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파장]현대차그룹, 전자투표 속도전…'주주권익보호' 채비상장 계열사 모두 도입 결정 후 주총 공시에 설명, 감사 선임 안건 '주목'
김경태 기자공개 2020-02-26 08:01:19
이 기사는 2020년 02월 25일 15시4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이하 코로나19) 확산으로 올해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현대차그룹이 과감하게 전 상장 계열사에 전자투표제를 도입한 결정이 주목받고 있다.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도입한 조치 덕분에 과거보다 비상 상황에서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게 됐다. 다만 안정적인 안건 통과를 위해서는 기관투자가뿐 아니라 일반 주주들의 참여도 독려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전 그룹 상장사 전자투표 도입, 비상 상황 속 의결권 행사 가능
현대차그룹은 지난 12일 주주 친화 경영을 이어가기 위한 조치를 공표했다. 당시 발표한 내용의 중요 내용은 그룹의 상장 계열사 12곳이 모두 전자투표제를 도입하겠다는 것이었다. 기존에 도입하고 있던 계열사는 현대글로비스와 현대차증권, 현대비앤지스틸 3곳이었는데, 나머지 9개 계열사도 올해 정기주총부터 전자투표제를 시행하기로 했다.
당시 현대차그룹은 "상장 계열사들의 이번 결정은 소액주주들의 주주권을 보장하고 주주총회 활성화를 위한 사회적 요구에 부응하기 위한 차원"이라며 "주주와 시장 이해관계자들과 확고한 신뢰관계를 조성해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동시에 높이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고 밝혔다.
전자투표제는 주주들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제도 중 하나로 꼽힌다. 국내 상장사들의 정기주총은 3월의 평일에 집중돼 열리고 같은 날에 다수 기업이 개최하기도 한다. 이 때문에 일반 주주들은 주총에서 목소리를 내기 힘든 구조인데 전자투표제를 도입하면 이런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다. 주총장에 직접 참석하지 않아도 인터넷을 통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현대차그룹 상장 계열사 중 이날(25일) 오후 3시 30분 기준으로 주주총회 소집 공시를 한 그룹 상장 계열사는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 △현대건설 △현대글로비스 △현대차증권 △현대오토에버 7곳인데, 모두 공시에 전자투표제 도입과 행사 방법을 설명했다.
현대차그룹이 주주가치를 제고하기 위한 과감한 조치를 시행하면서 그룹 상장 계열사의 주식을 소유한 주주들은 불편을 덜게 된 셈이다. 더군다나 최근 코로나19의 확진자가 급증하는 등 상황이 심각하게 돌아가면서 내달 '주총 대란'에 대한 우려가 불거지고 있는데, 비상 상황 속에서 과거보다 주주들의 권익을 보호할 수 있게 됐다.
◇특별한 이슈 없을 듯…감사 선임 중요
현대차그룹 상장 계열사 중 이날(25일) 오후 3시30분 기준으로 주주총회 소집 공시를 한 그룹 상장 계열사 7곳의 주총일은 3월 18일~24일이다. 다른 계열사들은 아직 공시하지 않았지만 사측 관계자들에 따르면 예년과 마찬가지로 조만간 일정과 안건을 밝힐 계획이다.
이번 정기주총 시즌에 현대차그룹 상장 계열사의 안건 중 주주들이 특별히 반대할만한 안건은 찾기 힘들다는 분석이 나온다. 가장 주목되는 것은 정몽구 회장의 현대차 등기임원 재선임이었고 만약 안건이 올라오면 일부 반대의 목소리가 나올 수 있다는 관측이 있었다.
하지만 현대차 이사회에서 정 회장의 재선임 안건 자체를 상정하지 않기로 했다. 정 회장은 자연스럽게 사내이사 겸 대표이사, 이사회 의장의 지위를 내려놓게 됐다. 등기임원에서는 물러나지만 미등기임원으로 적을 두고 회장으로서의 역할을 계속하기로 했다.
또 다른 이슈 안건으로는 정의선 수석부회장의 현대모비스 등기임원 재선임 안건이 있다. 이와 관련해 안건의 통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우선 정 부회장은 작년 이사회 참석률을 대폭 개선했다. 여기에 현대모비스의 실적 개선과 모빌리티 혁명 대비를 비롯한 신사업 추진에 괄목할 성과를 거뒀기 때문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감사 선임 안건이 변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감사 및 감사위원을 선임할 경우에는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의결권 행사 지분이 3% 안으로 제한되기 때문이다.
이날 오후 3시 30분 기준으로 주총소집 공시를 한 현대차그룹의 상장 계열사들은 모두 감사 선임 안건을 올렸다. 아직 공시하지 않은 다른 계열사 관계자에 따르면 감사 선임 안건을 다룰 예정이라, 이 안건을 상정하는 계열사는 더 늘어날 예정이다. 안정적인 안건의 통과를 위해서는 더 많은 주주들의 참여가 필요하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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