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0년 03월 20일 15: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인성정보 4회차 전환사채(CB)에서 풋옵션 행사가능일이 5개월 앞으로 다가오며 투자자들도 추후 시나리오 점검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주가 부진이 지속될 경우 풋옵션으로 엑시트에 나설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인성정보가 지난해 11월 추가 CB 발행으로 기존 CB 상환에 무난히 성공한데다 본업에서 안정적인 매출을 발생시키고 있어 추가 조달에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하지만 시장에서 단기간 주가 업사이드 매력이 떨어진다고 판단할 경우 CB 투자처로서의 매력은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DB·씨스퀘어 코벤펀드 25억 인수 참여…주가 전환가액 30% 하회

IT 인프라 시스템 공급업체 인성정보는 2018년 9월 원재료 매입과 제품 개발 등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50억원 규모 5년 만기 4회차 CB를 발행했다. 이 중 코스닥벤처펀드 유입분은 절반인 25억원으로 씨스퀘어자산운용과 DB자산운용이 각각 15억원과 10억원을 편입했다.


4회차 CB 풋옵션 행사가능일은 발행 2년 이후로 오는 9월 4일 도래한다. 약 5개월의 기간이 남은 셈인데 사모발행 CB의 경우 이르면 풋옵션 행사가능일 6개월 이전부터 발행사와 CB 투자자가 협의에 나서는 것을 고려하면 인성정보도 조만간 이 절차에 착수해야할 시기다.

풋옵션 행사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는 인성정보 주가가 4회차 CB 발행 이후 전반적으로 하락세를 보이며 전환가액을 약 30% 밑돌고 있기 때문이다. 4110원이었던 4회차 CB 최초 전환가액은 지난해 9월 전환청구가능일까지 조정(리픽싱) 가능한 하단인 2877원까지 하락한 상태이지만 이번달 19일 종가 기준 인성정보 주가는 2020원에 불과하다. 지난달말 3300원까지 ‘반짝’ 상승하며 약 1억5000만원어치 전환청구가 발생하기도 했지만 이후 다시 하락해 해당 전환물량도 당장 차익 수취는 불가능하다.

지난달 들어 상승 기회를 잡았던 인성정보 주가가 다시 하락한 데는 기업 펀더멘털보다 코로나19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코로나19 펜데믹(세계적 대유행) 공포로 이번달 들어 주요국 증시가 폭락했고 국내 코스피지수도 1600선이 붕괴됐다. 최근 ‘저점매수’로 판단한 개인투자자들의 매수세도 일부 발생하고 있지만 불안심리 확산으로 대형주에만 국한될 뿐 인성정보가 속한 코스닥 중소형주는 대부분 여전히 외면받고 있다.


◇풋옵션 행사 결정시 CB 추가발행 가능성…”상환자금 확보 문제없다”

이 때문에 풋옵션 행사가능일까지 남은 약 5개월 동안 주가가 전환가액을 웃도는 수준까지 오를지 여부가 인성정보의 CB 상환 필요 여부도 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주가가 상승하면 보통주 전환으로 차익 수취가 가능해져 코스닥벤처펀드도 이익이다. 하지만 주가 부진이 장기화된다면 인성정보는 상환자금 조달에 착수할 수밖에 없다. 4회차 CB의 표면이자율이 0%이므로 코스닥벤처펀드로서는 기회비용을 고려하면 오히려 계속 보유하는 쪽이 손해가 될 수 있다.

인성정보는 CB를 일부 자금의 조달원으로 삼고 정기적으로 발행을 진행해왔다. 지난해 11월 에이원자산운용 등을 대상으로 60억원 규모 6회차 CB 발행에 성공한 점은 고무적이다. 인성정보는 이 자금으로 2015년 11월 발행돼 엑시트가 계속 지연되고 있던 2회차 CB 잔여물량 60억원을 모두 상환 완료했다. 다만 6회차 CB 조달금이 모두 2회차 CB 상환에 이용됐고 올해 9월말까지 상환해야 하는 인성정보분 은행권 단기차입금 약 149억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는 점을 고려하면 4회차 CB 풋옵션 도래에 맞춰 추가 CB 발행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인성정보 관계자는 “아직까지 채권자들과 상환 여부에 대해 협의한 바 없으며 구체적인 상환계획도 없는 단계”라며 “풋옵션 행사는 발행 2년 이후이지만 만기가 5년이므로 추후 상황을 지켜보되 추가 자금이 필요할 경우 어렵지 않게 조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4회차 CB 인수에 참여한 코스닥벤처펀드 운용사들도 풋옵션을 행사하더라도 상환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인성정보는 원격의료 솔루션과 생활의료기기 생산 등 헬스케어 사업이 매출에 일부 기여하고 있지만 매출 대부분을 본업인 네트워크 통합과 시스템 구축 등 IT 인프라 사업에서 창출해내고 있다. IT 인프라 사업이 단기간 큰폭 매출 성장을 이끌 수 있는 성격은 아니지만 손익분기점(BEP)을 웃도는 매출을 꾸준히 발생시킬 수 있어 추후 추가 자금 조달도 무난히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인성정보가 지난해 연결 기준 3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2018년보다 11.0% 안정적으로 증가한 점도 우호적이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회사 본업인 IT 인프라 사업이 변동성이 작은 안정적인 구조이며 원격의료 비즈니스에서도 국내외로 꾸준히 확장하고 있다”며 “단기간 업사이드 요인이 부족할 경우 메자닌 투자처로서의 매력은 다소 떨어질 수 있지만 혹여 CB 발행이 안되더라도 곧바로 유상증자를 선택해야 한다거나 일반차입에 어려움을 겪을 회사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