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 서초사옥 최종 인수자에 'KB자산운용' 우선매수권 행사, 불리한 임대차 계약 조정 차원 해석
이명관 기자공개 2020-03-13 08:29:54
이 기사는 2020년 03월 12일 18: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자산운용이 '하이트진로 서초사옥'의 새 주인으로 낙점됐다. 하이트진로 서초사옥은 유경PSG자산운용(이하 유경PSG)이 매각 중인 자산이다. 다수의 투자자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인 가운데 KB자산운용이 인수자로 전격 선정됐다. 우선매수권을 보유하고 있던 하이트진로가 권리를 행사한 이후 직접 매수가 아닌 제3자 지정을 택하면서 인수전의 향방이 갈렸다.◇우선매수권 제3자 지정, 매각가 3.3㎡당 2800만원 기준
12일 IB업계에 따르면 하이트진로 서초사옥의 매수자로 KB자산운용이 최종 선정됐다. 앞서 우선매수권을 행사한 하이트진로가 바로 KB자산운용을 인수자로 지정했다. 우선매수권 행사 이후 하이트진로의 선택지는 2가지 정도로 압축됐다. 우선매수권을 행사해 건물 직접 인수하거나, 제3자를 지정해 우선매수권을 양도하는 방법 등이었다. 이중 하이트진로의 선택은 후자였다.
하이트진로 서초사옥의 거래금액은 신한리츠운용이 매도자 측에 제시한 가격을 기준으로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 신한리츠운용은 3.3㎡당 2800만원 선의 금액을 제시했다. 이를 전체 금액으로 보면 2300억원 수준이다. 하이트진로 서초사옥의 매각 대상 연면적은 약 2만7720㎡이다. 하이트진로 서초사옥은 서울시 서초구 서초동 1445-14번지 일원에 자리하고 있다. 지하 3층~지상 18층 규모다. 준공일은 1988년으로 2003년 한 차례 리모델링을 했다.
유경PSG자산운용 관계자는 "신한리츠운용이 제시했던 거래조건을 기준으로 KB자사운용과 협상을 벌일 예정"이라며 "세부조건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하이트진로 서초사옥의 인수자는 입찰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KB자산운용으로 최종 선정됐다. KB자산운용의 깜짝 등장에 KB자산신탁과, 코람코자산신탁, 하나자산신탁, 신한리츠운용 등 입찰에 참여했던 후보군에서 인수자가 나오지 않았다.
◇신규 임대차 계약 추진 전망
하이트진로가 직접 인수가 아닌 제3자 지정에 나선 것은 시장에서 이미 어느정도 예상한 시나리오다. 하이트진로의 재무상황을 감안했을 때 현실적으로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매각가를 기준으로 보면 하이트진로가 홀로 자금을 부담하기 무리가 따랐다. 하이트진로의 보유 현금성 자산은 1400억원대에 불과하고, 총 차입금은 무려 1조원을 상회한다.
그렇다면 하이트진로가 우선매수권을 행사한 까닭은 뭘까. 시장에선 기존에 맺어진 임대차 계약을 새롭게 갱신하기 위해서 제3자와 선제적으로 입을 맞춰 권리 행사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하이트진로의 재무상황 상 직접 인수하긴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라며 "우선매수권을 행사할 가능성도 낮아보였던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매각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KB자산운용과는 사전에 이미 논의를 끝냈을 것"이라며 "임대차 계약에 관해 이미 조율을 마쳤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이트진로가 임대차 계약을 새로 맺으려는 이유는 다소 불리한 조건들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하이트진로는 8년 전 맥주사업 부진으로 적자에 시달리면서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엠플러스자산운용에 서초사옥을 매각했다. 이때 하이트진로가 우선매수권이 포함된 임대차 계약을 맺었다. 계약기간은 20년이다.
당시 계약조건에 명시된 조건을 보면 연간 임대료 상승 조건이 있다. 매년 2.5%씩 상승하도록 돼 있다. 현재 임대료는 113억원 선인데, 향후 151억원까지 증대될 예정이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이정도 인상률은 향후 10년을 봤을 때 물가상승률을 상회하는 수준으로 보인다"며 "하이트진로 입장에선 다소 불리한 조항이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우리금융 "롯데손보 M&A, 과도한 가격 부담 안한다"
- 신한캐피탈, 지속성장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체계 강화
- 하나금융, ELS 악재에도 실적 선방…확고한 수익 기반
- 하나금융, 자본비율 하락에도 주주환원 강화 의지
- 국민연금, '역대 최대 1.5조' 출자사업 닻 올렸다
- [도전 직면한 하이브 멀티레이블]하이브, 강한 자율성 보장 '양날의 검' 됐나
- [퍼포먼스&스톡]꺾여버린 기세에…포스코홀딩스, '자사주 소각' 카드 재소환
- [퍼포먼스&스톡]LG엔솔 예견된 실적·주가 하락, 비용 절감 '집중'
- [퍼포먼스&스톡]포스코인터, 컨센서스 웃돌았지만 주가는 '주춤'
- 신한금융, ‘리딩금융’ 재탈환에 주주환원 강화 자신감
이명관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운용사 실적 분석]제이씨에셋운용, 운용보수 보다 많은 평가익 '눈길'
- 초고령사회 '역모기지론' 저변 넓히려면
- [운용사 배당 분석]엠플러스운용 고배당에 군인공제회 인수자금 절반 회수
- 펀드 도우미 사무관리사, 작년 성과 비교해보니
- 신생 HB운용, 설립 1년만에 대표 교체 '강수'
- [운용사 배당 분석]퍼시픽운용 고배당 지속…모기업 화수분 역할
- [운용사 배당 분석]현대인베운용, 넉넉한 잉여금 바탕으로 통큰 배당
- 운용사 사업다각화 고민, '정부 출자사업'에 향한다
- GVA운용, 펀딩 한파속 메자닌 투자 신상품 출격
- 서울 다동 패스트파이브타워 대출 결국 'EO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