인과 3년 간 감사용역 계약을 맺었다. 삼일회계법인은 올해부터 2022년까지 LG화학의 감사업무를 맡게 된다. 이로써 LG화학은 2001년 LG생활건강, LG생명과학을 분사시킨 이후부터 최근까지 20년 넘게 삼일회계법인 한곳과 감사계약을 맺게 됐다.
당초 LG화학은 신외감법 전면개정에 따라 감사인 교체가 불가피했다. 새로 도입된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는 연속하는 6개 사업연도의 감사인을 자유선임한 주권상장법인은 다음 3개 사업연도 감사인을 증선위가 지정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른바 '6+3 감사인 지정제'다. LG화학의 경우 2014년부터 2016년까지, 그리고 2017년부터 2019년까지 6년 연속 삼일회계법인을 감사인으로 선임했다.
다만 6년 이내에 실시한 감리결과 회계처리기준 위반이 발견되지 않은 회사는 지정이 면제된다. 감리를 받고 있거나 기존 감사계약이 미종료된 경우에는 지정이 연기된다. LG화학은 면제 사유에 해당돼 주기적 지정제를 피해가게 됐다. 한마디로 회계적 결점이 없는 '클린 회계'임을 인정받은 셈이다.
LG화학 관계자는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 면제를 받은 이후 삼일회계법인과 3년 감사용역 계약을 했다"고 말했다.
주기적 지정제 면제를 받기 위해서는 우선 기초자료신고를 제출해야 한다. 해당 신고서에는 해당 법인이 주기적 지정제 면제 및 연기 사유에 해당하는지를 표시해야 한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9월 둘째주까지 지정 기초자료신고서를 지정 대상회사로부터 제출받아 11월에 2020년 지정감사인을 통지했다.
기초자료신고서 제출과 맞물린 지난해 9월 중순 LG화학은 CFO가 교체됐다. 현 정호영 LG디스플레이 사장이 CFO로 재직하다 이동하면서, 차동석 부사장이 S&I(구 서브원)에서 LG화학으로 옮겨왔다. 차 부사장은 회계·금융·세무·경영진단 등 풍부한 경험을 가진 재경 전문가로, ㈜LG 및 S&I 등에서 사업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 재무구조 안정화를 주도해왔다.
LG화학은 CFO가 교체되는 와중에도 주기적 지정제 면제를 받으면서 삼일회계법인과 연달아 감사 계약을 맺는데 성공했다. LG화학 관계자는 "주기적 지정제를 면제 받는 과정에서 CFO가 교체됐지만 재무팀에서 늘상 해오던 일이라 업무 연속성이 이어졌다"면서 "외부감사인 선임은 사외이사 등으로 구성된 감사위원회에서 각 회계법인을 평가해 별도로 선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LG화학은 회계업종에서는 '큰손'으로 불린다. 2017년과 2018년 각각 10억900만원 수준이던 연간 회계감사 총보수를 지난해 18억9000만원으로 2배 가까이 늘려 지급했다. 2018년 기준 SK이노베이션의 감사 용역비는 6억1000만원(안진회계법인), 롯데케미칼은 7억6000만원(한영회계법인)으로 나타났다.
무엇보다 LG화학은 회계감사인에 맡기는 비감사용역이 많다. 회계법인 입장에선 LG화학 감사인으로 지정되면 '일타이피'를 할 수 있는 셈이다. 국민연금은 2017년 LG화학 주총에서 외부감사인에게 지급한 비감사용역 보수액이 감사용역 보수액을 초과한다는 이유로 감사위원 선임을 반대하기도 했다.
2018년과 2019년(3분기 누적 기준) LG화학의 연간 비감사용역보수는 각각 약 8억원 수준이다. 2018년 기준 4인 감사위원에 지급한 총보수는 2억4100만으로, 1인당 6000만원 꼴이었다.
SK이노베이션은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3년 간 회계감사인에 비감사용역을 전혀 맡기지 않았다. 롯데케미칼의 경우 2000만원 수준에 그쳤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