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 해외법인 순익성장 '견인' [자산운용사 경영 분석]ⓛ 세전순익 기준, 지분법 비중 57%…본업 펀드보수는 소폭 감소
정유현 기자공개 2020-03-11 12:57:34
이 기사는 2020년 03월 09일 07: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지난해 연간 1000억원이 넘는 순이익을 거두며 업계 1위 자리를 공고히 했다. 펀드 운용 보수가 소폭 감소하며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줄었지만 지분법 이익 영향을 톡톡히 본 덕에 순이익이 120% 이상 증가했다. 계열사들의 호실적 뿐 아니라 해외법인의 성장이 지분법 이익 성장을 견인했다.6일 금융투자협회 공시에 따르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지난해 순이익은 1383억9399만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775억5002만원(127.46%)증가한 수치로 전체 자산운용사 중 가장 큰 금액이다.
이번 성적은 김미섭·서유석 각자대표 체제가 시작된 뒤 받은 세번째 연간 성적표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연간 순이익은 2015년 768억원에서 2016년 1117억원을 기록한 후 2017년 1064억원으로 감소했다. 2018년 648억원을 기록하며 우하향 곡선을 그리는 듯 했으나 지난해 다시 1000억원대 순이익을 회복했다.
김 대표는 2014년, 서 대표는 2016년 말 대표 자리에 올랐다. 김 대표는 해외사업, 재무, 인사, 경영관리 등을 포함한 혁신부문을, 서 대표는 기금, 법인영업 등을 담당하는 마케팅2부문을 맡고 있다. 1년 단위로 두 대표의 임기가 연장되면서 비즈니스도 긴장감있게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지난해 두 대표는 부동산, 상장지수펀드(ETF) 등에서 사업다각화에 나섰을 뿐 아니라 2018년 인수한 미국ETF운용사 글로벌X는 다이와증권과 조인트벤처(JV)를 통해 '글로벌X재팬'을 설립했다. 성장 동력 확보의 노력과 호실적을 기록한 만큼 이 달 말로 예정된 두 대표의 임기가 연장될 가능성도 커 보인다.
세부적으로 영업보고서를 살펴보면 지난해 영업수익과 영업비용은 소폭 감소했다. 영업 수익의 비중이 큰 펀드 운용보수와 자산관리 수수료가 포함된 수수료 수익은 2389억원으로 전년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영업비용은 194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67% 축소됐다.
펀드로 벌어들인 보수는 1899억1184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4% 감소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의 펀드 운용 규모(공+사모)는 75조6656억원으로 전년 대비 5조원 가량 증가했지만 운용 보수는 줄어든 것이다. 전체 잔고 증가에도 채권형 중심으로 성장한 탓에 이익으로 이어지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펀드 운용 수익은 줄었지만 자산관리 수수료는 334억7122만원으로 7.39%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본업에서의 성과는 미미했지만 순이익이 반등한 것은 지분법 이익 덕분이다. 지난해 지분법 이익으로 1147억6436만원을 벌어 들였다. 전년 동기 대비 170%가량 급등한 수치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해 말 기준 미래에샛캐피탈과 미래에셋생명 지분을 각각 29.53%, 5.06% 씩 가지고 있으며 글로벌ETF홀딩스 지분 97.1%을 보유하고 있다.
다만 지분법 이익에 따라 순이익 변동성이 큰 점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기회이자 장점이자 약점으로 꼽힌다. 최대 실적을 달성했던 2016년의 경우 미래에셋캐피탈 지분을 늘리면서 일시적으로 회계상의 수익인 염가매수차익이 1000억원 가량 발생하며 순이익에 기여한 영향을 받았었다. 2017년에도 미래에셋생명이 PCA생명을 인수할 때 발생한 염가매수차익이 지분법 이익에 반영됐는데 2018년의 경우 이 효과가 사라지며 순이익이 40% 가량 감소한 바 있다. 2019년의 경우 계열사 호실적에 따라 순이익이 급등했지만 계열사 실적이 하락하면 그 여파가 고스란히 성적표에 반영되면 부담이 될 수 있다.
지분법 의존도를 점차 낮추고 본업에서도 안정적인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올해도 글로벌 역량을 중심으로 경쟁력을 키워나갈 것으로 관측된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지난해 지분을 투자한 계열사들의 성과가 좋았고 해외 법인의 실적도 증가해 지분법 이익이 늘며 순이익도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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