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파장]자동차부품사 오너, 쌈짓돈 털어 주가방어 ‘사력’박영우 대유위니아 회장·허재철 대원강업 회장, 지난달 주식 매입 나서
김경태 기자공개 2020-03-03 08:25:45
이 기사는 2020년 03월 02일 14: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확산으로 증시가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가운데 자동차 관련 기업들의 주가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현대자동차를 비롯한 완성차뿐 아니라 부품사들까지 전방위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 일부 부품사 오너들은 직접 쌈짓돈을 털어 주식을 매입하면서 주가 방어에 나서고 있는데, 이를 통해 지배력을 조금이라도 더 높이게 됐다.◇박영우 회장, 대유에이텍·대유플러스 주식 매집
박영우 대유위니아그룹 회장은 지난주에 이틀 연속 대유에이텍의 지분을 사들였다. 지난달 26일 대유에이텍 주식 6만5546주를 장내 매수했다. 1주당 단가는 875원으로 5735만원이다. 이어 27일에는 10만3900주를 샀다. 1주당 872원에 매입해 9060만원이다. 이틀간 대유에이텍 주식 매입을 위해 지출한 금액은 1억4795만원이다.
대유에이텍은 대유위니아그룹의 핵심 계열사 중 하나로 자동차 부품사다. 자동차에 들어가는 시트를 생산하는데 주로 기아차와 거래하고 있다. 스포티지, 소울 부스터, 셀토스, 봉고Ⅲ에 사용되는 시트를 공급했다.
2017년부터 작년까지 매년 외형을 증대시키고 있고, 작년에는 흑자 전환하면서 호실적을 거뒀다. 지난달 24일 공시한 작년 잠정실적은 연결 매출 1조2894억원, 영업이익 325억원이다. 전년보다 각각 16.1%, 387.1%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139억원으로 흑자로 돌아섰다.
실적 개선과는 별개로 대유에이텍의 최근 수년간 주가는 하락세에 있었다. 올해 초에는 작년 말보다 반등하면서 회복의 조짐을 보이다가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에 따라 박 회장이 직접 구원투수로 나서 쌈짓돈을 써가면서 방어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박 회장은 대유에이텍뿐 아니라 그룹의 또다른 상장 계열사인 대유플러스의 주식도 매입했다. 대유플러스는 네트워크 장비 등을 개발하는 정보통신업체다. 이달 26일 1주당 776원에 2만3398주를 사들여 1815만원을 지출했다. 대유에이텍과 대유플러스 주식 매수를 위해 지난달 26일과 27일에 사용한 금액은 총 1억6611만원이다.
이번 주식 매입을 통해 소폭이기는 하지만 박 회장은 계열사에 대한 지배력을 높이게 됐다. 박 회장은 지배구조 최상단에 있는 비상장사 동강홀딩스를 통해 계열사들을 거느리고 있다. △동강홀딩스→대유홀딩스→대유에이텍 △동강홀딩스→대유홀딩스→대유플러스로 이어지는 구조다. 여기에 직접 계열사 주식도 보유하고 있다.
◇허재철 회장, 지난달 대원강업 주식 9차례 걸쳐 매입
스프링·시트 생산업체인 대원강업을 이끄는 허재철 회장도 주식 매입에 나섰다. 그는 지난달 9차례에 걸쳐 대원강업을 주식을 장내매수했다. 2월 14일(4632주), 17일(4000주), 18일(2000주), 19일(2703주), 21일(1만8000주), 24일(1만5000주), 25일(1만8665주), 27일(7000주), 28일(9710주)에 매입했다. 1주당 가격은 3394원~3549원에 분포됐다. 총 금액은 2억8553만원이다.
이전에 허 회장이 대원강업의 지분을 마지막으로 장내매수했던 때는 2016년 8월이다. 그 후 약 3년 반 만에 주식 매집에 나서 눈길을 끌었다. 대원강업의 주가는 2012년말부터 2013년초에 최근 10년 내 최고가 9600원을 기록한 뒤 점차 내림세에 있다.
특히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된 올해 2월 들어서는 다른 자동차 부품사들과 마찬가지로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달 28일 종가는 3310원이었고, 10년내 최고가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대원강업의 경우 작년 실적이 악화했다는 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14일 정정공시한 잠정실적은 연결 매출 9531억원으로 전년보다 4.2% 줄었다. 영업이익은 269억원, 당기순이익은 211억원으로 각각 11.1% 감소했다. 영업이익률은 2.8%, 순이익률은 2.2%로 각각 1.4%포인트, 0.2% 포인트 하락했다.
허 회장이 주식을 매입하면서 조금이라도 지배력을 높이는 데는 경영권 분쟁에도 대비하기 위한 포석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대원강업은 2007년에 지분 경쟁을 겪은 바 있다. 당시 홍민철 고려용접봉 회장이 직접 대원강업 지분을 사들였다. 고려용저봉도 대원강업의 주식을 취득했다. 당시 허 회장의 맏사위인 정교선 현대백화점그룹 부회장이 현대홈쇼핑을 내세워 백기사로 나섰다. 홍 회장과 고려용접봉, 현대홈쇼핑은 여전히 대원강업의 주요 주주다.
대원강업이 다른 계열사들을 전부 지배하는 구조인 만큼 허 회장으로서는 지분율을 높이는 방안이 최선의 대비책이다. 대원강업은 작년 3분기 말 기준 삼원강재, 대원제강을 비롯한 9개의 종속사를 거느리고 있다. 이 외에도 대원정밀공업, 대코를 관계기업으로, 콘티테크대원을 공동기업으로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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