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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생존전략]한세실업, "2분기 고비" 달러확보·생산축소 총력선적연기 요청에 대금회수 난항, 원재료 대금지급 일정 도래

최은진 기자공개 2020-04-28 13:05:07

[편집자주]

내수경기 위축, 해외 브랜드 난립, 구매 트렌드 변화 등으로 불황의 터널을 건너고 있던 패션업계가 생각지도 못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이란 암초까지 맞닥뜨렸다. 브랜드 기업은 물론 OEM 기업까지 전방위적으로 어려움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이런 가운데 자금시장 경색까지 겹치면서 유동성 위기도 불거지고 있다. 주요 패션업체의 재무상황과 대응전략을 더벨이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0년 04월 24일 07:56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설립 후 줄곧 흑자기조를 걸어왔던 한세실업이 최악의 상황을 맞닥뜨렸다. 1분기까지만 해도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이슈에 다소 비껴나 있었지만 2분기부터 주문취소 상황에서 원재료 대금지급 일정이 도래하면서 본격적인 어려움이 시작됐다.

특히 달러확보에 비상이다. 일단은 보유 현금으로 버티면서 은행 및 정책지원의 추가 차입약정을 맺는 등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올해 말 만기가 도래하는 2000억원 규모의 차입 물량 방어도 고민이다. 자회사 부진 및 재고자산 부담도 여전하다. 최대한 생산 및 비용을 줄이며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한세실업은 2009년 1월 지주사 한세예스24홀딩스와 인적분할을 하며 설립됐다. 미국의 유명 바이어로부터 주문을 받아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및 제조업자개발생산(ODM)방식으로 수출하는 패션기업이다. 주요 바이어로는 갭(GAP), 월마트(WAL-MART), 에이치앤엠(H&M) 등이 있다.

한세실업은 설립 후 단 한번도 적자를 낸 적이 없다. 매년 약 500억원 안팎의 순이익을 거두며 안정적인 현금 창출력을 자랑했다. 자체사업의 견고한 입지에 더해 해외 자회사 등도 소규모지만 꾸준한 실적을 냈다.


하지만 2018년부터 의류업황이 침체에 빠지면서 설립 후 처음으로 적자를 냈다. 당시 연결 매출액은 1조7127억원으로 예년수준을 나타냈지만 영업이익이 절반 이상 줄어든 386억원을 기록하며 500억원의 순손실을 나타냈다. 지난해에는 영업이익이 예년 수준을 회복했지만 적자 자회사의 손상차손이 대거 발생하면서 순손실을 이어갔다.

코로나19 사태가 불거진 올해 초, 다른 패션업체들과는 다르게 그다지 큰 영향을 받진 않았다. 한세실업의 매출 대부분이 발생하는 미국에서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시작한 게 3월 말인만큼 1분기 실적까지는 별 타격이 없었다. 1분기 예상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도 같은기간과 비교해 소폭 증가할 것으로 잠정집계 되고 있다.

4월 들어 상황이 급변했다. 미국에 코로나19가 갑자기 급격하게 확산되면서 주요 의류기업들이 잇따라 주문을 취소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특히 미국 대형 백화점 콜스(Kohl’s)가 국내 OEM 기업들에 발주한 수천억원 규모의 주문을 갑작스레 취소한 사태의 충격이 만만치 않다. 한세실업 역시 콜스로부터 주문을 받아 이미 제품생산을 마무리 한 상태다.

제품의 선적까지 이뤄져야 대금을 받을 수 있지만 갑작스레 주문취소 및 선적연기를 요청받은 데 따라 일단은 재고로 쌓아놔야 하는 처지에 몰렸다. 물건을 언제 보낼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제품결제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생산에 필요한 원부자재 매입대금을 지급해야 하는 일정이 다가오고 있다. 받을 돈은 못받고 줄 돈은 줘야 하는 상황이다.


일단 보유현금을 최대한 활용하며 버티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한세실업의 현금성 자산은 2133억원으로 꽤 여유있는 편이다. 한편으로는 원단 등 하청업체와 대금지급 시기를 다소 늦추는 등 고통분담을 하자고 협상하고 있다. 최대한 유동성 위기를 막아보기 위해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 하고 있다.

하지만 달러확보가 만만찮다는 점이 문제다. 대금지급 등 대부분의 비용을 달러로 지불해야 하는데, 달러강세 기조 부담은 물론 달러 선호 현상에 따라 이를 확보하기도 쉽지 않다. 한세실업은 원화, 외화 가리지 않고 일단 최대한 은행 및 정책자금 등 대출약정 등을 맺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한세실업의 연결기준 총 차입금 규모는 5350억원, 대부분인 4640억원이 단기차입금이다. 유산스(USANCE)를 제외하고 올해 내 갚아야 할 차입금 규모는 2243억원이다. 자금 조달여건이 급변하고 있는만큼 이에 대한 대비책도 필요하다. 자금조달 여건이 어려워지면 자칫 유동성 위기가 불거질 가능성도 있다.

한세실업 실적에 또 다른 부담으로 꼽히는 게 있다면 자회사 한세엠케이다. 김동녕 한세그룹 회장의 막내 김지원 대표가 맡고 있는 곳으로, TBJ, BUCKAROO, AnDew 등 기성복 브랜드와 LPGA 골프웨어 브랜드 사업 등을 영위한다. 지난해 대규모 재고손실로 적자전환, 300억원이 넘는 순손실을 기록했다.

올해도 적자기조는 이어지고 있다. 다만 NBA키즈와 LPGA 골프웨어 판매가 호조세를 보이면서 적자폭이 크게 줄었다는 점은 안도할 만 하다.

특히 김 회장이 직접 한세엠케이의 '내실경영'을 지시한 데 따라 재고자산 줄이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생산자체를 줄이는 것은 물론 1년 이상 된 재고자산은 정리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선회했다. 따라서 한세엠케이에 대한 한세실업의 부담도 점차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세실업 관계자는 "1분기까지만 해도 그럭저럭 타격이 없었던 코로나 영향이 2분기부터 갑작스레 불거지면서 달러 등 유동성 확보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일단 은행 약정을 통해 대출 한도를 늘려놓고 자회사 생산을 줄이며 내실경영에 집중하는 등 허리띠 졸라매기에 돌입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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