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채 순발행 가속, 안전자산 선호 현상 뚜렷 [코로나19 파장]전년 대비 140% 증가...주금공·한전 주도, 고위험업종 지원 가능성도 영향
이지혜 기자공개 2020-03-12 14:29:45
이 기사는 2020년 03월 11일 13: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특수채 발행량이 가파르게 증가했다. 올 들어 3월까지 순발행 규모만 따져도 지난해 연간규모를 추월했다. 최근 몇 년 사이 눈에 띌 만한 증가 추세다. 한국주택금융공사의 MBS 발행이 가파르게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앞으로 순발행 기조는 더욱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전력공사채, 한국토지주택공사채 발행량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코로나19 사태가 특수채 발행에 더욱 힘을 실을 가능성도 있다. 해운업종, 항공업종 등이 직접적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정부 및 공사의 지원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안전자산 선호현상으로 특수채 인기도 갈수록 높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순발행 기조 두드러져…한국주택금융공사 주도
1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 들어 10일까지 발행된 특수채는 모두 24조3635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9.8%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연간 발행규모의 약 40%에 해당한다. 상환액은 12조7895억원에 이른다.
한국주택금융공사의 MBS 물량이 특수채 순발행 전환을 이끌었다. 올 들어 10일까지 발행된 한국주택금융공사의 MBS는 모두 15조3840억원에 이른다. 2018년과 지난해 같은기간 발행물량이 각각 3조원대였던 점을 고려하면 크게 증가했다. 순발행 규모도 10조원을 넘어섰다.
당분간 한국주택금융공사가 특수채 순발행 기조를 주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MBS를 45조원 규모로 발행하겠다는 방침을 세웠기 때문이다. 지난해(29조783억원)보다 두 배가량 늘어나는 것이다. 앞으로 올해 안에 발행할 MBS는 약 30조원 남았다. 같은 기간 만기 도래 MBS는 26조5446억원인 것으로 집계된다.
◇한국전력·LH·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도 가세…80조 달성할까
한국전력공사채와 한국토지주택공사채도 특수채 순발행 기조 확대에 적잖은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전력공사채는 올해 6조5000억원 발행될 계획이다. 발행 규모는 지난해와 비슷하다. 그러나 올해 만기 도래 물량이 3조8800억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순발행 물량은 3조원에 가깝다.
크레딧업계 관계자는 “한국전력공사그룹이 신재생에너지 관련 투자를 진행하면서 올해 순발행 기조가 강화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는 2017년 발표한 ‘재생에너지3020 이행계획’을 발표하고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비중을 전체 발전량에서 20%까지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또 한국전력공사그룹 외 민자발전사 등을 대상으로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 제도를 시행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한국전력공사그룹은 신재생에너지 관련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의 올해 발행계획 물량은 5조원이다. 지난해 7497억원 발행한 것에 비하면 급증한 것이다. 만기 물량은 5조2205억원으로 올해 순상환기조가 크게 축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도 2019년부터 연간 4조원씩 2023년까지 모두 24조원가량을 스케일업금융 등에 투자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특수채 발행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김민정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특수채 발행규모가 MBS를 포함해 75조~80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김 연구원은 “한국주택금융공사가 발행하는 MBS를 제외한 특수채가 35조원가량 발행될 경우 순발행기조가 강화할 가능성이 높다”며 “특히 한국전력공사와 LH공사, 중소밴처기업진흥공단 채권이 발행시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은행 등 보수적 투자자 인기…코로나19 사태로 발행 더 늘 수도
은행 등 보수적 투자자들이 특수채를 크게 선호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 들어 10일까지 은행이 순매수한 특수채는 모두 13조9650억원으로 전체 순발행량의 63%에 해당한다. 자산운용사, 종금, 기금 등이 뒤를 이어 조단위로 특수채를 순매수했다.
크레딧업계 관계자는 “특수채는 안정성이 매우 좋지만 국고채보다 수익률이 높아 은행, 보험사, 기금 등 상대적으로 보수적 투자성향을 보이는 곳이 선호한다”며 “코로나19 사태가 심화할수록 안전자산 선호현상으로 특수채 인기는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특수채 발행량이 코로나19 사태로 더 늘어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정부가 추경예산을 확대할 방침을 밝히는 가운데 항공, 해운 등 관련 공기업들이 민간기업 지원 자금을 확대조달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해양진흥공사 등도 민간 해운사 지원자금 집행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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