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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컬처웍스, 베트남 사업 '안갯속' 고정비↑·수익성↓…자본잠식에 "연내 유상증자"

전효점 기자공개 2020-04-02 08:28:21

이 기사는 2020년 03월 31일 17: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컬처웍스 베트남법인(Lotte Cinema Vietnam Company Limited)이 롯데컬처웍스로 넘어온 지 1년 만에 자본잠식에 빠지며 장부가액이 0원이 됐다. 롯데컬처웍스는 당초 베트남법인 유상증자를 실시해 자본을 확충한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연초 코로나19로 업황이 악화되면서 구체적인 시점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컬처웍스는 지분 90%를 보유한 베트남법인 장부가액을 0원으로 처리했다. 롯데쇼핑으로부터 작년 1월 1일 베트남법인을 279억원에 취득했지만 취득 당해연도에 전액 손상 처리한 것이다.

롯데컬처웍스 관계자는 "현지 경쟁이 심화에 따른 수익성 하락에 회계 기준 변경까지 겹쳐 기존 미래 가능성에 대한 가치 평가를 회계적으로 적용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고 설명했다.

사업 초기 공세적 투자와 고정비 부담에 지출은 나날이 확대됐지만 수익 확보에는 실패한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영화관 사업은 특성상 상영관 확대에 따른 초기 투자 비용이 크다. 게다가 베트남의 경우 영화 한 편 가격이 4000원 내외로 한국의 3분의 1 수준에 머문다.

그렇다 해도 지난해 실적은 기대치를 훨씬 밑돌았다. 베트남법인은 작년 매출 467억원을 기록했지만 당기순손실은 530억원에 이른다. 직전 해 매출 382억원, 당기순손실 127억원에서 한층 악화됐다. 막대한 순손실 누적에 따라 베트남법인은 현재 자본잠식 상태다. 작년 말 기준 부채총계 2118억원으로 자산총계 1523억원을 넘어섰다. 같은 속도대로라면 2021년 전후로 본격적인 수익을 창출한다는 목표 달성도 미지수다.

롯데컬처웍스는 2018년 6월 롯데쇼핑 시네마 사업부문에서 물적 분할해 출범한 데 이어 이듬해 해외 사업까지 양수하면서 영화 사업의 주체로 거듭났다. 베트남 사업을 넘겨 받은 롯데컬처웍스는 공격적인 투자를 지속했다. 작년까지만 해도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를 중심으로 2022년까지 동남아시아에 140개 영화관을 추가한다는 계획이었다. 현재는 현지에 상영관 40여개에 걸쳐 190여개 스크린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현지 사업은 기대만큼 쉽게 풀리지 않았다. 2018년 하반기부터 CJ CGV 베트남법인 등 경쟁사와의 가격 경쟁이 심화됐고 개점 비용 및 고정비 부담이 빠르게 불어났다.

지난해 실적도 저조한 편이다. 베트남법인은 지난해 엔터테인먼트 부문에서 '하이픙'에 이어 '가이지아람찌에우3' 등 2편이 베트남 역대 박스오피스 상위 5편에 랭크되는 성과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전체 실적은 내부적 목표치에 미달했다. 올해도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번지면서 국내외 사업에서 악재를 만나면서 베트남 사업에서 눈에 띄는 실적 반등 가능성에 대해 체념한 분위기다.

당초 롯데컬처웍스는 베트남법인 자본잠식 전환에 따라 연내 유상증자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연초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정확한 실시 시점이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본사 상장 계획도 연기됐다. 지난달 롯데컬처웍스 임원들은 임금 20%를 자진 반납했으며 직원들은 희망자에 한해 무급 휴가에 돌입했다.

롯데컬처웍스는 "유상증자 계획은 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미래를 예측이 어려운 환경"이라며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시장의 불확실성이 더욱 가중됐지만 내년도 실적 반등을 위해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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