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더케이손보 자본확충 고민 커질까 보험영업·자산운용 부진, 순손실 여파 자본총계 감소… RBC비율↓, 규제수준 근접
진현우 기자공개 2020-04-02 14:40:43
이 기사는 2020년 03월 31일 11: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나금융그룹이 인수를 진행 중인 더케이손해보험이 지난해 445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손해율이 100%에 육박하면서 보험손실이 커졌고, 저금리로 투자수익률이 1%대의 저조한 성적을 기록한 영향이 컸다. 재무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비율(RBC)도 규제수준에 근접하면서 하나금융의 인수후 추가 자본투입 셈법도 복잡해졌다는 평이다.31일 금융업계 따르면 더케이손보의 작년 손해율은 95.66%로 전년(91.83%) 대비 3.83%포인트 증가했다. 자동차보험 정비요금 인상과 한방진료 확대 등이 주된 원인으로 지목된다. 손해율 상승은 고객으로부터 받은 보험료보다 지급한 보험금이 많아졌음을 의미한다. 신계약실적 증가세에 힘입어 지난해 원수보험료 약 5000억원을 시현했지만 업황 부진에 따른 실적 하방압력은 방어하지 못했다.
무엇보다 보험금을 재원으로 하는 자산운용수익률이 1.24%로, 2018년(2.52%)과 비교해 절반 가량 줄어들었다. 지난해 투자영업 손익은 74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169억원) 대비 95억원 감소했다. 보험·투자 부문 영업환경이 녹록하지 않은 가운데 의무적으로 예치해 둬야 할 책임준비금전입액은 1년 사이 266억원 증가한 1232억원을 기록했다.
순손실 445억원을 기록한 더케이손보는 2018년(105억원)보다 손실규모가 4배 이상 늘어났다. 2018년에 이어 작년에도 결손금이 생기면서 이는 고스란히 자본총계 감소로 이어졌다. 보험사의 자본여력(버퍼)이 감소하면서 지급여력비율(RBC)도 66% 줄어들었다. 2018년 193.7%였던 RBC비율은 1년 만에 127.7%로 확연한 감소세를 나타냈다. 작년 9월 기준 손보 평균 RBC비율은 260%다.
보험사 RBC비율은 지급여력금액(가용자본)을 지급여력기준금액(요구자본)으로 나눈 값이다. 여기서 분모에 해당하는 지급여력기준금액은 보험·금리·신용·시장·운영 관련해서 각각의 위험가중치를 적용해 산출한다. 더케이손보는 지급여력금액은 358억원이 감소한 반면 분모에 해당하는 지급여력기준금액은 오히려 95억원 늘어나면서 RBC비율이 하락했다.
감독당국에선 RBC비율을 100% 이상 유지토록 권고하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보험업 불황이 쉽게 해소되지 않을 것으로 관측되는 만큼, 재무지표 개선을 위해선 자본확충이 절실해진 상황이다. 실제 모회사인 교직원공제회는 2002년부터 2016년까지 총 11차례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부담을 덜어줬다. 다만 올해부턴 인수를 진행하고 있는 하나금융지주로 자본확충 고민 주체가 변경될 예정이다.
하나금융그룹은 잔금납입에 앞서 감독당국의 대주주 변경 승인을 진행하고 있다. 보험업계는 더케이손보가 하나금융그룹의 탄탄한 자본력을 지원받아 재무지표 개선과 영업력 강화가 한층 두터워질 것으로 내다본다. 더케이손보도 내부적으론 자본력이 우수한 하나금융그룹의 인수를 어느 정도 반겼던 터라,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과 실적회복과 관련해 기대감을 갖고 있다는 후문이다.
금융업 관계자는 “하나금융도 인수 밸류에이션을 작성할 때 2023년 적용 예전인 보험회계기준(IFRS17) 외에도 자동차보험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꾸린 더케이손보의 사업재편을 위해 투입해야 할 자본량을 계산했을 것”이라며 “코로나19로 그룹 전체가 자본효율화에 사활을 거는 만큼 더케이손보 안정화에 필요한 자본확충 시기·규모에 대한 내부 셈법이 복잡해졌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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