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기하는 경남제약]자본 확충으로 탄탄해진 성적표, 과제는 '원가율'②BTS 모델 기용하며 매출은 확대…수익성 개선 과제
서은내 기자공개 2020-04-02 08:14:01
[편집자주]
'레모나'로 사랑 받아온 경남제약이 새 주인을 맞은 후 2년차에 접어들었다. 불안정한 경영권으로 한때 상폐 기로에 섰던 경남제약이 제약사업의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IT, 게임, 레저 등 중소 사업체를 수차례 인수합병해온 김병진 라이브플렉스 회장이 지휘봉을 잡았다. 재기를 노리는 경남제약의 현황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4월 01일 07: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경남제약이 새 주인을 맞은 1년차의 성적표가 공개됐다. 일단 새 최대주주가 인수 과정에서 투입한 자금을 바탕으로 자본 확충이 이뤄지면서 재무 구조가 탄탄해졌다. 경영 개선 과정에서 법률, 회계감사비용 부담이 늘고 외부 생산을 늘리면서 적자구조는 이어졌지만 일단 연말 재무상태표는 1년 전 대비 확연히 호전된 모습이다.문제는 수익성이다. BTS(방탄소년단)를 광고 모델로 쓰며 매출은 늘었으나 비용도 더 커졌다. 원가율을 관리하며 본업 경쟁력을 높이는 작업이 필수적이다.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경남제약은 2019년 120억원 전환사채가 주식으로 전환되고 270억원 증자가 진행돼 2018년 말 대비 2019년 말 자본이 약 111% 증가했다.
경남제약은 경영개선 계획을 이행하면서 재무 안전성 지표가 눈에 띄게 나아졌다.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나 재고자산이 늘고 단기차입금, 유동성장기부채, 파생상품부채는 감소하면서 유동비율(유동자산/유동부채)이 증가했다.
1년 내 갚아야 하는 유동부채는 2018년 말 227억원에서 107억원으로 줄었다. 1년 내 자산화 가능한 유동자산은 같은 기간 330억원에서 521억원으로 증가했다. 그 결과 2019년 말 유동비율을 계산해보면 488.1%다. 2018년 말 143.3%에 비해 3배 수준으로 증가했다. 자산을 적기에 현금화할 수 있는 안전성 수준이 높아졌다는 의미다.
경남제약 측은 "매년 지속적인 차입금 상환을 진행하고 있으며 부채총계는 전년 대비 110억원 감소했다"고 밝혔다.
부채비율(부채총액/자본총액)도 양호해졌다. 2018년 말에는 단기차입부채, 유동성장기차입부채, 전환사채 등 차입부채가 146억원에 달했지만 작년 말에는 전부 상환, 전환한 덕분이다.
작년 최대주주 바이오제네틱스(현 경남바이오파마)와 관계사 라이브플렉스, 타임폴리오가 전환사채 각각 85억원, 20억원, 15억원을 주식으로 전환했다. 추가로 27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이에 따라 부채 규모가 감소하고 자본이 증가했다. 그 결과 2019년 말 기준 부채비율은 21.68%로 2018년 말(83.8%)에 비해 3분의 1 수준으로 하락했다.
운영에 필요한 자금은 넉넉하게 확보된 상태다. 작년 말 현금 및 현금성자산 잔고는 239억원이다. 2017년 말 85억원, 2018년 말 84억원에서 3배 수준으로 늘어났다. 현금성자산의 대부분은 작년 5월 유상증자로 새 인수자들이 투입한 출자금이다. 270억원 증자 대금 가운데 운영자금 명목으로 22억원, 차입금 상환에 10억원, 시설자금으로 11억원을 쓴 것 외에는 전부 금융기관에 예치돼있다.
모회사 경남바이오파마는 최근 경남제약에 추가로 20억원을 출자했다. 경남바이오파마의 현금 보유고도 든든하게 경남제약을 뒷받침하고 있다. 작년 말 경남바이오파마의 현금성자산 및 금융상품 보유액은 530억원을 웃돈다.경남바이오파마는 신약개발, 의약품 판권 수입 등 사업적으로도 연관성이 큰 계열사다.
경남바이오파마는 2019년 사업보고서에서 "여유자금으로는 비교적 풍부한 현금 유동성을 지니고 있고 2018년 유상증자, CB발행, 2019년 두 차례 CB발행, 차입금 등을 통해 투자금을 확보함으로서 향후 2년 내 유동성위험은 없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명시했다.
다만 영업적자 기조에 따른 우려감은 지속되고 있다. '방탄소년단(BTS)'을 모델로 기용하며 연말 공격적인 사업 확대를 시작한 덕에 작년 매출액은 전년(414억원) 보다 8% 증가한 448억원을 기록했다.
그럼에도 영업적자가 31억원을 기록해 전년도 적자액(8억원)보다 더 늘어났다. 순손실도 45억원을 기록했다. 적자 확대의 이유는 매출 원가율 상승과 레모나광고선전비 증가, 경영개선을 이행하는 과정에서의 재감사비용이 주 원인이다.
영업이익이 마이너스이다보니 안전성 지표 중 이자보상배율은 자연히 -29배까지 하락했다. 전년도 -5배보다 크게 하락했다. 이자보상배율은 회사가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이익으로 이자비용을 갚을 수 있는 능력을 보여주는 지표다. 아직까지 자체적인 영업활동에서 재무 여건을 개선시킬 여력은 부족한 형편이다. 향후 경남제약이 안정화된 궤도에 오르기 위한 마지막 관건은 사업적인 역량에 달린 셈이다.
과거 경영진들과 관련된 잠재적 리스크가 일부 남아있다. 몇몇 소송이 진행 중이나 규모는 크지 않다. 경남제약이 원고로서 과거 경영진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한 소송이 두 건 있으며 각각 소송가액이 144억원, 32억원이다. 이전 경영진이 제기해 경남제약이 피고인 퇴직보상액 소송은 소송가액은 5억원 정도다.
경남제약 관계자는 "감사 및 법무 분야 지급수수료와 외주 가공에 따른 원가 상승 탓에 적자가 이어졌다"면서 "외주 가공 상품 품목 확대에 따른 원가 증가는 올해도 이어지겠으나 그보다 더 크게 1분기부터 본격적으로 매출 증가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해 흑자전환 가능성이 커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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