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운용 컨소, '신라스테이 동탄 인수' 완주 가능할까 MOU 체결후 실사…리스크 확대 '내부 투심' 통과 회의적 우려
이명관 기자공개 2020-03-13 09:53:31
이 기사는 2020년 03월 12일 17: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자산운용·현대차증권 컨소시엄은 신라스테이 동탄점 인수를 무사히 매듭지을 수 있을까. '코로나19' 문제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는 까닭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에 대해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선언했다. 이 같은 상황이라면 올해 호텔 경영상황이 나빠질 가능성이 농후하다.MRG(최소운영수입보장) 규모가 낮은 상황에서 경영 상황이 나빠질 경우 투자자에게 배당해야 할 이익을 남기기 어려운 상황에 내몰릴 수 있다. 신라스테이 동탄의 MRG는 연간 기준 34억원 선이다. 사실상 자산 자체의 투자매력이 떨어지는 셈이다. 이는 비히클(vehicle, 투자수단)을 제공하는 현대차증권 입장에선 고민스러운 대목이다. 리스크를 안고가야 하기 때문이다. 증권사 자체 투자심의 절차를 통과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MOU 체결 후 이행보증금 납부, 구속력은 없어
12일 IB업계에 따르면 신라스테이 동탄 매도자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우선협상자인 현대자산운용·현대차증권 컨소시엄과 매각 양해각서(MOU)를 맺고 상세실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양해각서는 넌바인딩으로 구속력은 없다. 이행보증금을 납부했지만 이 역시 몰취 조항이 빠진 것으로 파악된다. 사실상 매수자에게 딜 이행에 대한 리스크가 없는 셈이다.
IB업계 관계자는 "매도자와 우선협상자 간 양해각서를 맺었으나, 구속력은 없다"며 "납부한 이행보증금도 이른바 '소프트 디파짓(deposit)' 개념으로 납부한터라 딜이 깨지더라도 그대로 돌려받는다"고 말했다. 이어 "이렇다 보니 딜 종결성에 대한 리스크는 매도자에게 있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현대자산운용·현대차증권 컨소시엄은 지난달 중순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다수의 원매자가 입찰에 참여해 경쟁을 벌였으나, 최고가를 제시하면서 인수자로 낙점됐다. 현대자산운용·현대차증권 컨소시엄이 매도자에게 제시한 가격은 1280억원 선이다.
비즈니스호텔인 신라스테이 동탄은 신라스테이 1호점이다. 경기 화성 노작로 161(반송동 92-6번지)에 자리하고 있다. 객실 규모는 286실 수준이다. 책임임차인인 호텔신라와 2013년 11월부터 15년 계약을 맺은 상태다. 매각 시점 기준 9년 가량 임차 기간이 남아 있다. 이 기간이 만료되면 호텔신라는 협의에 따라 10년을 늘릴 수 있는 계약연장 옵션을 보유 중이다.
이대로 거래가 성사되면 미래에셋운용은 6년만에 투자금을 회수하게 된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신라스테이 동탄을 매입하던 때 부동산펀드를 활용해 매입했다. 995억3400만원에 매입했고 이 중 국민연금이 850억원을 책임졌다. 이외 미래에셋금융그룹이 150억원을 투자했다. 예상 가능한 시세 차익은 285억원 수준이다. 투입금액을 기준으로 보면 240억원 가량을 국민연금이 나머지 45억원 가량을 미래에셋금융그룹이 챙길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장기화 조짐, 내부 투심 통과 여부 '주목'
신라스테이 동탄 매각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듯 보이지만, 이와 달리 시장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전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코로나19 문제가 장기전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기 때문이다. 상황이 악화되면서 신라스테이 동탄이 강점으로 내세운 수요층마저 이번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탓에 흔들릴 가능성이 커졌다.
신라스테이 동탄은 주변 지역인 화성, 기흥, 수원 등에 삼성전자 대형 사업장 및 본사가 들어서 있는 만큼 숙박인원 70% 이상이 비즈니스 고객이다. 관광 수요가 적다보니 외부 환경 변화에 덜 민감하다. 하지만 바이러스의 전염력이 강해 이 같은 강점마저 퇴색될 것으로 예상된다. 유력 후보군이었던 금융그룹 계열 신탁사가 이번 딜에서 발을 뺀 이유도 이 때문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국내는 물론 전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보니 호텔업황 자체가 시들해질 가능성이 농후해졌다"며 "자산 자체의 매력이 떨어져 투자 자체에 대한 리스크가 커졌다"고 지적했다.
그도 그럴 것이 신라스테이가 보장해주는 임대료는 연간 기준 30억원 초반대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장임대료(MRG)가 낮다는 것은 투자자입장에선 부담스러운 부분이다. 이익이 나지 않을 경우 투자자들에게 배당할 재원이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펀드 비히클은 현대자산운용이 아닌 현대차증권을 활용할 예정이다. 에쿼티와 담보대출의 비중은 30대 70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토대로 보면 대출은 900억원에 육박한다. 금리가 3%대로 형성된다고 가정해을 때 연간 금융비용은 30억원에 이른다. 이정도 MRG로는 이익이 뒷받침되지 않은 한 배당여력이 없는 것이나 다름없다.
IB업계 관계자는 "신라스테이 동탄은 MRG가 낮은 편"이라며 "담보대출에 뒤따르는 이자비용만 커버하는 수준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리스크를 짊어질 현대차증권의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사모를 통해 재원을 마련할 예정인데, 펀딩에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이후가 문제가 되기 때문이다. 통상 사모펀드는 49인 제한이 있어서 6개월이 지난 후 셀다운(재매각)이 가능하다. 해당 자산에 따른 리스크를 6개월 간 가져가야 한다는 얘기다. 또 위축된 투자 시장 상황을 감안할 때 셀다운이 순조롭게 이뤄질 지도 미지수라는 게 시장의 중론이다.
IB업계 관계자는 "딜 구조를 보면 현대자산운용이 아닌 현대차증권이 리스크를 가져가는 구조"라며 "현재 시장 상황을 고려할 때 내부 투자심의 위원회를 통과하는 것도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