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벤펀드 포트폴리오 긴급점검]이노인스트루먼트 CB 투자자, '풋옵션' 행사가능성↑전환가액 대비 30% 수준 주가 폭락…이노인스트루먼트, 유동성 문제 대비 270억 유증
김진현 기자공개 2020-03-31 08:04:18
[편집자주]
코스닥벤처펀드 ‘4월 위기설’이 고개를 들고 있다. 올해 4월은 코스닥벤처펀드 출시 2년이 경과하며 풋옵션 행사가능일이 집중될 것으로 예상되는 시기다. 코스닥벤처펀드는 공모주 우선배정 혜택을 받기 위해 도입 직후 제로 쿠폰금리 등 불리한 조건에 메자닌을 쓸어담았다. 이는 발행사 상환여력 악화와 코스닥벤처펀드 부실 가능성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오고 있다. 더벨이 운용사별 코스닥벤처펀드에 대한 메자닌 편입 현황과 엑시트 가능성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3월 27일 14: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노인스트루먼트 발행 전환사채(CB)에 투자한 자산운용사가 풋옵션을 행사해 엑시트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주가 하락 폭이 커 전환차익을 거두기 어려워진데다 별도의 쿠폰이 없기 때문이다. 이노인스트루먼트는 자산운용사들의 풋옵션 행사를 대비해 유상증자를 단행했다.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노인스트루먼트는 지난달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하는 금액은 270억원이다. 이 가운데 264억원을 채무 상환 자금으로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유증으로 조달한 금액을 활용해 지난 2018년 4월 발행한 3회차 CB 잔액 236억원을 상환한다는 계획이다. 당시 코스닥벤처펀드 출범으로 자산운용사들의 CB 편입 경쟁이 치열했다. 당시 이노인스트루먼트가 발행한 300억원 규모의 CB는 9곳의 금융투자회사가 나눠 취득했다.
특히 메자닌을 취급하는 자산운용사간 경쟁이 치열했다. 자산운용사 중에선 안다자산운용이 가장 많은 물량을 담았다. 펀드 4개를 활용해 70억원어치를 편입했다. 에스피(SP)자산운용과 수성자산운용이 각각 40억원, 포커스자산운용이 20억원을 담았다.
이 가운데 수성자산운용은 '수성코스닥벤처멀티에셋공모주전문투자형사모투자신탁', '수성코스닥벤처멀티에셋공격투자전문투자형사모투자신탁', '수성코스닥벤처메자닌전문투자형사모투자신탁' 등 코스닥벤처펀드 3개를 활용해 이노인스트루먼트 CB에 투자했다.
자산운용사 외에는 신기술사업금융업을 영위하는 에이스투자금융이 수성자산운용과 함께 '에이스수성신기술투자조합3호'를 통해 참여했다. 투자조합에 담긴 CB는 10억원 규모다. 증권사 중에선 삼성증권과 KB증권, 키움증권, 메리츠종합금융증권이 참여했다. KB증권은 델타원솔루션부와 MS부가 각각 20억원씩 총 40억원을 담아 가장 많은 물량을 가져갔다. 나머지 증권사 3곳은 각각 20억원어치씩을 가져갔다.
당시 발행된 CB의 풋옵션 청구일은 오는 4월 13일 도래한다. 이노인스트루먼트는 자산운용사와 증권사 등의 풋옵션 청구가 몰릴 것을 예상해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통상 풋옵션 행사 전 유동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자산운용사와 발행회사는 상환 일정을 조율하는 면담을 가진다.
유상증자 전인 2월 26일 기준 이노인스트루먼트의 1주당 가격은 1785원이었다. 2차례 리픽싱(전환가액 조정)된 전환가는 9180원이다. 26일 종가 기준 1주당 가격은 2890억원이었다. 현재 주가가 전환가액의 30% 수준이라 향후 2년 전환청구 기일이 남아있지만 일부 자산운용사 등은 풋옵션을 행사해 원금을 회수할 가능성이 열려있다. 만기까지 보유하더라도 CB에 별도의 만기 이자가 없어 전환 차익을 거두는 것 외에는 풋옵션 등으로 엑시트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특히 최근 이노인스트루먼트이 실적 부진을 겪고 있어 투자자들은 포지션을 정리하고 원금을 회수하는 쪽으로 방향성이 기운 것으로 보인다. 이노인스트루먼트는 지난해 전년 대비 매출액이 11% 감소했다. 순이익은 감소폭은 더 컸다. 무려 444%가 전년 대비 감소했다. 지난해말 이노인스트루먼트 순이익은 -230억원이었다. 2018년말 순이익이 -42억원에 불과했던 점에 비춰보면 순익 감소폭이 컸다.
지난해 미국과 중국에서 모두 매출이 감소했다. 이노인스트루먼트는 광섬유 융착접속기, 광섬유 절단기 등 제조한다. 광케이블 선을 설치, 연결 등을 할 때 사용하는 장비로 특히 중국 매출 비중이 높았다. 중국이 아프리카 지역에 케이블 연결 사업을 진행하면서 이노인스트루먼트의 매출도 덩달아 늘었다. 최근 중국 통신사의 발주 물량이 줄면서 실적 부진을 겪게 됐다. 미국에서도 5G 도입 속도가 다소 늦어지며 매출이 줄었다.
이노인스트루먼트는 2017년 엔에이치기업인수목적5호와 합병해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중국 사업 비중이 상당히 큰 편이다. 중국 외에도 독일, 미국, 인도, 베트남, 말레이시아, 일본에도 자회사를 보유 중인데 중국에 연구개발, 제조, 판매, 기술투자 등을 담당하는 자회사가 다수 포진해 있다. 주요주주에 이름을 올린 관계사 임원도 대부분 중국인이다.
해가 바뀌었지만 코로나19 바이러스 등으로 인해 광케이블 설치 작업 등 공사가 다소 지연되거나 늦춰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노인스트루먼트 매출액 전망이 좋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따라 자산운용사 등 투자회사들이 풋옵션을 행사해 자금을 회수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개별 투자회사 엑시트 전략에 대해 언급하기 어렵다"라고 답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