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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한 '타피오카의 꿈'…날개 없는 신송홀딩스 손자회사 신송산업 캄보디아 법인 손상차손 273억 인식…"원료 수급 불안"

정미형 기자공개 2020-03-06 07:55:35

이 기사는 2020년 03월 04일 16: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송산업의 타피오카 사업이 좌초 위기에 놓였다. 신송 오너 2세인 조승현 신송홀딩스 대표이사가 야심차게 추진한 사업이지만 지속된 적자에 지난해 273억원의 손상차손을 인식했다. 이는 모회사인 신송홀딩스에 부담으로 작용하며 실적 발목을 잡고 있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송산업은 지난해 295억원 규모의 자산 손상차손을 인식했다. 이중 신송산업 캄보디아 법인(SINGSONG INDUSTRIAL(CAMBODIA)CO.,LTD)에 대한 손상차손은 273억원으로, 전체 손상차손 발생액의 92.5% 비중을 차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5억5000만원의 손상차손을 기록한 점을 감안하면 올해는 타피오카 작황 불황 탓에 손상차손이 4864%나 늘어난 셈이다.

신송산업은 2014년부터 타피오카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조 대표가 빵·면 등의 원료가 되는 타피오카 등의 소재사업을 신송산업의 신성장 동력으로 삼으면서다. 대신 창업주인 아버지 조갑주 신송홀딩스 회장이 영위하던 밀가루(소맥분) 사업은 접었다.

타피오카 전분은 열대작물인 카사바 뿌리가 원료로 감자·고구마 전분을 대체해 빵, 면, 소시지 등 전 식품에 활용도가 높다. 신송산업은 이를 통해 중국과 일본, 인도, 베트남 등지로 수출 계획도 미리 세운 상태였다.

이를 위해 조 대표는 캄보디아 투자에 전력을 쏟아부었다. 2012년부터 캄보디아 현지를 돌며 사업 타당성 조사를 하고 2014년 사업을 본격 추진했다. 2017년 11월에는 그에 대한 결실로 연간 5만7600톤의 타피오카 전분을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열었다. 공장 설립에만 300억원 이상이 들었다.



그러나 공장 준공 이듬해인 2018년부터 타피오카 사업은 난관에 부딪혔다. 열악한 환경과 병충해 문제로 타피오카 원료 수급에 차질이 생기며 공장 가동률이 떨어졌다. 이 여파로 2018년 30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했던 신송산업의 실제 매출은 이에 한참 못 미친 42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도 매출 규모가 점차 줄며 지난해 9월 말 기준 매출은 5억원 수준이다. 아직까지 공동 가동률은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지 못한 상태다.

매출 부진에 수익성도 악화일로다. 캄보디아 법인은 2015년 설립 이후 단 한 번도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 2015년 10억원이던 당기순손실 규모는 2018년 52억원까지 늘었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당기순손실 규모는 44억원이다. 전년동기 28억원보다 손실폭이 커진 상태로, 지난해 연간 기준으로는 2018년도 손실 규모를 넘어설 것으로 관측된다.

이로 인해 캄보디아 법인은 자본잠식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2016년부터 캄보디아 법인의 자본은 마이너스(-) 6억원을 기록해 자본잠식에 돌입했다. 이어 지속적으로 자본잠식이 악화되기 시작하며 2017년 마이너스(-) 23억원, 2018년 마이너스(-) 77억원, 2019년 3분기 말 마이너스(-) 128억원을 기록했다.

신송산업에도 캄보디아 법인으로 인한 실적 부담이 지속되고 있다. 캄보디아 법인은 신송산업의 100% 자회사로 실적이 연결 반영된다. 신송산업은 2018년 대여금 349억원 가운데 71억원을 대손충당금으로 인식한 데 이어 올해도 390억원 중 345억원을 인식했다. 1년 새 대손충당금 규모가 약 5배 가까이 커진 셈이다.

신송산업의 모회사인 신송홀딩스로도 불똥이 튄 상태다. 지난해 9월말 기준 신송산업에서 26억원, 캄보디아 법인에서 44억원의 당기순손실이 발생하며 전체 실적을 갉아먹었다. 아직 연말 결산 실적이 나오기 전이지만 신송홀딩스가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전년동기대비 61%, 89.6% 개선세를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캄보디아 법인 손상차손에 따라 당기순손실은 두 배이상 늘어난 349억원으로 악화됐다.

한편, 신송산업은 캄보디아 법인 외에도 자회사인 광석식품에 대해 22억원의 손상차손을 인식했다. 광석식품은 농업회사 법인으로, 신송산업이 89%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광석식품은 2018년부터 자본잠식에 돌입하기 시작해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자본 마이너스(-) 1억원을 기록했다.

신송홀딩스 관계자는 “2017년부터 유행한 카사바 모자이크병 여파로 캄보디아 내 타피오카 수급 불안정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며 “단기적으로 원가와 출하가가 맞지 않아 공장 가동 문제가 진척이 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특히 지난해부터 회계기준이 엄격해지면서 보수적으로 대손충당금을 설정해 눈에 더 띄는 부분이 있다”며 “단기적 손실은 있겠지만 좋은 시설 투자라고 판단하고 있어 더 지켜볼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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